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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그래프의 차이는 혀의 차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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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6-10-19T11:09:49+00:00
author: SYSOP
summary: 사진으로 잰 분쇄도 그래프가 다르면 맛도 다를까. 삼점 검사에서 사람들은 중앙 입경 25% 차이(TDS +0.15%p)를 가려내지 못했고, 드립 TDS의 식별 역치는 약 0.24%p로 추정됐다. 침출식은 분쇄에 둔감했고, 드립에서 혀 한 칸에는 D50 50% 남짓이 드는데 사진은 4% 차이부터 가른다. AI 눈대중은 무게 D50을 7~13% 오차로 맞혔지만 흔한 크기 쪽으로 끌려갔다. 1부 측정기 v1도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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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프의 차이는 혀의 차이인가

지금까지 열한 편 동안 커피 가루 사진 한 장에서 입자 크기 분포를 뽑아내는 방법을 다뤘다. 카메라 배율을 바로잡았고, 픽셀 하나가 몇 µm인지 따졌고, 붙은 입자를 떼어 냈고, 사진을 몇 장 찍어야 믿을 만한지 셌고, 체에 맞대 봤다. 그 끝에 남는 질문이 하나 있다. 그래프 두 개가 다르면, 그 커피 두 잔의 맛도 다를까.

분쇄도 그래프를 보는 이유는 결국 맛이다. 그라인더 눈금을 한 칸 돌렸더니 그래프의 봉우리가 옆으로 옮겨 갔다고 하자. 사진으로는 그 차이가 분명히 보인다. 그런데 혀도 그 차이를 알아챌까. 이번 글은 사진의 눈금과 혀의 눈금을 나란히 놓고 잰다. 끝에서는 요즘 많이들 해 보는 방법도 시험한다. 사진을 AI에게 보여 주고 분쇄도를 물어보는 것이다.

## 혀는 무엇을 읽나

커피 맛을 움직이는 손잡이는 많다. 원두, 로스팅, 물 온도, 비율, 시간, 분쇄. 그런데 UC 데이비스의 리스텐파트(Ristenpart)·기나드(Guinard) 연구진이 몇 해에 걸쳐 드립 커피를 체계적으로 맛본 결과는 의외로 단순하다. 손잡이가 무엇이든, 잔에 남는 결과는 대체로 두 숫자로 요약된다.

- **TDS**(total dissolved solids, 농도): 커피 물에 녹아 있는 고형분의 무게 비율. 보통 드립 커피는 1.0~1.5%
- **EY**(extraction yield, 추출 수율, 논문에서는 PE): 넣은 원두 무게 중 물로 빠져나온 몫. 보통 16~24%

바탈리(Batali) 등(2020)은 물 온도를 87, 90, 93 °C로 바꾸면서 분쇄와 비율을 조절해 TDS와 EY를 같은 값으로 맞췄다. TDS 1.0, 1.25, 1.5%와 EY 16, 20, 24%의 격자 아홉 점에 온도 셋을 곱해 270잔을 내렸고, 숙련 패널 12명이 31개 속성을 평가했다. 결과는 이랬다. TDS와 EY는 맛을 뚜렷하게 바꿨는데 온도는 "눈에 띄는 영향이 없었다". 맛의 차이를 모아 그린 지도에서 분산의 72.2%를 설명하는 첫 축은 TDS를 따라 퍼졌고, 10.5%를 설명하는 둘째 축은 EY를 따라 퍼졌다.

프로스트(Frost) 등(2020)은 TDS와 EY만 바꿔도 30개 속성 가운데 21개가 달라진다고 보고했다. 단맛은 커피가 진해질수록 오히려 줄었다. 이 연구진은 1950년대에 만들어진 '브루잉 컨트롤 차트'를 감각 데이터로 다시 그렸는데(Guinard 등 2023), 새 차트의 두 축도 여전히 TDS와 EY다.

그러니 분쇄가 맛을 바꾸는 길도 대부분은 이 두 숫자를 거친다고 보고 출발할 수 있다. 분쇄 그래프가 바뀌면 → 물에 녹아 나오는 양(EY)이 바뀌고 → 잔의 농도(TDS)가 바뀌고 → 혀가 그것을 느낀다. 질문은 각 화살표가 얼마나 굵으냐다. 분쇄가 TDS·EY를 거치지 않고 맛을 바꾸는 길(성분 구성 자체가 달라지는 경우)은 뒤에서 따로 다룬다.

## 혀의 눈금: 삼점 검사

혀가 두 잔을 구별하는지 확인하는 표준 방법은 삼점 검사(triangle test)다. 컵 세 잔을 내놓는데 두 잔은 같고 한 잔은 다르다. 맛보는 사람은 다른 한 잔을 골라야 한다. 아무것도 못 느끼고 찍어도 1/3은 맞힌다. 그래서 1/3보다 얼마나 더 맞혔느냐로 '구별했다'를 판정한다. 45명이면 21명 넘게 맞혀야 p < 0.05다.

프로스트 등(2019)은 드립 머신의 바스켓 모양(평바닥 대 반원뿔)과 분쇄(중앙 입경 약 800 µm 대 약 1,000 µm)를 2×2로 바꿔 네 가지 커피를 만들고, 45명에게 여섯 쌍을 모두 삼점 검사로 맛보게 했다. 입경은 레이저 회절로 쟀고, 두 분쇄의 중앙 입경 차이는 266 µm, 약 25%였다. 사진 측정으로 치면 아주 쉽게 보이는 차이다.

![삼점 검사 결과 막대그래프. 세로축은 셋 중 다른 한 잔을 맞힌 비율(%)이고, 찍어서 맞힐 확률 1/3에 점선, 구별했다고 판정하는 선(45명 중 21명, 164명 중 66명)에 검은 가로선이 있다. 바스켓 모양만 다른 두 쌍(초록)은 23/45, 25/45로 선을 넘었다. 분쇄만 다른 두 쌍(빨강, 중앙 입경 25% 차이, TDS +0.15%p와 +0.16%p)은 18/45, 15/45로 선에 못 미쳤다. TDS를 1.43%로 맞춘 플랫 버 대 코니컬 버 커피는 커피 전문가 164명 중 48명만 맞혀 우연보다도 적었다](/uploads/12c8b892fabde10d.webp =760)

바스켓 모양이 다른 커피는 가려냈다(23/45, p = 0.024와 25/45, p = 0.004). 분쇄만 다른 커피는 가려내지 못했다(18/45, p = 0.29와 15/45, p = 0.39). 분쇄가 25% 고와지면서 TDS는 0.15~0.16%p 올랐는데, 그 정도로는 삼점 검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저자들은 결론에 이렇게 썼다. "중앙 입경 25% 차이는 같은 추출 방식 안에서 구별되지 않았다."

이 논문은 혀의 눈금도 하나 내놓았다. 구별된 쌍들 가운데 TDS 차이가 가장 작았던 쌍(평바닥·고운 분쇄 대 반원뿔·중간 분쇄, p = 0.048)의 차이가 0.24%p였다. 저자들은 이것을 드립 커피 TDS의 감각 식별 역치로 추정했다. 상대값으로는 28%다. 이 숫자는 정식 정신물리 실험으로 잰 값이 아니다. 여러 단계의 농도를 차례로 맛보게 한 것이 아니라, 여섯 쌍 가운데 '구별된 쌍의 최소 차이'를 읽은 대략값이다. 저자들도 실제 역치는 더 낮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래도 드립 커피 TDS의 차이 역치를 숫자로 내놓은 동료 심사 문헌은 이번에 이것 하나밖에 찾지 못했다. 이 글은 이 0.24%p를 '혀 한 칸'으로 쓴다.

같은 결론은 다른 데서도 나온다. 2014년 노르딕 바리스타 컵과 SCAE가 낸 업계 보고서는 플랫 버와 코니컬 버로 간 필터 커피를 TDS 1.43%(EY 21%)로 똑같이 맞춘 뒤 삼점 검사에 부쳤다. 커피 전문가 164명 가운데 48명이 맞혔다. 찍어서 맞힐 기대값 약 55명보다도 적다. 소비자는 50명 중 9명이었다. 콜드브루에서는 모레시(Morresi) 등(2021)이 분쇄를 0.65 mm에서 1.65 mm로 2.5배 바꿨는데, 감각 속성 19개 가운데 18개가 유의하게 달라지지 않았다.

다만 '구별하느냐'와 '차이를 잡아내느냐'는 다른 질문이다. 프로스트 등(2019)의 숙련 패널은 묘사 분석에서 분쇄에 따라 6개 속성(로스팅 향, 탄 나무·재, 코코아 등)이 유의하게 다르다고 평가했다. 이때 비교한 분쇄는 고운 쪽과 굵은 쪽, 약 800 µm 대 약 1,200 µm로 차이가 50% 가까이 됐다. SCAE 보고서의 대학 패널도 그라인더에 따라 탄맛과 신맛이 다르다고 봤다. 훈련받은 패널이 강도를 점수로 매기면, 보통 사람이 셋 중 하나를 고르는 것보다 작은 차이가 잡힌다.

## 분쇄는 TDS를 얼마나 바꾸나

혀의 눈금이 0.24%p라면, 분쇄 그래프가 얼마나 움직여야 TDS가 그만큼 움직일까. 추출 방식마다 답이 다르다.

**침출식(프렌치프레스, 커핑)**부터 보자. 량(Liang) 등(2021)은 가루를 물에 담가 두는 침출식에서 TDS가 약 20분 뒤 평형에 이른다는 것을 보였다. 평형의 TDS는 분쇄와 거의 상관이 없었다. 중앙 입경 579 µm부터 1,311 µm까지 2.3배 범위에서 TDS는 1.36 ± 0.09%였다(물 : 원두 15). 평형에서 추출 수율은 약 21%로 모였다. 분쇄는 평형에 이르는 '속도'를 바꿀 뿐, 평형에서 녹아 나오는 '양'은 거의 바꾸지 않는다.

그러면 평형에 이르기 전, 이를테면 4분에 거르면 어떨까. 간단한 모델을 만들었다. 모로니(Moroney) 등(2016)의 그림을 따라, 커피 입자 하나는 두 단계로 녹는다고 본다. 분쇄로 깨진 겉껍질의 세포는 물이 닿자마자 녹는다. 이 연재에서는 껍질 두께를 커피 세포 하나의 지름인 30 µm로 잡았다. 깨지지 않은 속은 확산으로 천천히 빠져나온다. 확산 계수는 캐머런(Cameron) 등(2020)이 에스프레소 데이터에 맞춘 6.25 × 10⁻¹⁰ m²/s를 썼고, 평형 추출 수율은 량 등의 21%로 뒀다. 분포는 6편부터 써 온 이봉 모델이다.

![가로축은 B의 D50 ÷ A의 D50(0.5배~2배, 로그), 세로축은 TDS 차이(%p)다. 연한 초록 띠는 혀의 역치 ±0.24%p(Frost 2019 추정)다. 빨간 직선은 드립에서 Frost 2019가 잰 기울기를 늘인 선으로, 25% 고울 때 +0.15~0.16%p인 실측점을 지나고 0.5배와 2배에서 띠 밖으로 나간다. 주황 선(침출 4분 모델)은 0.5배에서 +0.03%p, 2배에서 −0.16%p로 띠 안에 머문다. 파란 선(침출 20분 모델)은 거의 0이고, 그 옆에 Liang 2021의 실측(579↔1,311 µm, TDS 1.36 ± 0.09%)이 오차 막대로 표시돼 있다. 가운데 1배 둘레의 좁은 파란 띠는 사진 한 장의 흩어짐 ±3%다. 오른쪽 메모: 혀 한 칸에 필요한 D50 차이는 드립 약 56%, 침출 4분은 2배로 바꿔도 0.16%p, 침출 20분은 거의 0, 사진이 가르는 D50 차이는 약 4%](/uploads/ae61db1ba70acb6d.webp =760)

이 모델에서 4분 침출은 분쇄에 둔감했다. D50을 25% 곱게 해도 TDS는 0.03%p 올랐다. 2배 굵게 해야 0.16%p 떨어졌고, 그래도 혀 한 칸에 못 미쳤다. 20분이면 2배를 바꿔도 차이가 0.01%p 안팎으로 사라졌다. 확산 계수 6.25 × 10⁻¹⁰ m²/s면 반지름 400 µm 입자의 확산 시간 r²/D가 약 4분이라서, 4분이면 대부분의 입자가 이미 꽤 많이 녹아 나온 뒤다.

**드립**은 다르다. 프로스트 등(2019)의 실측에서는 중앙 입경 25% 차이가 TDS를 0.15~0.16%p 바꿨다. 같은 확산 모델로는 이 차이가 나오지 않는다. 이 모델로 프로스트의 결과를 흉내 내려면 확산 계수를 문헌값보다 수십 배 작게 잡아야 했다. 그러면 이번에는 침출식이 20분 안에 평형에 이른다는 량의 결과와 어긋난다. 드립에서 분쇄가 TDS를 바꾸는 길은 입자 속 확산보다 물길 쪽일 가능성이 크다. 고운 가루는 바닥에 더 촘촘히 쌓이고, 물이 더 천천히 빠지고, 물이 커피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진다. 이 부분은 이번 모델에 넣지 않았다. 대신 프로스트의 실측 기울기를 그대로 늘여 썼다. TDS 차이가 D50의 로그에 비례한다고 보면, 혀 한 칸(0.24%p)에는 D50 약 56% 차이가 든다. 실측점 하나에서 늘인 선이니 대략값이다. 다만 숙련 패널이 속성 차이를 잡아낸 비교가 약 50% 차이였다는 것과는 크기가 맞는다.

## 사진의 눈금

이제 같은 그래프 위에 사진의 눈금을 올려 보자. 10편에서 가녜 사진 한 장(입자 1,561개)의 부피 D50은 부트스트랩 95% 구간이 ±3%였다. 같은 방법으로 찍은 사진 두 장을 비교하면 약 4%의 D50 차이부터 가를 수 있다. 드립에서 혀 한 칸에 드는 56%와 견주면 열 배 넘게 촘촘한 눈금이다. 드립에서 프로스트 실험의 25% 차이를 가르는 데는 사진마다 입자 200개도 들지 않는다.

1부 내내 사진 측정의 큰 치우침을 여럿 봤다. 사진 D50은 둥근 구멍 체보다 27% 컸고(11편), 덩어리를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같은 사진의 부피 D50이 710~1,057 µm로 갈렸다(9편). 그런데 이 치우침들은 대부분 같은 방법으로 두 커피를 비교하면 상쇄된다. 같은 종이, 같은 조명, 같은 문턱, 같은 지름 정의로 찍은 사진 두 장의 차이는, 둘 다 같은 쪽으로 치우쳐 있어도 차이 자체는 잘 남는다. 사진은 '이 커피의 D50이 정확히 몇 µm인가'보다 '어제 커피보다 얼마나 고와졌나'에 훨씬 강한 도구다.

사진의 약점은 반대쪽에 있다. 3편부터 봐 온 대로 이 연재의 사진은 약 330 µm보다 작은 입자를 보지 못한다. 그래서 미분만 바뀐 커피는 사진에서 같은 커피로 보인다.

![가로축 지름(µm, 로그), 세로축 무게 몫인 분포 곡선 세 개. 굵은 봉우리(약 1 mm)는 그대로 두고 30~40 µm의 미분 봉우리만 10%, 20%, 30%로 키웠다. 330 µm 아래는 '사진이 못 보는 크기'로 칠해져 있다. 오른쪽 표: 미분 몫 10%, 20%, 30%에서 전체 D50은 980, 900, 800 µm로 움직이지만 사진 D50은 셋 다 1,051 µm이고, 침출 4분 모델의 TDS 차이는 −0.004, 0, +0.004%p다](/uploads/705b9c9b7673ed62.webp =760)

미분 몫을 10%에서 30%로 바꾸면 전체 무게 D50은 980 µm에서 800 µm로 18% 움직인다. 사진 D50은 1,051 µm 그대로다. 그런데 침출식 모델에서는 혀도 이 차이를 모른다. TDS 차이가 0.004%p다. 미분도 굵은 입자의 겉껍질도 어차피 빨리 녹아서, 미분이 늘어난 만큼 굵은 입자의 겉껍질 몫이 그대로 메운다. 분포 그래프에서는 커 보이는 차이가 침출 잔에서는 사라진다.

미분이 맛을 바꾸는 길은 물길이다. 슈미더(Schmieder) 등(2023)의 에스프레소 실험에서 분쇄 설정을 바꾸자 평균 입경은 273 µm에서 295 µm로 커졌다. 하지만 표면적을 대표하는 자우터(Sauter) 지름은 27~29 µm로 그대로였다. 표면적은 미분이 쥐고 있고, 미분은 퍽 안에서 물이 지나갈 틈을 막는다. 캐머런 등(2020)은 에스프레소를 아주 곱게 갈자 추출 수율이 오히려 떨어지고 잔마다 흩어짐이 커진 것을 물이 고르게 흐르지 못하고 일부가 막힌 탓으로 해석했다. 사진이 못 보는 몫이 혀에 닿는 길은 입자 속이 아니라 입자 사이다.

## 직접 해 보기

아래에서 분쇄 A와 B의 굵은 봉우리와 미분 몫을 바꿔 보자. 위 그래프는 두 커피의 무게 분포이고, 아래 그래프는 두 잔이 TDS–EY 평면의 어디에 놓이는지 보여 준다. 파란 띠는 A에서 혀가 알아채기 시작하는 거리(TDS ±0.24%p)다. B의 점이 띠 밖으로 나가야 혀가 구별한다고 본다.

'드립(실측 기울기)'에서는 B를 A보다 25% 굵게 해도 점이 띠 안에 있다. B를 1,600 µm 쪽으로 끌어야 띠 밖으로 나간다. '침출 4분'과 '침출 20분'으로 바꾸면 굵은 봉우리를 끝까지 움직여도 점이 띠를 잘 벗어나지 않는다. 미분 몫을 바꿔 보면 아래 결과 표에서 전체 D50은 움직이는데 사진 D50은 그대로인 것을 볼 수 있다. 결과 칸의 마지막 줄은 TDS 차이를 혀의 역치 몇 칸인지로 바꿔 주고, 두 D50을 사진으로 가르려면 사진마다 입자가 몇 개 필요한지 알려 준다.

```map /embed/coffee-tongue-2026.html 16:12
두 분쇄 A와 B를 비교하는 시뮬레이션. 위쪽 단추로 드립(Frost 2019 실측 기울기), 침출 4분(모델), 침출 20분(모델)을 고른다. 위 그래프는 가로축이 지름(µm, 로그), 세로축이 무게 몫인 A(파랑)·B(주황) 분포와 각 D50 점선이고, 330 µm 아래는 사진이 못 보는 크기로 칠해져 있다. 아래 그래프는 가로축이 추출 수율 EY(14~26%), 세로축이 농도 TDS(0.8~1.8%)이고, SCA 골드컵 상자(EY 18~22%, TDS 1.15~1.35%)와 A에서 TDS ±0.24%p인 파란 띠, A·B 점이 있다. 오른쪽에서 A·B 굵은 봉우리(400~1,600 µm), A·B 미분 몫(5~40%), 물 : 원두(12~20)를 바꾼다. 결과 표에는 전체 무게 D50, 사진 D50(330 µm 이상), EY, TDS와 함께 TDS 차이가 혀의 역치 몇 칸인지, 사진으로 두 D50을 가르는 데 입자가 몇 개 드는지가 나온다.
```

## AI에게 사진을 보여 주면

요즘은 사진을 AI에게 보여 주고 "이 분쇄도면 어떤 추출에 맞나요?"라고 묻는 사람이 많다. 멀티모달 언어 모델이 커피 분쇄도를 얼마나 맞히는지 정량으로 평가한 글이나 논문은 이번에 찾지 못했다. 일반적인 평가에서는 성적이 좋지 않다. 원 두 개가 겹쳤는지처럼 아주 단순한 시각 과제에서 최신 모델 네 개의 평균 정답률이 58%였고(Rahmanzadehgervi 등 2024), 물체가 빽빽한 실사진에서 개수를 맞힌 비율은 가장 좋은 모델도 43%였다(CountQA, Tamarapalli 등 2025). 입자 수천 개의 크기 분포를 눈대중으로 맞히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래서 직접 시험했다. 8편의 가짜 커피 생성기로 굵은 봉우리만 바꾼 사진 여섯 단계를 두 장씩, 열두 장 만들었다. 정답 무게 D50은 348~1,379 µm이고, 사진 왼쪽 아래에 5 mm 막대를 그렸다. Claude Sonnet 5.5와 Claude Opus 5.5에게 Claude Code 명령줄에서 사진을 한 장씩, 매번 새 대화로 보여 주고 같은 질문을 했다. "검은 막대는 정확히 5 mm다. 입자 개수로 센 중앙 지름과 무게로 센 D50을 µm로 어림하고, 어떤 추출에 맞는지 답하라. 코드는 쓰지 말고 눈으로 판단하라." 사진 세 장은 같은 질문을 세 번씩 반복했다.

![왼쪽 그래프는 가로축이 정답 무게 D50(µm, 로그), 세로축이 답한 무게 D50이다. 파란 점(Sonnet 5.5)과 주황 점(Opus 5.5)은 정답 900 µm 이상에서 대각선 가까이에 있고, 348 µm와 494 µm에서는 대각선보다 위(450~800 µm)에 몰려 있다. 회색 네모(이 연재의 사진 측정, 330 µm 이상)는 모든 단계에서 대각선보다 18~61% 위에 있다. 오른쪽 막대그래프는 정답 692 µm 사진과 1,128 µm 사진에 대해 원래 사진, 가운데를 2배로 키운 사진(막대도 2배), 같은 사진에 막대를 '2 mm'라고 알려 준 경우의 답이다. 빨간 가로선은 막대를 그대로 믿었다면 나올 답이다. 2배로 키운 사진의 답은 원래와 거의 같고, '2 mm'라고 알려 줬을 때는 답이 빨간선(0.4배)까지 내려가지 않고 그 위에 머문다](/uploads/00512eb8b5d58daa.webp =760)

결과는 생각보다 좋았다. 무게 D50 오차의 중앙값(절댓값)은 Sonnet 13%, Opus 7%였다. 굵은 커피(정답 900 µm 이상)에서는 두 모델 모두 대부분 10% 안에 들었다. 크기 순서도 잘 맞혔다. 단계와 답의 순위 상관이 0.96, 0.98이었다. 같은 사진을 세 번 물으면 답이 3~13% 흔들렸다(변동계수). 이 연재의 사진 측정(4·5편 알고리즘)은 같은 가짜 사진에서 18~61% 크게 나왔는데, 이것은 330 µm보다 작은 입자를 못 보고 붙은 입자를 하나로 세는 치우침이다. 정답 대비 숫자만 보면 AI의 눈대중이 이 연재의 측정보다 정답에 가까웠다.

약점도 분명했다. 고운 커피(정답 348 µm)에서는 두 모델 모두 450~600 µm로 30~70% 크게 봤다. 개수로 센 중앙 지름은 거의 맞히지 못했다. 정답은 굵은 커피일수록 작아지는데(미분이 개수를 쥐고 있어서 237 µm에서 114 µm로), 답은 오히려 커지거나(150 → 350 µm) 200~300 µm 근처에 머물렀다. 추출 방법은 대부분 푸어오버라고 답했고, 정답 900 µm 이상에서 침출식이나 콜드브루라는 답이 섞였다.

모델이 정말 막대를 보고 재는지, 아니면 '커피 가루는 보통 이 정도'라는 기억으로 답하는지도 확인했다. 정답 692 µm와 1,128 µm 사진으로 두 가지 대조 실험을 했다. 가운데를 잘라 2배로 키우고 막대도 2배 길이로 다시 그린 사진에서는, 답이 원래와 거의 같았다(평균 657~733 µm, 1,050~1,083 µm). 배율이 바뀐 것을 막대로 읽어 냈다는 뜻이다. 반대로 같은 사진에 막대를 "2 mm"라고 거짓으로 알려 주자, 막대를 그대로 믿었다면 0.4배로 줄어야 할 답이 0.62~0.70배에서 멈췄다. 모델은 막대를 읽지만, 답은 커피 가루의 흔한 크기 쪽으로 끌려간다. 고운 커피를 크게 본 것도 같은 끌림으로 설명된다.

정리하면, 지금의 AI 눈대중은 무게 D50에서 대략 10~15% 수준으로 맞히고, 흔한 크기에서 멀어질수록 그쪽으로 끌려간다. 드립에서 혀 한 칸이 D50 50% 남짓이라는 것을 떠올리면, '이 정도 분쇄면 드립용이다' 수준의 조언에는 충분할 수 있다. 하지만 어제와 오늘의 분쇄를 4% 단위로 가르는 일, 미분이 얼마나 되는지 묻는 일에는 맞지 않는다. 시험은 가짜 사진 열두 장과 모델 둘로 한 작은 실험이고, 진짜 사진에서의 정답은 없었다. 가녜 실사진에는 두 모델이 700~900 µm로 답했는데, 이 연재의 측정은 867 µm였다.

## 1부의 오차 예산

1부에서 만난 오차를 한 그림에 모았다. 같은 커피의 무게 D50이 무엇 때문에 얼마나 움직였는지다.

![가로 막대그래프. 세로로 항목, 가로축은 같은 커피의 무게 D50이 움직이는 크기(%)다. 회색(고쳤다): 1편 카메라 5° 기울기 8.7%, 2편 인쇄 '페이지 맞춤' 축소 6.3%. 주황(치우침, 같은 방법으로 두 분쇄를 비교하면 대부분 상쇄): 5편 지름 정의 11%, 11편 사진이 못 보는 미분 14%, 11편 사진 대 둥근 구멍 체 27%, 8편 붙은 입자 33%, 7편 카메라 대 레이저 회절 41%, 9편 덩어리 처리 방법 49%, 6편 개수 대 무게 52%. 파랑(흩어짐, 비교해도 남는다): 10편 사진 한 장의 흩어짐 3%. 빨간 세로선은 56%로, 혀 한 칸(TDS 0.24%p)에 드는 D50 차이(드립, Frost 2019 기울기)다](/uploads/6e7cbbf141fc1834.webp =760)

회색 둘은 마커 시트와 배율 검증으로 이미 고쳤다. 주황은 '정답 몇 µm'를 말할 때는 크지만, 같은 방법으로 두 커피를 비교할 때는 대부분 상쇄된다. 끝까지 남는 파랑, 사진 한 장의 흩어짐은 3%다. 빨간 선과 견주면 사진 측정의 쓰임새가 분명해진다.

- **분쇄를 바꿔 가며 비교하기**에는 사진이 혀보다 훨씬 예민하다. 혀가 못 느끼는 차이까지 본다
- **정답 숫자 하나**(이 커피의 D50은 몇 µm인가)에는 측정 방법을 같이 적어야 한다. 정의를 바꾸면 50%까지 움직인다
- **미분**은 사진이 못 본다. 그리고 미분은 입자 속이 아니라 물길로 맛을 바꾼다

1부의 측정을 한 페이지에 모은 도구도 공개한다. [커피 분쇄도 측정기 v1](/embed/coffee-measure-v1.html)은 종이에 흩은 커피 가루 사진 한 장으로 입자 크기 분포를 잰다. 사진은 브라우저 안에서만 처리하고 어디로도 보내지 않는다. 마커 시트(2편)가 있으면 배율과 기울기를 스스로 잡고, 없으면 두 점을 찍거나 µm/px를 넣는다. 배경 펴기와 문턱(4·8편), 지름 정의(5편), 개수·부피·넓이×폭 가중(6·11편), 붙은 덩어리 후보 표시(9편), 부트스트랩 95% 구간과 유효 표본(10편)이 들어 있고, 경고마다 해당 편을 적어 뒀다. 가녜 예시 사진과 가짜 사진에서는 이 연재의 파이썬 코드와 같은 숫자를 냈다. 실제 휴대폰으로 찍은 마커 시트 사진으로는 아직 충분히 시험하지 못했으니, 어긋나는 결과가 있으면 알려 주면 좋겠다.

## 이 결론이 빠뜨린 것

- **혀의 눈금은 거칠다.** 0.24%p는 삼점 검사 여섯 쌍에서 읽은 대략값이고, 그 쌍은 TDS 말고 바스켓 모양도 달랐다. 같은 조건으로 내린 드립 커피끼리도 TDS가 0.65~1.0%까지 흔들렸다는 것(Frost 2019)도 함께 기억해야 한다. 같은 분쇄로 매번 내리는 손이 그라인더 눈금보다 더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다
- **TDS와 EY 밖의 길이 있다.** 캐머런 등(2020)은 분쇄 설정 1.3과 2.0으로 둘 다 추출 수율 22%인 에스프레소를 만들 수 있다고 보이고, 두 잔의 성분 구성은 같을 수 없다고 썼다. 다만 맛 차이는 "기록했지만 수치로 재지 않았다"고만 했다. 숙련 패널의 묘사 분석이 잡는 향과 쓴맛의 차이는 이 글의 0.24%p 바깥에 있다
- **드립의 기울기는 실측점 하나에서 늘인 선이다.** 56%는 TDS 차이가 D50의 로그에 비례한다는 가정 위에 있다. 드립에서 분쇄가 물길을 바꾸는 효과는 모델로 다루지 않았다
- **침출 모델은 단순하다.** 겉껍질 두께, 확산 계수, 평형 수율을 문헌에서 하나씩 골라 붙였다. 콜드브루처럼 찬물이면 확산이 몇 배 느려진다(Spiro와 Selwood 1984: 26 °C에서 84 °C로 데우면 같은 입자의 추출 속도가 8배)
- **에스프레소는 다루지 않았다.** 에스프레소에서는 분쇄가 압력과 유량을 통째로 바꾼다. 미분이 물길을 막는 효과도 여기서 가장 크다
- **AI 시험은 작다.** 가짜 사진 열두 장, 모델 둘, 질문 한 가지였다. 사진이 실제 휴대폰 사진처럼 지저분하면, 그리고 질문을 바꾸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 정리

- 드립 커피의 맛은 대체로 TDS와 EY 두 숫자를 따라간다. 온도를 바꿔도 이 둘을 맞추면 숙련 패널의 맛 지도가 거의 그대로였다
- 삼점 검사에서 사람들은 중앙 입경 25% 차이(TDS +0.15~0.16%p)를 구별하지 못했다. 드립 TDS의 감각 역치는 약 0.24%p로 추정됐다
- 침출식은 분쇄에 둔감하다. 평형(약 20분)에서는 중앙 입경이 2.3배 달라도 TDS가 1.36 ± 0.09%였고, 모델에서 4분 침출은 D50을 2배 바꿔도 혀 한 칸에 못 미쳤다
- 드립에서 혀 한 칸에는 D50 50% 남짓의 차이가 든다(프로스트의 실측 기울기를 늘인 대략값). 같은 방법으로 찍은 사진은 4% 차이부터 가른다
- 사진이 못 보는 미분은 침출 잔의 TDS를 거의 바꾸지 않았다. 미분이 맛을 바꾸는 길은 물길이다
- AI 눈대중은 가짜 사진의 무게 D50을 중앙값 7~13% 오차로 맞혔지만, 흔한 크기 쪽으로 끌려갔고 개수 중앙값과 미분은 맞히지 못했다

그래프의 차이가 늘 혀의 차이는 아니다. 사진은 혀보다 열 배 넘게 촘촘한 자다. 그 촘촘함은 맛을 정답처럼 맞히는 데보다, 같은 손으로 같은 커피를 내리면서 분쇄 하나만 바꿨을 때 무엇이 바뀌었는지 기록하는 데 쓸모가 있다.

##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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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agné J. *coffeegrindsize*. GitHub. [링크](https://github.com/jgagneastro/coffeegrindsize) — 예시 사진

## 이미지 출처

- 모든 그림, 시뮬레이션, 측정기: 직접 제작. AI 시험에 쓴 사진은 8편의 가짜 커피 생성기로 만들었다. 가녜 실사진은 Jonathan Gagné의 [coffeegrindsize](https://github.com/jgagneastro/coffeegrindsize) 예시 사진([MIT 라이선스](https://github.com/jgagneastro/coffeegrindsize/blob/master/LICENSE))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