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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부가가치를 만드는 사람 (2) — 같은 일을 남다르게 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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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6-09-28T12:18:58+00:00
author: SYSOP
summary: 가장 가까운 부가가치는 지금 맡은 일을 남보다 잘하는 것입니다. 반장에서 부사장이 된 사람부터 현장의 명장들까지, 같은 일에서 다른 값을 만든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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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가가치를 만드는 사람 (2) — 같은 일을 남다르게 하는 사람

가장 가까운 부가가치는 멀리 있지 않습니다. 지금 제가 맡은 그 일을, 남보다 잘하는 것입니다.

주어진 몫을 '완수'하는 것과 '남다르게' 해내는 것은 다릅니다. 같은 자리에서 같은 도구로 일해도, 어떤 사람은 시킨 만큼만 하고 어떤 사람은 그 일 자체를 더 낫게 만듭니다. 그 차이가 부가가치입니다. 그리고 이 부가가치는 대개 가장 확실하게 보상으로 돌아옵니다. 회사 입장에서 '같은 값에 더 나은 결과'만큼 반가운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 반장에서 부사장으로

일본 도요타에 오노 다이이치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1943년 그가 처음 맡은 자리는 엔진 공장의 작업 반장이었습니다. 생산을 감독하는 것이 주어진 몫입니다. 그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어떻게 하면 이 공장이 낭비 없이 돌아갈까'를 파고들었습니다. 필요한 만큼만 만드는 방식, 작업자가 문제를 발견하면 직접 라인을 멈출 권한, 눈으로 보는 관리. 그가 20여 년에 걸쳐 다듬은 이 방식은 훗날 '도요타 생산방식'이라 불리며 전 세계 제조업의 교과서가 됩니다. 반장으로 들어온 그는 이사를 거쳐 부사장까지 올라갔습니다. 감독이라는 주어진 몫 위에, 그는 '일하는 방식 자체'를 얹은 것입니다.

![작업 반장에서 이사, 부사장으로 올라가는 상승 계단 도식](/uploads/6987a5dbb553e619.webp =720)

## 같은 현장, 다른 30년

멀리 갈 것도 없습니다. 우리 산업 현장에도 같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 현장 | 주어진 몫 | 그 위에 얹은 것 |
|---|---|---|
| 조선소 용접 | 도면대로 용접 | 공정 개선·용접장치 개발, 특허 |
| 자동차 정비 | 고장 수리 | 고장 데이터를 설계에 되먹임, 품질 제안 1천여 건 |
| 호텔 조리 | 정해진 요리 | 자기 조리법을 특허로 정립 |

조선소에서 30년 용접을 한 어느 기술자는 용접봉만 든 것이 아니라 '이 작업을 더 나은 장치로 바꿀 수 없나'를 끝없이 되물어, 공정 개선 여러 건과 특허를 남기고 사내 명장이 되었습니다. 자동차 서비스센터의 한 정비사는 반복되는 고장을 불평거리가 아니라 설계에 되먹일 데이터로 보고, 품질 제안 천여 건과 특허 여러 건을 냈습니다. 호텔 주방의 한 조리사는 매일 같은 요리를 내면서도 자기 조리법을 특허로 남길 만큼 파고들어 명장이 되었습니다. 이들의 주어진 몫은 용접, 정비, 조리였습니다. 그 위에 얹은 것은 '더 낫게 만드는 방법'이었습니다.

이 셋에게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아무도 '개선안을 내라'고 시키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용접은 도면대로 하면 되고, 정비는 고장을 고치면 되고, 조리는 정해진 요리를 내면 됩니다. 그들은 그 선에서 멈추지 않았을 뿐입니다. '왜 이걸 이렇게 하지?'라는 질문 하나를 매일 되풀이했고, 그 질문이 30년 쌓이자 남이 흉내 낼 수 없는 값이 됐습니다. 성과의 부가가치는 대단한 재주가 아니라, 같은 일을 더 낫게 만들려는 그 지겨운 질문에서 나옵니다.

## 파는 물건이 아니라 경험을

같은 원리가 장사에도 통합니다. 미국의 신발 쇼핑몰 자포스는 '신발을 판다'는 주어진 몫을 '고객 경험을 판다'로 바꿨습니다. 365일 무료 반품, 무제한 상담. 한 상담원이 고객과 열 시간 넘게 통화한 기록이 회자되는데, 그 내용은 클레임이 아니라 이사 상담이었다고 합니다. 신발이라는 상품 위에 '이 회사와 이야기하는 경험'을 얹은 것입니다. 이 회사는 뒷날 아마존에 십억 달러대에 인수됐습니다.

우리 전통시장에도 같은 일이 있었습니다. 서울의 한 반찬시장은 주차난에 점포들이 줄줄이 문을 닫던 곳이었습니다. 이곳은 파는 반찬은 그대로 두고, 옛 엽전 모양 토큰과 빈 도시락통을 손에 쥐여 '골라 담으며 시장을 도는 재미'를 얹었습니다. 반찬을 사러 오던 곳이 놀러 오는 곳이 되자, 방문객이 몇 해 만에 5만 명에서 20만 명으로 늘었습니다. 파는 물건이 아니라 도는 경험을 판 것입니다.

![자포스와 통인시장이 상품 위에 경험을 얹은 사례를 담은 카드](/uploads/656344644c647f58.webp =720)

강원도 양양의 한 해변도 그랬습니다. 원래는 철조망만 있던 황량한 백사장이었습니다. 팔 것이라곤 없었습니다. 한 청년이 그곳에 '서핑'이라는 경험을 얹었습니다. 파도를 타고, 해질녘 음악이 흐르는 라운지에서 쉬는 문화를 통째로 만든 것입니다. 사람들이 파도를 타러 몰려들면서 방문객이 몇 해 만에 몇 배로 늘었고, 한 해 그 지역 경제에 미친 효과가 수백억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빈 모래밭 위에 얹은 경험이, 없던 시장을 만든 셈입니다.

핵심은 태도입니다. 주어진 일을 '끝내야 할 것'으로만 보면 딱 그만큼에서 멈추게 됩니다. '더 낫게 만들 수 있는 것'으로 보면, 같은 일에서 남이 못 만든 값이 나옵니다. 그리고 그 값은 대개 나에 대한 대우로 돌아옵니다.

다음 글에서는 주어진 몫 바깥으로 한 걸음 나가는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시키지 않은 일에서 태어나는 부가가치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