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itle: 부서짐을 시뮬레이션하는 법
url: https://oosioo.com/p/%EB%B6%80%EC%84%9C%EC%A7%90%EC%9D%84-%EC%8B%9C%EB%AE%AC%EB%A0%88%EC%9D%B4%EC%85%98%ED%95%98%EB%8A%94-%EB%B2%95
date: 2026-10-23T12:48:39+00:00
author: SYSOP
summary: 원두가 그라인더 안에서 부서지는 과정을 계산하는 대표적인 방법이 이산요소법(DEM)이다. 원판과 스프링으로 2D DEM을 직접 만들어 롤 사이에서 원두를 깨 봤다. 본드 모형은 균열 모양을 보여 주지만 입자치환보다 4천 배 더 계산했고, 입자치환에서는 파편을 어디에 놓느냐에 따라 0.4 mm 아래로 간 몫이 33%에서 100%까지 달라졌다. 미분까지 입자로 풀면 원두 한 알이 천만 개가 된다. 직접 갈아 보는 시뮬레이션을 붙였다.
---
# 부서짐을 시뮬레이션하는 법

지금까지 2부에서는 원두 한 알이 깨지는 힘(30~60 N), 미분이 세포 크기인 이유, 봉우리 두 개짜리 분포를 차례로 봤다. 그라인더 안으로 들어가려면 이제 이것들을 한데 묶어 움직이는 그림이 필요하다. 원두 수십 알이 버 사이로 떨어지고, 서로 부딪히고, 깨지고, 깨진 조각이 다시 깨지는 과정이다.

이런 과정을 계산하는 대표적인 방법이 이산요소법(DEM)이다. 이번 편에서는 DEM이 무엇인지, 그 안에서 '깨짐'을 어떻게 다루는지를 직접 만들어 보며 살펴본다. 결론부터 말하면, 가장 골치 아픈 부분은 깨지는 조건이 아니었다. 깨진 조각을 어디에 놓느냐였다.

## 알갱이마다 뉴턴 방정식을

DEM은 1979년 쿤달과 스트랙이 지반공학 학술지에 발표한 방법이다. 모래나 자갈 같은 알갱이 무더기를 연속체로 뭉뚱그리지 않고 알갱이 하나하나의 운동을 따로 푼다. 방법은 단순하다.

1. 모든 알갱이를 원(2D)이나 공(3D)으로 둔다
2. 두 알갱이가 겹치면, 겹친 깊이에 비례하는 힘으로 서로 밀어낸다(법선 스프링). 부딪힐 때 에너지가 조금 사라지게 댐퍼를 단다
3. 맞닿은 면이 미끄러지려 하면 마찰을 건다. 마찰은 '누르는 힘 × 마찰계수'를 넘지 못한다
4. 알갱이마다 받은 힘을 다 더해 아주 짧은 시간 Δt 동안 움직인다. 이것을 수십만 번 되풀이한다

![두 그림. 왼쪽은 갈색 원판 두 개가 조금 겹친 모습이다. 겹친 띠에 '겹침 δ', 두 원판 중심을 잇는 지그재그 선에 '법선 스프링 k', 그 아래 상자 모양 기호에 '대시포트 c (반발계수 e)', 겹친 곳의 위아래 화살표에 '접선 스프링 + 마찰 상한 μ·Fn'이라고 적혀 있다. 오른쪽은 가로축이 시간(0~30 ms), 세로축이 운동에너지(로그)다. 원두 다섯 알을 쌓은 기둥을 시간 간격만 바꿔 돌렸다. 임계값의 10%와 50%는 에너지가 1,000 안팎에서 그대로 있고, 90%와 105%는 시작하자마자 10⁷ 위로 치솟는다](/uploads/f90150edd339f8e5.webp =760)

마지막 단계의 Δt가 DEM의 첫 번째 함정이다. 스프링에 달린 질량은 √(m/k)쯤의 시간으로 떨린다. 한 걸음이 그보다 길면 계산이 떨림을 따라가지 못하고 에너지가 저절로 불어난다. 스프링 하나라면 2√(m/k)가 한계다. 오른쪽 그래프는 원두 다섯 알을 쌓아 둔 기둥을 시간 간격만 바꿔 돌린 결과다. 한계의 10%와 50%에서는 멀쩡했다. 90%만 돼도 시작하자마자 에너지가 10만 배로 터졌다. 알갱이 하나가 접촉 여러 개에 동시에 눌리면 실제 한계는 스프링 하나일 때보다 낮아진다. 그래서 상용 DEM 프로그램들은 탄성파가 입자 하나를 지나가는 시간(레일리 시간)의 20% 안팎을 권한다. 이 글의 모델은 2√(m/k)의 15%를 썼다.

이 한계는 가장 작은 알갱이가 정한다. 이 글의 모델에서는 한계가 지름의 제곱근에 비례한다(질량은 넓이, 강성은 반지름에 비례하게 잡았다). 6 mm 원두만 있을 때 약 15 µs이던 한계가 400 µm 파편이 하나라도 생기면 약 4 µs로 줄어든다. 3D에서 강성을 탄성률로 정하면 한계는 지름에 비례한다. 그러면 미분(30 µm) 하나가 원두 크기 입자보다 시간 간격을 수백 배 짧게 만든다.

## 깨짐을 넣는 두 가지 방법

DEM의 알갱이는 원래 깨지지 않는다. 깨짐을 넣는 방법은 크게 둘이다.

- **본드 입자 모형(BPM)**: 원두 한 알을 작은 원판 수백 개를 접착제(본드)로 붙인 덩어리로 만든다. 원판은 안 깨지고 본드가 끊어진다. 끊어진 본드 하나가 미세 균열이고, 미세 균열이 이어지면 조각이 떨어져 나간다(포티온디와 쿤달 2004)
- **입자치환 모형(PRM)**: 원두를 원판 하나로 둔다. 받은 하중이 그 알의 한계를 넘는 순간, 미리 정해 둔 파편 몇 개로 통째로 바꿔 넣는다(타바레스와 다스 샤가스 2021)

두 방식을 같은 원두로 맞춰서 비교해 봤다. 두 판 사이에 원두 한 알(지름 6 mm)을 놓고 위 판을 천천히 내리는 시험이다. 「원두는 어떻게 부서지나」 편에서 본 실측은 30~60 N에서 0.27~0.38 mm 눌렸을 때 처음 갈라졌다.

![두 그림. 왼쪽은 본드 모형으로 만든 원두다. 작은 원판 313개를 육각으로 채우고 이웃끼리 회색 선(본드 876개)으로 이었다. 두 판에 눌린 뒤 빨간 선으로 칠한 끊어진 본드 83개가 위에서 아래로 비스듬한 띠를 이룬다. 오른쪽은 가로축이 위 판이 내려간 거리(0~0.8 mm), 세로축이 판이 받는 힘(N)이다. 주황 선(입자치환, 원판 1개)은 곧게 올라 0.3 mm에서 45 N에 이른 뒤 0으로 떨어진다. 보라 선(본드 모형, 원판 19개)은 0.3 mm 근처에서 43 N으로 떨어지고, 파란 선(본드 모형, 원판 313개)은 0.18 mm와 0.21 mm에서 작게 떨어졌다가 0.24 mm, 45 N에서 무너진다. 30~60 N 구간에 연한 띠가 있다. 위쪽에 접촉·본드 계산 횟수가 PRM 12,029, BPM 19개 1,029,521, BPM 313개 48,172,254로 적혀 있다](/uploads/1c5fe0abe0912067.webp =760)

본드 모형의 힘–변위 곡선은 실제 재료처럼 생겼다. 힘이 오르다 작게 꺾이고(본드 몇 개가 끊긴 것), 다시 오르다 한꺼번에 무너진다. 왼쪽 그림처럼 균열이 어디로 지나갔는지도 남는다. 입자치환 모형은 직선으로 올라가다 정해 둔 힘에서 끊긴다. 균열의 모양은 없다.

대신 계산량이 크게 다르다. 같은 0.8 mm를 누르는 동안 접촉과 본드를 계산한 횟수가 입자치환은 약 1만 2천 번, 원판 313개짜리 본드 모형은 약 4,800만 번이었다. 4천 배다. 게다가 본드 모형은 맞추는 데 손이 많이 간다. 원판과 본드의 강성, 본드의 강도는 직접 잴 수 없는 '미세 물성'이라, 덩어리 전체가 원두처럼 굴 때까지 바꿔 가며 돌려 봐야 한다. 이번에도 강성을 원래 값의 11.6배로 올리고 본드 강도를 이분법으로 9번 찾아서야 45 N에 맞았다. 원판 109개짜리는 같은 방법으로 맞추지 못했다. 본드 강도를 바꿀 때마다 무너지는 힘이 들쭉날쭉해서 이분법이 수렴하지 않았다.

곡물에서도 사정은 비슷하다. 밀의 롤 제분을 본드 모형으로 처음 시뮬레이션한 파트와 등(2016)은 평균 입자 크기를 438 µm로 예측했는데, 초록에 적힌 실측과의 편차가 177%였다. 물성을 조정한 뒤에도 139~144%였다. 왕 등(2023)은 밀알을 구 512개로 만들고 27가지 조합을 돌려 깨지는 하중을 1.6% 오차로 맞췄지만, 파편의 크기 분포까지 맞춘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분쇄 공정을 계산할 때는 입자치환 모형이 많이 쓰인다. 상용 DEM 프로그램(EDEM, Rocky)에 들어 있는 타바레스 모형은 알마다 다른 파괴 에너지를 주고(상한을 자른 로그정규 분포), 작은 알일수록 질량당 더 큰 에너지가 있어야 깨지게 하고, 깨지지 않을 만큼 맞아도 손상이 쌓이게 한다. 깨진 뒤 파편의 크기는 'tn'이라는 숫자 몇 개로 정한다. t10은 부모 크기의 10분의 1보다 작은 파편의 질량 비율이다. 이 글의 모델은 그보다 훨씬 단순하다. 에너지 대신 판 사이에서 잰 힘을 기준으로 깼고(작을수록 응력으로는 단단해지는 크기 효과를 넣었다), 손상 누적은 뺐다.

## 롤 사이에서 갈아 보기

이 글의 모델은 버 대신 롤 두 개를 썼다. 반지름 40 mm 롤 두 개가 간극을 두고 마주 돌고, 맞닿는 쪽 표면은 1 m/s로 아래로 내려간다. 산업용 커피 분쇄기 가운데 롤 그라인더가 이런 모양이고, 단면으로 보면 2D로 다루기 쉽다. 버 그라인더 안은 다음 편들에서 따로 본다. 원두는 지름 6 mm 원판(두께 1 mm 단면)으로, 폭 9 mm 홈통을 따라 한 알씩 떨어진다.

깨지는 규칙은 이렇다. 한 단계에서 받은 접촉력 가운데 가장 큰 것이 그 알의 파괴력보다 크면, 그 자리에서 파편 2~4개로 바꾼다. 파편은 부모 넓이의 92%를 무작위로 나눠 가지고, 나머지 8%는 '해상도 아래 미분'으로 따로 센다. 파편이 0.4 mm보다 작아도 계산에서 빼서 같은 곳에 센다. 상용 구현도 해상도 아래 미분은 계산에 넣지 않고 끝난 뒤에 더한다.

여기까지는 쉽다. 문제는 파편을 어디에 놓느냐였다.

원판 몇 개로 큰 원판 하나의 넓이를 빈틈없이 채울 수는 없다. 넓이를 보존한 파편들을 부모 자리에 넣으면 반드시 서로 겹친다. DEM에서 겹침은 곧 반발력이다. 실제로는 아무 힘도 없는 자리에 가짜 스프링이 생긴다. 네 가지 방법을 비교했다.

1. **그대로 겹쳐 넣기**: 파편을 제 크기로 부모 안 아무 데나 넣는다
2. **줄여 넣고 키우기**: 반지름을 줄여 서로 겹치지 않게 넣은 뒤 2 ms 동안 제 크기로 키운다
3. **겹쳐 넣고 감쇠로 누르기**: 제 크기로 겹쳐 넣되, 막 생긴 파편이 낀 접촉에는 5 ms 동안 반발력에 상한을 걸고 진동을 바로 죽이는 감쇠를 건다. 상용 구현(EDEM)이 쓰는 방식을 단순하게 흉내 냈다
4. **형제끼리 밀지 않기**: 제 크기로 부모 자리에 넣되, 같은 부모에서 나온 파편끼리는 서로 떨어질 때까지 밀어내지 않는다. 이웃이나 롤과 이미 겹쳐 있던 자리는 피해서 놓는다. 내가 정한 방식이다

![네 그림이 나란히 있다. 모두 원두 10알을 간극 1 mm 롤 사이로 떨어뜨리고 40 ms 뒤의 장면이다. '그대로 겹쳐 넣기'에는 홈통에 원두 세 알만 남고 나머지는 사라졌다. '줄여 넣고 키우기'와 '겹쳐 넣고 감쇠로 누르기'에는 원두와 굵은 조각이 홈통 위쪽에 쌓여 있고 롤 사이에는 거의 없다. '형제끼리 밀지 않기'에는 원두가 홈통에 줄지어 있고, 롤 사이 좁은 틈을 따라 주황색 파편 무리가 아래로 이어진다](/uploads/4c4451c47e0de7c6.webp =760)

![세 막대그래프. 가로축은 네 방식이고 씨앗 3개의 평균과 범위다. 가장 빠른 입자(로그 축)는 그대로 겹쳐 넣기 약 450 m/s, 줄여 넣고 키우기 약 8 m/s, 겹쳐 넣고 감쇠로 누르기 약 60 m/s, 형제끼리 밀지 않기 약 1 m/s다. 0.4 mm 아래로 간 넓이는 각각 약 100%, 44%, 63%, 33%다. 300 ms 뒤 남은 입자 수는 각각 약 1, 7, 14, 0개다](/uploads/1511482737a94f9d.webp =760)

결과가 크게 갈렸다.

- **그대로 겹쳐 넣기**는 파편이 서로를 초속 수백 m로 밀어냈고, 그 힘에 파편이 또 깨졌다. 원두 10알이 1,100~1,300번 깨지며 거의 전부 0.4 mm 아래 가루가 됐다. 그라인더가 아니라 폭발이다
- **줄여 넣고 키우기**는 폭발은 없었지만, 좁은 틈에서 파편이 자라면서 쐐기에서 짜내듯 위로 밀려 나갔다. 300 ms 뒤에도 조각 5~10개가 홈통 위에 남았다
- **겹쳐 넣고 감쇠로 누르기**는 감쇠를 거는 5 ms 동안은 조용하다가, 감쇠가 풀리는 순간 남은 겹침이 한꺼번에 튀었다. 상용 프로그램은 감쇠의 세기와 길이를 더 정교하게 조절하는데, 내 단순한 흉내로는 그 균형을 찾지 못했다
- **형제끼리 밀지 않기**는 가장 빠른 입자가 1 m/s 남짓이었고, 원두 10알이 0.1초 만에 모두 롤을 지나갔다. 0.4 mm 아래로 간 넓이는 약 33%였다

같은 원두, 같은 롤, 같은 깨짐 조건인데 '0.4 mm 아래 몫'이 33%에서 100%까지 달라졌다. 깨지는 규칙보다 파편을 놓는 규칙이 결과를 더 크게 바꾼 셈이다. 네 번째 방식에도 값이 있다. 형제 파편끼리 잠깐 서로 통과할 수 있다. 같은 부모의 파편이 겹쳐 있는 동안은 실제보다 작은 공간에 몰려 있게 된다. 롤 사이처럼 파편이 금방 흩어지는 곳에서는 문제가 작지만, 꽉 찬 가루층을 누르는 계산이라면 다시 따져 봐야 한다.

## 간극을 바꾸면

네 번째 방식으로 롤 간극을 0.5~3 mm로 바꾸며 원두를 20알씩 갈았다.

![가로축이 입자 크기(0.08~8 mm, 로그), 세로축이 넓이 비율인 그래프. 간극 0.5, 1, 1.5, 2, 3 mm 다섯 곡선이 각각 간극 근처에 봉우리를 둔다. 각 간극은 같은 색 점선으로 표시했다. 0.4 mm 아래는 연한 띠로 칠하고 '해상도 아래(따로 셈)'라고 적었다. 범례의 0.4 mm 아래 몫은 간극 0.5 mm 62%, 1 mm 32%, 1.5 mm 25%, 2 mm 20%, 3 mm 15%다](/uploads/4902a97b0817114c.webp =760)

굵은 봉우리는 간극 바로 아래에 섰다. 간극보다 조금 큰 파편도 나왔는데, 파편이 눌려 찌그러진 채 빠져나간 것이다. 선형 스프링 접촉에서는 파편이 깨지기 전에 0.1~0.3 mm쯤 눌릴 수 있다. 0.4 mm 아래로 넘긴 몫은 간극 0.5 mm에서 62%, 3 mm에서 15%로 간극이 좁을수록 많았다.

이 그림에는 앞의 두 편에서 본 미분 봉우리가 없다. 0.4 mm 아래는 '얼마나'만 셌지 '어떤 크기로'는 계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분의 모양은 시뮬레이션 밖에서 정해 붙여야 한다. 세포 크기에 고정된 봉우리라는 「미분은 세포벽의 크기다」 편의 결론을 이 빈칸에 넣는 것이 다음 단계다.

## 해상도를 올리면

그러면 파편을 더 작은 크기까지 계산에 남기면 어떨까. 간극 1 mm에서 '파편으로 남기는 가장 작은 크기'를 1,000 µm에서 150 µm까지 바꿔 첫 100 ms를 계산했다.

![두 그래프. 왼쪽은 가로축이 파편으로 남기는 가장 작은 크기(1,000, 600, 400, 250, 150 µm)이고, 접촉 계산 횟수(백만 번), 시간 단계 수(10만 번), 동시에 있던 입자 수(100개) 세 선이 모두 오른쪽으로 갈수록 올라간다. 시간 단계는 1,000 µm에서 약 9만 5천 번, 150 µm에서 약 20만 번이다. 오른쪽은 가로축이 원두 한 알을 쪼갠 입자 크기(6,000~30 µm, 로그), 세로축이 원두 한 알당 입자 수(로그)다. 2D 단면에서는 (6 mm ÷ d)², 3D에서는 (6 mm ÷ d)³으로 늘어나고, 30 µm에서 3D는 약 800만 개다. 시간 단계 배율은 점선으로 30 µm에서 약 14배다](/uploads/3c979c146a0d3d38.webp =760)

1,000 µm에서 150 µm로 내리는 동안 시간 단계는 9만 5천 번에서 20만 번으로, 컴퓨터가 쓴 시간은 0.8초에서 12초로 늘었다. 그런데 '0.4 mm 아래 몫'은 400 µm, 250 µm, 150 µm에서 각각 32.6%, 31.6%, 32.0%로 거의 같았다. 이 롤 계산에서는 간극을 빠져나간 작은 파편이 다시 깨질 일이 별로 없어서, 0.4 mm 아래를 굳이 입자로 따라가도 얻는 것이 적었다.

미분까지 입자로 풀겠다는 생각은 오른쪽 그래프가 막는다. 6 mm 원두 한 알을 30 µm 입자로 나누면 2D 단면으로도 4만 개, 3D로는 약 800만 개다. 원두 부피를 실제 모양으로 계산하면 천만 개 안팎이다. 시간 간격도 그만큼 짧아진다. 에스프레소 한 잔 분량(원두 약 130알)이면 10억 개를 넘는다. 상용 프로그램이 해상도 아래 미분을 계산 밖으로 빼는 데에는 이런 이유가 있다. 흙 입자의 파쇄를 다룬 치안티아 등(2015)은 깨진 질량의 53%만 계산 안에 남기고 나머지를 밖에서 회계해도 전체 거동이 맞았고 계산이 100배 빨라졌다고 보고했다.

## 커피에 쓰려면 먼저 재야 할 것

이번에도 커피 분쇄를 DEM으로 시뮬레이션한 동료심사 논문은 찾지 못했다. 커피 원두를 DEM에 넣은 연구는 로스터 안에서 원두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다룬 것들(알셰메리 등 2021·2023, 체 등 2023)뿐이다. 벤더가 공개한 커피 그라인더 시연 영상이 하나 있지만 보정이나 검증 자료는 없다.

더 큰 빈칸은 물성이다. DEM에는 입자마다 밀도, 탄성률, 반발계수, 마찰계수가 필요하다. 볶은 원두 한 알의 탄성률, 반발계수, 마찰계수를 잰 논문은 찾지 못했다. 밀과 옥수수는 이런 값을 수분별로 잰 논문이 여럿 있다. 이 글의 모델이 쓴 값은 대부분 내가 정했다.

| 값 | 이 글의 모델 | 근거 |
|---|---|---|
| 밀도 | 0.62 g/cm³ | 셴커(2000)의 볶은 원두 밀도 |
| 강성 | 6 mm 원두가 45 N에서 0.3 mm 눌리게 | 원두 한 알의 힘–변위(네도모바 등 2013) |
| 파괴력 | 6 mm에서 평균 45 N, 흩어짐 CV 약 36% | 실측 30~60 N(네도모바 등 2013) |
| 크기 효과 | 파괴력 ∝ 지름^1.7 | 내가 정한 값 |
| 반발계수 | 0.3 | 내가 정한 값 |
| 마찰계수 | 0.5 | 내가 정한 값 |

참고로 네도모바 등이 잰 원두 한 알이 첫 균열까지 흡수한 에너지(6.4~13.7 mJ)를 원두 무게로 나누면 질량당 약 40~120 J/kg다. 타바레스 모형이 다루는 광석의 파괴 에너지와 같은 자릿수다. 다만 원두는 판 사이에서 천천히 눌렀고 광석 값은 충격 시험에서 나온 것이라 정의가 같지 않다.

## 직접 해 보기

아래에서 롤 사이로 원두를 직접 떨어뜨려 볼 수 있다. 위에서 파편 놓는 법 네 가지를 고르고, 간극, 롤 속도, 원두 수, 가장 작은 파편 크기, 원두 파괴력을 바꾼다. 손잡이를 놓으면 처음부터 다시 간다. 빨간 입자는 3 m/s보다 빠르게 튀는 것, 주황은 막 생긴 파편이다. 오른쪽 표에는 시간 간격, 계산한 단계 수, 입자 수, 깨진 횟수, 가장 빠른 입자, 계산에 쓴 시간이 나오고, 아래에 빠져나간 파편의 분포가 쌓인다.

'그대로 겹쳐 넣기'를 골라 보면 원두가 롤에 닿자마자 가루가 되어 사라지는 것을 볼 수 있다. '가장 작은 파편'을 낮추면 시간 간격이 줄고 계산이 느려진다.

```map /embed/coffee-dem-2026.html 16:12
롤 두 개 사이로 원두를 떨어뜨려 깨는 2D 이산요소법(DEM) 시뮬레이션. 왼쪽 그림은 회색 롤 두 개와 그 위의 홈통으로, 원두(갈색 원판)가 한 알씩 떨어져 롤 사이에서 깨진다. 막 생긴 파편은 주황, 3 m/s보다 빠른 입자는 빨강이다. 위 단추는 멈춤과 다시 갈기. 오른쪽에서 파편 놓는 법(형제끼리 밀지 않기, 겹쳐 넣고 감쇠, 줄여 넣고 키우기, 그대로 겹쳐 넣기)을 고르고, 롤 간극(0.4~3 mm), 롤 표면 속도(0.3~3 m/s), 원두 수(1~20알), 가장 작은 파편(150~1,200 µm), 원두 파괴력(20~80 N)을 바꾼다. 계산 현황 표에는 시간, 시간 간격, 계산한 단계, 입자 수, 깨진 횟수, 가장 빠른 입자, 빠져나간 파편 수, 해상도 아래로 넘긴 넓이, 계산에 쓴 시간이 나오고, 아래 막대그래프는 빠져나간 파편의 넓이 분포다.
```

## 이 결론이 빠뜨린 것

- **2D 원판 모형이다.** 원두를 두께 1 mm 단면으로 봤다. 실제 입자는 3차원이고 모양도 원이 아니다. 원판은 잘 굴러서 실제 조각보다 쉽게 흘러내린다
- **깨짐은 힘 기준이고 손상 누적이 없다.** 상용 모형은 에너지 기준에 손상 누적을 넣는다. 여러 번 맞아 약해지는 효과가 빠져 있다
- **파편은 2~4개로 무작위로 나눴다.** 실험으로 정한 파편 분포(t10 계열)를 쓰지 않았다. 원두를 실제로 깨뜨려 파편 분포를 잰 자료가 없다
- **네 가지 배치 방식은 내가 구현한 판이다.** 특히 '겹쳐 넣고 감쇠로 누르기'는 상용 프로그램의 방식을 단순하게 흉내 낸 것이라, 그 결과로 상용 프로그램을 평가하면 안 된다. 상용 구현의 감쇠 변수는 문서에 나온 범위까지만 확인했다
- **형제끼리 밀지 않기는 근거 문헌이 없는 내 선택이다.** 에너지를 만들지 않는 대신 파편이 잠깐 겹쳐 있는 것을 허용한다
- **롤 그라인더이지 버 그라인더가 아니다.** 버의 이빨, 원심력, 코니컬 버의 점점 좁아지는 틈은 다음 편들에서 따로 다룬다
- **물성 대부분이 측정값이 아니다.** 위 표에서 '내가 정한 값'은 바꾸면 결과도 바뀐다
- **본드 모형 비교는 한 알만 눌렀다.** 본드 모형으로 롤 분쇄 전체를 돌리지는 않았다

## 정리

- DEM은 알갱이마다 접촉을 스프링과 댐퍼로 보고 아주 짧은 시간 간격으로 운동을 푼다. 시간 간격이 임계값의 90%만 돼도 에너지가 터졌다. 간격은 가장 작은 알갱이가 정한다
- 깨짐을 넣는 방법은 둘이다. 본드 모형은 균열의 모양을 보여 주지만, 원두 한 알을 누르는 데 입자치환보다 4천 배 많이 계산했고 보정도 어려웠다. 입자치환은 싸지만 파편을 어디에 놓을지 정해야 한다
- 넓이를 보존한 파편은 부모 자리에서 반드시 겹친다. 그 겹침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같은 원두와 같은 롤에서 0.4 mm 아래로 간 몫이 33%에서 100%까지 달라졌다
- 롤 간극을 0.5 mm에서 3 mm로 넓히면 굵은 봉우리는 간극을 따라 움직였고, 0.4 mm 아래 몫은 62%에서 15%로 줄었다
- 해상도를 400 µm에서 150 µm로 올려도 0.4 mm 아래 몫은 32% 안팎 그대로였고 계산 시간만 두 배가 됐다. 원두 한 알을 세포 크기로 풀면 천만 개쯤이라, 미분은 계산 밖에서 붙여야 한다
- 커피 분쇄 DEM 논문도, 볶은 원두 한 알의 탄성률·반발계수·마찰계수 측정도 아직 찾지 못했다. 커피를 DEM으로 시뮬레이션하는 데 지금 부족한 것은 계산력보다 측정이다

## 참고문헌

- Cundall PA, Strack ODL (1979). A discrete numerical model for granular assemblies. *Géotechnique* 29(1), 47–65. [doi:10.1680/geot.1979.29.1.47](https://doi.org/10.1680/geot.1979.29.1.47)
- Potyondy DO, Cundall PA (2004). A bonded-particle model for rock. *International Journal of Rock Mechanics and Mining Sciences* 41(8), 1329–1364. [doi:10.1016/j.ijrmms.2004.09.011](https://doi.org/10.1016/j.ijrmms.2004.09.011)
- Tavares LM, das Chagas AS (2021). A stochastic particle replacement strategy for simulating breakage in DEM. *Powder Technology* 377, 222–232. [doi:10.1016/j.powtec.2020.08.091](https://doi.org/10.1016/j.powtec.2020.08.091)
- Tavares LM (2022). Review and further validation of a practical single-particle breakage model. *KONA Powder and Particle Journal* 39, 62–83. [doi:10.14356/kona.2022012](https://doi.org/10.14356/kona.2022012) — 타바레스 모형의 식, t10
- Altair. *EDEM documentation: Tavares UFRJ Breakage Model*, *Estimate Simulation Time*. [링크](https://help.altair.com/edem/topics/creator_tree_physics/the_tavares_ufrj_breakage_model_r.htm) — 파편 겹침 배치와 감쇠, 질량 보존, 레일리 시간 간격의 20% 권고
- Patwa A, Ambrose RPK, Casada ME (2016). Discrete element method as an approach to model the wheat milling process. *Powder Technology* 302, 350–356. [doi:10.1016/j.powtec.2016.08.052](https://doi.org/10.1016/j.powtec.2016.08.052) — 초록만 확인
- Wang X, Wu W, Jia H (2023). Calibration of discrete element parameters for simulating wheat crushing. *Food Science & Nutrition* 11(12), 7751–7764. [doi:10.1002/fsn3.3693](https://doi.org/10.1002/fsn3.3693)
- Ciantia MO, Arroyo M, Calvetti F, Gens A (2015). An approach to enhance efficiency of DEM modelling of soils with crushable grains. *Géotechnique* 65(2), 91–110. [doi:10.1680/geot.13.P.218](https://doi.org/10.1680/geot.13.P.218) — 초록만 확인
- Schäfer J, Dippel S, Wolf DE (1996). Force schemes in simulations of granular materials. *Journal de Physique I* 6, 5–20. [doi:10.1051/jp1:1996129](https://doi.org/10.1051/jp1:1996129) — 반발계수와 감쇠 계수의 관계
- Al-Shemmeri M, Windows-Yule K, Lopez-Quiroga E, Fryer PJ (2021). Coffee bean particle motion in a spouted bed measured using PEPT. *Journal of Food Engineering* 311, 110709. [doi:10.1016/j.jfoodeng.2021.110709](https://doi.org/10.1016/j.jfoodeng.2021.110709)
- Che H 외 (2023). PEPT validated CFD-DEM model of aspherical particle motion in a spouted bed. *Chemical Engineering Journal* 453, 139689. [doi:10.1016/j.cej.2022.139689](https://doi.org/10.1016/j.cej.2022.139689)
- Nedomová Š, Trnka J, Stoklasová P, Buchar J (2013). Strength of coffee beans under static and dynamic loading. *Acta Universitatis Agriculturae et Silviculturae Mendelianae Brunensis* 61(3), 743–749. [doi:10.11118/actaun201361030743](https://doi.org/10.11118/actaun201361030743) — 원두 한 알의 파괴력·변위·에너지
- Schenker S (2000). *Investigations on the Hot Air Roasting of Coffee Beans.* 박사 학위 논문, ETH Zürich, Diss. ETH No. 13620 — 볶은 원두 밀도

## 이미지 출처

- 모든 그림, 표지, 시뮬레이션: 직접 제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