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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점심을 안 먹어도 오후는 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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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6-10-07T06:22:09+00:00
author: SYSOP
summary: 노트에 적힌 문장은 '점심 식사 후에 잠이 쏟아지는 오후를 극복하는 방법'이었다. 점심을 굶겨도 오후의 졸음은 오고, 식사는 그 위에 얹힐 뿐이라는 실험들부터 칠면조와 혈류 같은 통념의 진위, 10분 낮잠과 커피 낮잠, 길고 잦은 낮잠의 경고까지 따라간다. 졸음을 알아차리는 자동차의 눈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살피고, 웹캠으로 눈꺼풀을 읽어 경고하는 졸음 거울을 직접 만들어 본다. 오늘의 한 페이지 여덟 번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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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심을 안 먹어도 오후는 졸리다

![점심을 안 먹어도 오후는 졸리다. 하루의 졸음은 두 번 솟는다. 새벽의 큰 봉우리 앞에 오후 두세 시의 작은 봉우리가 있고, 그 사이 저녁 여덟 시에서 열 시 무렵은 오히려 잠들기 가장 어려운 시간이다](/uploads/2ec120bf03bd5875.webp =720)

오늘 아이디어 노트를 펼치니 이런 문장이 적혀 있었다.

> 점심 식사 후에 잠이 쏟아지는 오후를 극복하는 방법

누구나 겪는 일이다. 오후 두 시 회의실, 발표자의 목소리가 멀어지고 고개가 한 번 툭 떨어진다. 사람들은 이걸 식곤증이라 부르고, 밥을 너무 많이 먹었다거나 탄수화물이 문제라거나 피가 위로 몰려서 그렇다고들 말한다. 그런데 정말 점심 때문일까. 아침이나 저녁을 먹은 뒤에는 왜 그렇게까지 졸리지 않을까.

오늘은 이 질문을 실험실 논문부터 하나씩 따라가 본다. 그다음 졸음을 이기는 방법을 시험한 연구들을 살피고, 졸릴 때 자는 게 나은지 버티는 게 나은지 따져 본다. 끝으로 졸음을 사람보다 먼저 알아차리려는 자동차의 눈을 들여다보고, 그 원리를 그대로 옮겨 웹캠으로 눈꺼풀을 읽는 작은 도구를 만든다.

## 점심을 굶겨도 오후는 온다

1992년 수면 연구자 메리 카스카던과 윌리엄 디멘트는 16명을 실험실에 들였다. 열 살 안팎의 아이들, 열여섯 살 무렵의 청소년, 예순이 넘은 노인 세 무리였다. 두 시간마다 침대에 눕혀 몇 분 만에 잠드는지 쟀다. 핵심은 식사였다. 실험 기간 동안 '점심'이라는 사건을 없애려고 매시간 조금씩 똑같은 양을 먹게 했다.

그래도 청소년과 노인 무리에서는 한낮에 잠드는 속도가 빨라졌다. 저자들은 초록 첫 문장에 'post-lunch dip(점심 뒤 처짐)'이라는 이름이 "아마도 잘못 붙은 이름"일지 모른다고 썼다. 점심을 먹지 않아도 처짐은 온다.

이스라엘의 페레츠 라비는 1986년에 더 집요한 실험을 했다. 피험자에게 13분 깨어 있다가 7분 동안 잠들 기회를 주는 일을 하루 종일, 길게는 36시간 동안 되풀이시켰다. 20분마다 잠들기 쉬운 정도를 찍어 이으니 졸음은 하루에 한 번이 아니라 두 번 솟았다. 새벽의 큰 봉우리와 오후 중반의 작은 봉우리다. 그 사이 저녁 여덟 시에서 열 시 무렵에는 잠들기가 가장 어려운 골짜기가 나타났다. 라비는 이 시간대를 수면의 '금지 구역'이라 불렀다. 시계도 바깥 빛도 없는 격리실에서 사람들이 내키는 대로 낮잠을 자게 둔 연구(쥘리·캠벨, 1985)에서도 낮잠은 깨어 있는 시간의 대략 한가운데에 몰렸다.

저녁 여덟 시는 하루 중 가장 오래 깨어 있었던 시간인데 왜 덜 졸릴까. 수면 연구에서 오래 쓰여 온 '2과정 모델'이 이 물음에 답한다.

![2과정 모델로 본 오후의 틈. 깨어 있는 동안 수면 압력(S)은 꾸준히 쌓인다. 몸의 시계가 내는 각성 신호(C)는 오후 늦게부터 저녁까지 가장 세다. 이른 오후는 압력이 꽤 쌓였는데 각성 신호가 아직 다 올라오지 않은 틈이다](/uploads/1e6b6fcee242be96.webp =720)

깨어 있는 동안 뇌에는 수면 압력이 쌓인다. 고양이 뇌에 관을 꽂아 재 보니 깨어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아데노신이라는 물질이 늘었고, 잠을 자면 천천히 줄었다(포르카-헤이스카넨 외, 1997). 커피가 잠을 쫓는 것도 카페인이 이 아데노신 수용체를 막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에서는 뇌 속 시계, 시교차상핵이 하루 주기로 각성 신호를 낸다. 다람쥐원숭이의 시교차상핵을 없애자 낮 동안 한 번에 깨어 있는 시간이 평균 223분에서 15분으로 짧아졌다(에드가 외, 1993). 몸의 시계는 잠을 부르는 장치라기보다, 쌓이는 수면 압력에 맞서 우리를 깨워 두는 장치에 가깝다.

이 두 힘을 겹쳐 보면 오후의 틈이 보인다. 아침에 일어난 뒤 수면 압력은 꾸준히 오르는데, 시계의 각성 신호는 오후 늦게부터 저녁 사이에 가장 세진다. 그 사이 이른 오후에는 압력이 꽤 쌓였는데 각성 신호가 아직 다 올라오지 않아 균형이 잠깐 졸음 쪽으로 기운다. 단일 실험이 이 문장을 그대로 증명한 것은 아니고, 여러 연구를 엮은 해석이다. 그래도 지금으로서는 가장 그럴듯한 설명이다.

도로에도 같은 무늬가 찍힌다. 영국의 짐 혼과 루이즈 레이너가 경찰 기록과 현장 면담으로 졸음 사고 679건을 모았더니 하루 중 새벽 2시, 새벽 6시, 그리고 오후 4시 무렵에 봉우리가 섰다(1995).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의 졸음 사고 4,333건에서도 사고는 한밤중과 오후 3시 무렵 두 곳에 몰렸다(팩 외, 1995). 국내에서는 도로교통공단이 2019~2021년 봄철 졸음운전 사고 1,833건을 분석했는데, 50대 이상 운전자는 오후 2시에서 6시 사이에 가장 많이 사고를 냈다(28.8%). 20대는 새벽, 30~40대는 밤늦게가 가장 많았으니 오후의 봉우리가 모든 나이에 똑같지는 않다. 이 분석에서 졸음운전 사고 100건당 사망자는 2.6명으로 전체 사고(1.4명)의 두 배 가까웠다.

## 그래도 밥은 졸음을 키운다

점심이 원인이 아니라면 밥은 아무 상관이 없을까. 그렇지는 않다. 1997년 미국 오클라호마의 윌리엄 오 연구진은 같은 시각에 고형식을 먹은 날과 같은 양의 물만 마신 날을 비교했다. 밥을 먹은 날 사람들은 더 빨리 잠들었다. 이듬해 같은 연구진은 음식을 씹고 뱉기만 하는 '가짜 식사'와 실제로 삼키는 식사를 견줬는데, 삼킨 쪽이 한동안 더 빨리 잠들었다. 맛보고 씹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무언가 위장에 들어가야 졸음이 따라온다.

식사량은 분명하게 작용한다. 영국 러프버러대학의 레이너 연구진은 2012년 젊은 남성 운전자 12명의 전날 잠을 5시간으로 줄인 뒤, 305kcal의 가벼운 점심과 922kcal의 무거운 점심을 먹이고 운전 시뮬레이터에서 단조로운 길을 두 시간 달리게 했다. 무거운 점심을 먹은 날 차선을 벗어나는 일이 더 많았고, 뇌파에도 졸음 신호가 더 짙게 나타났다. 다만 처음 30분 넘게는 두 점심의 차이가 없다가 그 뒤부터 벌어졌다. 이 논문의 서문에도 오후의 처짐은 "점심과 대체로 무관한" 하루 두 번 주기의 현상이며 전날 잠이 모자라면 심해진다고 적혀 있다.

정리하면 이렇다. 오후의 처짐은 몸의 시계에서 온다. 밥은 그 위에 얹혀 처짐을 키우고, 많이 먹을수록 더 키운다. 전날 잠이 모자라면 둘 다 커진다. 점심이 유독 졸린 이유는 식사가 하필 하루 중 가장 졸리기 쉬운 시간대에 놓이기 때문이다. 같은 연구들에서 저녁 다섯 시에 먹은 식사도 졸음을 늘렸으니 식후 졸음 자체는 점심만의 일이 아니다. 다만 저녁 식사는 각성 신호가 가장 센 '금지 구역' 근처에 놓여 졸음이 가려지고, 점심은 오후의 골짜기와 겹쳐 졸음이 커진다. 사람마다 차이도 크다. 1983년의 한 실험에서 식사 뒤 잠드는 시간이 줄어든 사람은 15명 가운데 5명뿐이었다.

## 칠면조, 혈류, 탄수화물

식곤증에는 유명한 설명이 몇 가지 따라다닌다. 하나씩 확인해 보았다.

| 흔한 설명 | 연구가 말하는 것 |
|---|---|
| 칠면조에 든 트립토판이 졸리게 한다 | 미국 농무부 식품 성분 자료에서 칠면조 가슴살의 트립토판(100g당 0.29~0.36g)은 닭가슴살(0.36g), 체다치즈(0.32g)와 비슷하다. 게다가 단백질 위주 식사는 오히려 뇌로 들어가는 트립토판의 몫을 줄인다 |
| 피가 위로 몰려 뇌 혈류가 준다 | 뇌 혈류는 운동할 때처럼 근육으로 피가 몰려도 우선적으로 유지된다. 식후 뇌 혈류가 줄어 졸린다는 근거는 찾기 어렵다 |
| 탄수화물(고GI) 점심이 주범이다 | 결과가 엇갈린다. 지방과 탄수화물 구성에 따른 차이가 없다는 실험(오 외 1997, 웰스 외 1998)이 있고, 고지방 점심 뒤에 더 처졌다는 실험(웰스 외 1995)도 있다. 확실한 것은 구성보다 양이다 |
| 점심을 먹어서 졸리다 | 절반만 맞다. 점심을 굶겨도 처짐은 오고(카스카던·디멘트 1992), 식사는 그것을 키운다(레이너 외 2012) |

트립토판 이야기는 완전히 틀린 것은 아니다. 탄수화물 120g을 먹으면 혈중 트립토판이 다른 큰 아미노산들과의 경쟁에서 유리해져 그 비율이 20~34% 오르고, 지방과 단백질 위주로 먹으면 45% 내려간다(라이언스·트루즈웰, 1988). 이 비율이 오르면 뇌에서 세로토닌을 더 만들 수 있다는 추정이 있다. 하지만 이것은 혈액 지표 이야기이고, 그 길로 오후의 졸음이 얼마나 설명되는지는 아직 모른다. 칠면조처럼 단백질이 많은 음식을 먹으면 오히려 이 비율이 떨어진다.

뇌 쪽에서 더 그럴듯한 연결고리는 오렉신이다. 오렉신을 만드는 신경세포는 우리를 깨어 있게 하는 세포로, 이 세포가 사라지면 기면증이 생긴다. 2006년 데니스 부르다코프 연구진은 이 세포가 포도당에 눌린다는 것을 보였다. 그것도 끼니 사이에 혈당이 오르내리는 정도의 작은 변화에 반응할 만큼 예민했다. 배가 고프면 오렉신이 깨어 있게 하고, 먹고 나면 그 신호가 누그러진다. 다만 2011년 같은 연구진의 후속 연구에서는 아미노산이 오렉신 세포를 오히려 깨웠고, 아미노산이 있으면 포도당의 억제 효과도 약해졌다. 단백질을 곁들인 식사가 덜 졸릴 수 있다는 추론이 여기서 나온다. 단, 생쥐 실험이고 사람에게서 확인된 것은 아니다.

초파리도 밥을 먹고 잔다. 2016년 *eLife*에 실린 연구에서 초파리는 먹은 직후 잠깐 더 잤고, 그 잠은 먹은 양과 단백질, 소금에 비례했다. 설탕과는 관계가 없었다. 종이 다르니 사람에게 그대로 옮길 수는 없지만, 식후 졸음이 동물들에게 깊이 새겨진 반응이라는 점은 짐작할 수 있다.

## 버티는 법, 자는 법

이제 노트의 문장으로 돌아가자. 오후를 어떻게 넘길까.

가장 확실한 처방은 짧은 낮잠이다. 호주 플린더스대학의 에이미 브룩스와 레온 랙은 2006년 전날 밤 5시간만 잔 젊은이 24명에게 오후 3시에 낮잠을 0분, 5분, 10분, 20분, 30분씩 자게 하고 깬 뒤 세 시간을 지켜봤다.

| 낮잠 길이 | 깬 뒤 |
|---|---|
| 5분 | 안 잔 것과 거의 같다 |
| 10분 | 졸림, 피로, 활력, 인지 수행이 곧바로 좋아지고 일부는 155분까지 간다 |
| 20분 | 효과가 약 35분 늦게 나타난다 |
| 30분 | 깬 직후 오히려 멍해졌다가 나중에 좋아진다 |

30분 낮잠 직후의 멍함을 '수면 관성'이라 한다. 깊은 잠에 들었다가 깨면 뇌가 다시 시동을 거는 데 시간이 걸린다. 보통은 30분 안에 풀리지만, 깨자마자 발표를 해야 한다면 곤란하다. 30초나 90초짜리 쪽잠은 효과가 없었다(티첼·랙, 2002). 다만 '20분 이하'를 철칙처럼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전날 얼마나 못 잤는지, 몇 시에 자는지에 따라 짧은 낮잠에서도 깊은 잠이 나올 수 있다는 리뷰도 있다.

NASA는 이걸 조종석에서 시험했다. 1994년 보고서에서 장거리 국제선 조종사 21명 가운데 12명에게 순항 중 한 사람씩 40분 쉴 기회를 줬다. 그들은 기회의 93%에서 실제로 잠들었고, 평균 5.6분 만에 잠들어 26분 동안 잤다. 착륙 전 마지막 90분 동안 뇌파와 눈 움직임에 찍힌 짧은 졸음 신호는 쉰 조종사들이 1인 평균 2.90회, 쉬지 않은 조종사들이 6.37회였다. 쉬지 않은 쪽은 평소대로 근무하라는 지시를 받았는데도 네 명이 다섯 번 졸았다. 그런데 조종사들 스스로 느끼는 각성 정도는 두 무리가 비슷했다. 낮잠의 효과는 본인도 잘 모른다. 흔히 인용되는 '수행 34%, 각성 54% 향상'이라는 숫자는 이 보고서 원문에서는 찾을 수 없었다.

카페인과 낮잠을 함께 쓰는 방법도 있다. 커피를 마시고 곧바로 짧게 눈을 붙이면, 카페인이 몸에 퍼지는 동안 자고 깰 무렵 카페인이 작동한다. 혼과 레이너는 1997년 졸린 운전자 12명을 시뮬레이터에서 두 시간 달리게 했다. 차선을 벗어나는 일 같은 위험한 사건이 위약을 먹었을 때에 비해 카페인만 먹으면 34%로, 낮잠과 카페인을 함께 쓰면 9%로 줄었다. 일본의 하야시 미쓰오 연구진도 2003년 20분 낮잠에 카페인, 밝은 빛, 세수를 더해 비교했는데 카페인과 낮잠의 조합이 가장 효과가 좋았고 세수는 약하고 짧았다.

자지 않고 버티는 방법도 있다. 점심 직후 창가의 자연광을 30분 쬐면 오후 졸음이 줄었다(가이다 외, 2006). 수면이 모자란 사람에게 1,000럭스의 밝은 빛을 비춘 실험도 비슷한 결과를 냈다. 매시간 5분씩 걸으면 하루가 끝날 때의 피로와 기분이 나아졌다(베르구이냥 외, 2016). 껌은 동공으로 잰 졸음 지표를 누그러뜨렸지만 본인이 느끼는 각성은 그대로였다.

운전 중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혼과 레이너는 1998년 잠을 줄인 운전자들에게 찬바람을 쐬거나 라디오를 틀게 했는데, 둘 다 위험한 사건을 의미 있게 줄이지 못했다. 저자들은 기껏해야 쉴 곳을 찾을 때까지만 버티게 해 주는 임시방편이라고 결론 냈다. 졸음은 술과도 비교된다. 17~19시간 깨어 있은 사람의 일부 수행은 혈중알코올농도 0.05%와 같거나 그보다 나빴다(윌리엄슨·페이어, 2000). 미국 AAA 교통안전재단은 실제 주행 영상 700여 건을 분석해 사고의 9.5%에 졸음이 끼어 있었다고 추정했다(2018). 공식 통계보다 여덟 배쯤 많은 숫자다.

## 자는 게 나을까, 버티는 게 나을까

여기까지 보면 낮잠은 좋은 것 같다. 그런데 오래 따라간 역학 연구들은 다른 얼굴도 보여 준다.

좋은 쪽부터 보자. 그리스 성인 2만 3,681명을 평균 6년 넘게 따라간 연구에서 규칙적으로 낮잠을 잔 사람은 관상동맥 질환으로 숨질 위험이 37% 낮았다(나스카 외, 2007). 스위스 로잔 주민 3,462명을 5년 넘게 본 연구에서는 일주일에 한두 번 낮잠을 자는 사람의 심혈관 사건 위험이 절반쯤이었다(호이슬러 외, 2019). 영국 바이오뱅크 자료로 유전 변이를 이용해 분석한 연구는 낮잠 성향이 뇌 용적이 조금 더 큰 것과 이어진다고 봤다(파스 외, 2023).

나쁜 쪽도 있다. 15만 명이 넘는 11개 코호트를 모은 메타분석에서 하루 60분 이상 낮잠은 안 자는 것에 비해 심혈관 질환 위험 1.82배, 사망 위험 1.27배와 연관됐다(야마다 외, 2015). 60분 미만은 차이가 없었고, 위험 곡선은 30분 안쪽에서 살짝 내려갔다가 45분쯤부터 가파르게 올라가는 J자였다. 스페인 무르시아의 성인 3,275명을 본 연구에서는 30분을 넘는 시에스타가 비만과 대사증후군과 함께 나타났고, 30분 이하는 오히려 혈압이 높을 위험이 낮았다(비스마노스 외, 2023). 영국 바이오뱅크 35만여 명을 분석한 연구는 평소 낮잠을 잔다는 사람에게서 고혈압이 1.12배, 뇌졸중이 1.24배 많았다고 보고했다(양 외, 2022).

이 숫자들을 볼 때는 화살표의 방향을 조심해야 한다. 이미 몸이 아픈 사람이 낮잠을 더 많이, 더 길게 잘 수 있다. 노인 1,401명을 최대 14년간 손목 측정기로 따라간 연구에서 알츠하이머병이 진행되자 낮잠이 늘어나는 속도가 두 배 넘게 빨라졌다(리 외, 2023). 긴 낮잠이 병을 부르는지, 병이 긴 낮잠을 부르는지 관찰만으로는 가리기 어렵다. 같은 영국 바이오뱅크 자료로 같은 기법을 쓴 두 연구가 하나는 뇌에 좋다고, 하나는 혈압에 나쁘다고 결론 낸 것도 그래서 흥미롭다.

목적에 따라 처방이 뒤집히기도 한다. 하버드의 사라 메드닉 연구진은 2003년 60~90분 낮잠이 깊은 잠과 꿈꾸는 잠을 모두 거치면 시각 학습 향상이 밤잠 8시간과 비슷하다고 보고했다. 졸음을 쫓는 데는 10~20분이 좋지만, 배운 것을 굳히는 데는 오히려 긴 낮잠이 맞을 수 있다.

연구들을 상황별로 묶어 보면 대략 이렇다.

| 상황 | 어떻게 할까 |
|---|---|
| 운전 중 졸리다 | 무조건 세우고 잔다. 할 수 있으면 커피를 마시고 15~20분. 찬바람과 라디오는 효과가 거의 없다 |
| 전날 못 잤고 오후에 졸리다 | 이른 오후에 10~20분 잔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교육 자료도 20분 미만을 권한다 |
| 깨자마자 발표가 있다 | 자지 않거나 10분 안쪽으로. 대신 창가의 빛, 5분 걷기 |
| 늦은 오후나 저녁이다 | 되도록 자지 않는다. 밤잠을 방해한다 |
| 낮잠이 습관적으로 45분을 넘는다 | 줄여 본다. 다만 원인보다 신호일 수 있다 |
| 나이 들며 낮잠이 점점 길어진다 | 낮잠을 탓하기보다 몸의 신호로 보고 진료를 고려한다 |
| 불면증이 있다 | 자지 않는다. 불면증 인지행동치료는 낮잠을 줄여 밤의 수면 압력을 모은다 |

우리나라에서도 시도가 있었다. 서울시는 2014년 8월 직원이 신청하면 오후 1시에서 6시 사이에 30분에서 한 시간 낮잠을 자도록 허용했다. 중앙정부와 지자체를 통틀어 처음이었는데, 잔 만큼 아침이나 저녁에 더 일해야 하는 조건이 붙었다. 얼마나 쓰였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 졸음을 먼저 알아차리는 자동차

사무실에서는 졸다가 고개를 들면 그만이지만 운전석에서는 2초가 길다. 그래서 자동차는 운전자보다 먼저 졸음을 알아차리려고 오래 애써 왔다. 방법은 크게 세 갈래다.

![졸음을 읽는 자동차의 세 가지 눈. 핸들과 차선의 움직임으로 짐작하는 간접 방식, 적외선 카메라로 눈꺼풀과 시선을 직접 보는 운전자 모니터링, 뇌파와 심박 같은 생체 신호. 지금 양산차의 주류는 앞의 두 가지다](/uploads/45ca6926f1041a14.webp =720)

**핸들로 짐작하기.** 졸린 운전자는 핸들을 한동안 거의 움직이지 않다가 갑자기 작고 빠르게 꺾는다. 보쉬의 졸음 감지는 조향각 센서로 이 무늬를 찾는다. 주행이 시작되면 그 운전자의 평소 조향 습관을 익히고, 약 70가지 신호를 함께 따져 습관에서 벗어나면 계기판에 커피잔을 띄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2009년 어텐션 어시스트를 내놓았다. 시속 60~200km에서 70개가 넘는 변수를 재고, 매번 주행 첫 몇 분 동안 운전자의 기준선을 새로 잡는다. 현대·기아의 운전자 주의 경고(DAW)는 이름과 달리 운전자를 찍지 않는다. 앞유리의 전방 카메라로 차가 차선 안에서 어떻게 흔들리는지 보고 주의 수준을 짐작한다. 그래서 사용 설명서에는 차선이 흐리거나 지워진 길에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고 적혀 있다.

**눈을 직접 보기.**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DMS)은 핸들 기둥이나 계기판 위에 작은 카메라를 두고 얼굴을 찍는다. 대개 사람 눈에 안 보이는 근적외선 조명을 함께 쓴다. 940nm 파장이 많이 쓰이는데, 대기 중 수분이 이 파장의 햇빛을 흡수해 낮에도 간섭이 적고, 850nm보다 붉은 빛이 덜 보인다. 일반 선글라스는 가시광을 막아도 근적외선은 통과시키는 경우가 많아 눈을 볼 수 있다. GM의 슈퍼 크루즈(2017년 발표, 2018년 캐딜락 CT6)는 시잉 머신스의 기술로 운전자의 머리 방향과 눈꺼풀을 보고, 시선이 몇 초 넘게 길에서 벗어나면 핸들의 불빛, 계기판, 시트 진동, 경고음 순으로 단계를 올리다 끝까지 반응이 없으면 차를 세운다. 제네시스의 전방 주시 경고(FAW)도 실내 카메라로 눈을 보는데, 편광 선글라스나 모자, 짙은 눈 화장이 방해할 수 있다고 밝히고 영상을 저장하지 않는다고 적어 두었다.

테슬라는 오래 핸들에 가해지는 미세한 힘으로 운전자가 깨어 있는지 판단했다. 미국 교통안전위원회(NTSB)는 2017년 이것이 운전자가 어디를 보는지 거의 알려 주지 못한다며 더 나은 감시 수단을 권고했다. 테슬라는 2021년 5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에서 룸미러 위 실내 카메라로 주의 분산을 감지하기 시작했고, 2023년 12월에는 오토스티어의 오용을 막는 장치가 불충분할 수 있다는 미국 도로교통안전국 조사 끝에 203만 1,220대를 무선 업데이트로 리콜했다. 핸들 쪽도 진화했다. 메르세데스는 2020년 E클래스에 손이 닿을 때 생기는 정전용량 변화로 손을 감지하는 핸들을 넣었다.

**몸의 신호 읽기.** 뇌파는 졸음을 판정하는 실험실의 기준이지만 운전석에서 쓰기는 비현실적이다. 심박 변이나 시트 센서, 레이더로 숨을 재는 방식은 대부분 연구 단계다. 생체 신호로 졸음을 감지한 연구 21편을 모은 리뷰에서 민감도는 39%에서 98.8%까지 들쭉날쭉했다(왓링 외, 2021). 국내에서는 교통안전공단이 2017년 수도권 광역버스에 얼굴 감시 카메라, 운행 궤적 분석, 진동 밴드를 묶은 장치를 시범 운영한 적이 있다.

이제 이 장치들은 선택이 아니다. 유럽연합은 일반안전규정으로 졸음·주의 경고(DDAW)를 2022년 7월부터 새로 형식승인을 받는 차에, 2024년 7월부터 새로 등록하는 모든 차에 의무로 달게 했다. 시선을 오래 돌리는 것까지 잡는 고급 주의 분산 경고(ADDW)는 2024년 7월 새 차종부터, 2026년 7월부터는 모든 신차가 대상이다. 이제 유럽에서 새로 등록하는 차는 모두 운전자의 시선을 살펴야 한다. 세부 규정에는 공들인 대목이 있다. DDAW는 졸음 정도를 스스로 매기는 9점 척도(카롤린스카 졸음 척도)로 8점 이상인 운전자에게 경고해야 하고, 시속 70km를 넘으면 저절로 켜진다. 그리고 두 장치 모두 생체정보에 기대지 않아야 하며, 필요한 데이터는 차 안에서만 처리하고 곧바로 지워야 한다.

유럽의 신차 안전도 평가인 유로 NCAP은 2023년부터 운전자 감시에 점수를 준다. 만점은 운전자를 직접 보는 방식만 받을 수 있다. 시선을 3초 넘게 길에서 돌리면 긴 주의 분산, 30초 안에 합쳐서 10초를 딴 데 보면 짧은 주의 분산이다. 0.5초를 넘는 긴 눈 감김은 미세수면과, 3초를 넘는 눈 감김은 잠과 연결 짓는다.

## 눈꺼풀을 숫자로 바꾸기

카메라가 졸음을 읽는 원리는 생각보다 단순하다. 1994년 미국 버지니아공대의 월터 위어윌은 운전 시뮬레이터 연구에서 'PERCLOS'라는 지표를 정리했다. 일정 시간(보통 1분) 동안 눈꺼풀이 눈동자를 80% 이상 덮고 있던 시간의 비율이다. 1998년 펜실베이니아대학의 데이비드 딩스 연구진은 잠을 빼앗긴 사람들의 반응 실수와 여러 눈 지표를 견줘 보고 PERCLOS가 가장 믿을 만하다고 보고했다. 졸음은 깜빡임의 횟수보다 느리게 감기는 눈에서 드러났다.

그런데 카메라로 '80% 감김'은 어떻게 잴까. 2016년 체코공과대학의 테레자 소우쿠포바와 얀 체흐가 내놓은 '눈 종횡비(EAR)'가 웹캠 졸음 감지의 출발점이 되었다. 눈 둘레에 점 여섯 개를 찍고, 눈의 세로 길이를 가로 길이로 나눈다.

![눈 종횡비(EAR)와 PERCLOS. 눈 둘레 여섯 점에서 세로 두 줄의 합을 가로 길이의 두 배로 나눈다. 눈을 뜨면 거의 일정하고 감으면 0에 가까워진다. 이 값을 시간으로 이어 80% 이상 감긴 구간의 비율을 내면 PERCLOS가 된다](/uploads/eb5a38ec0e16e875.webp =720)

EAR = (|p2−p6| + |p3−p5|) / (2 × |p1−p4|)

눈을 뜨고 있으면 이 값은 거의 일정하고 감을수록 0으로 떨어진다. 얼굴이 카메라에서 멀어져 작게 찍혀도 비율이라 값이 변하지 않는다. 깜빡임은 보통 0.1~0.4초에 끝난다. 논문은 EAR 0.2를 단순한 비교 기준으로 쓰고, 실제로는 앞뒤 6프레임씩, 13개의 EAR 값을 묶어 깜빡임인지 아닌지 가리는 분류기를 썼다. 저자들은 하품이나 찡그림에도 EAR이 내려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로 NCAP의 2023년 논문은 반대쪽 이야기도 들려준다. 차선이나 핸들 같은 간접 신호는 졸린 운전자를 안정적으로 잡지 못했고, PERCLOS 하나만으로도 최선의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깜빡임의 길이, 눈꺼풀이 감기는 속도, 깜빡임 횟수를 함께 보는 편이 낫고, 졸음이 드러나는 모습이 사람마다 다르다고 적었다. 그래서 실제 장치는 지표 여러 개를 겹쳐 보고 사람마다 기준선을 따로 잡는다.

## 웹캠 졸음 거울

이 원리를 그대로 옮겨 브라우저에서 도는 '졸음 거울'을 만들었다. 아래 액자는 그림 얼굴이 대본대로 졸고, 깜짝 깨고, 한눈을 파는 시뮬레이션이다. 판정기는 카메라 모드와 똑같은 코드를 쓴다.

```map /embed/drowsy-2026.html 16:10
졸음 거울 시뮬레이션. 그림 얼굴이 48초짜리 대본을 따라 또렷하다가, 졸기 시작해 느리게 깜빡이고 하품하고, 1.5초 넘게 눈을 감았다가 깜짝 깨고, 고개를 돌려 한눈을 판다. 하늘색 점은 판정기가 재는 눈 여섯 점과 입 네 점이다. 오른쪽에서 눈 뜸 정도, 최근 30초의 PERCLOS, 깜빡임 길이, 하품, 고개 각도가 바뀌고 판정이 또렷·주의·졸음·위험으로 오르내린다. '직접 조작'을 누르면 슬라이더로 얼굴을 움직이거나 스페이스 키로 눈을 감길 수 있다.
```

내 얼굴로 해 보려면 [카메라로 직접 해 보기](/embed/drowsy-2026.html?mode=cam)를 누른다. 글 안의 액자에서는 보안 때문에 카메라를 켤 수 없게 막아 두어서, 카메라 모드는 따로 한 화면으로 열린다. 영상은 브라우저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 내려받는 것은 구글의 미디어파이프 라이브러리와 3.8MB짜리 얼굴 모델 파일뿐이다. 물론 운전 중에 쓰면 안 된다. 원리를 보여 주는 장난감이다.

만드는 과정은 다섯 단계다.

1. **프레임을 받는다.** 웹캠 영상을 브라우저의 `getUserMedia`로 받는다.
2. **얼굴에 점 478개를 찍는다.** 미디어파이프 얼굴 랜드마커가 한 프레임마다 얼굴 468점과 홍채 10점을 3차원 좌표로 돌려준다. 같은 모델이 '눈 감김', '턱 벌림' 같은 표정 점수 52개와 머리의 회전 행렬도 함께 낸다. 라이브러리는 2026년 10월 6일 나온 1.1.0이 최신이지만 하루 된 판이라 바로 앞 판인 1.0.1에 고정했다.
3. **특징량을 뽑는다.** 33·160·158·133·153·144번 점으로 한쪽 눈의 EAR을, 362·385·387·263·373·380번으로 다른 쪽 눈의 EAR을 구한다. 입술 안쪽 점들로 입의 세로÷가로(MAR)를 구하고, 회전 행렬에서 고개의 좌우·위아래 각도를 꺼낸다.
4. **시간 창에 쌓는다.** 처음 3초 동안 정면을 보며 평소 뜬 눈의 EAR을 재서 기준선으로 삼는다. 이후 매 프레임 '눈 뜸 정도'를 기준선 대비로 바꾸고, 20% 아래면 80% 이상 감긴 것으로 센다. 최근 30초 동안 감긴 시간의 비율이 PERCLOS다. 실제 연구는 1분 이상을 쓰지만 시연이 지루하지 않게 줄였다. 감겼다 뜰 때마다 그 길이를 재서 깜빡임 길이와 횟수도 낸다.
5. **판정하고 경고한다.** 판정 규칙은 다음과 같다.
   - 한 번에 0.5초 넘게 감기면 졸음, 1.5초 넘게 감기면 위험으로 바로 올린다. 0.5초는 유로 NCAP이 미세수면과 엮는 기준이고, 1.5초는 시연용으로 정한 값이다.
   - PERCLOS가 6%, 12%, 25%를 넘으면 각각 주의, 졸음, 위험으로 올린다.
   - 평균 깜빡임이 0.35초를 넘거나 2분 안에 하품이 두 번이면 주의로 올린다.
   - 고개를 28도 넘게 돌리거나 22도 넘게 숙이거나 젖힌 채 3초가 지나면 '전방을 보시오'를 띄운다.

이 문턱값들은 연구마다 다르고 사람마다 맞는 값도 다르다. 그래서 코드 맨 위 한곳에 모아 두었다.

직접 해 보면 한계가 바로 보인다. 웹캠은 가시광 카메라라서 선글라스를 쓰면 눈을 못 보고, 방이 어두우면 점이 흔들린다. 고개를 돌리면 먼 쪽 눈이 납작하게 찍혀 EAR이 저절로 내려간다. 웃으면 눈이 가늘어져 졸음으로 오해받는다. 반대로 피곤한 줄 알았는데 숫자는 멀쩡한 날도 있다. 차량용 장치가 적외선 조명을 따로 달고, 개인 기준선을 매번 다시 잡고, 지표 여러 개를 겹쳐 보는 이유를 여기서 몸으로 알게 된다. 화면 옆에는 미디어파이프 모델이 직접 낸 '눈 감김' 점수도 같이 띄워 두었다. 점 여섯 개로 계산한 기하학적 숫자와 학습된 모델의 판단이 언제 엇갈리는지 견줘 볼 수 있다.

## 오후 두 시를 대하는 법

노트의 문장은 오후를 '극복'하는 방법을 물었다. 따라가 보니 오후의 졸음은 이겨야 할 적이라기보다 몸에 새겨진 일정에 가까웠다. 점심을 굶어도 오고, 밥을 많이 먹으면 커지고, 잠이 모자라면 깊어진다. 그러니 억지로 버티기보다 그 시간을 알고 쓰는 편이 낫다. 무거운 점심은 덜 먹고, 창가로 나가 빛을 쬐고, 5분 걷고, 정 안 되면 커피 한 잔 뒤에 15분 눈을 붙인다. 운전 중이라면 무조건 차를 세운다.

자동차는 그 일을 대신 해 주려고 눈꺼풀을 세고 있다. 그래도 장치가 할 수 있는 일은 알려 주는 것까지다. 경고음을 듣고 차를 세우는 것은 여전히 사람의 몫이다. 오늘 만든 졸음 거울도 마찬가지다. 화면이 빨갛게 번쩍이면 그것을 끄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잠깐 자는 것이다.

『오늘의 한 페이지』는 그렇게 노트 속 한 줄에서 출발해 오늘의 생각 한 장에 가닿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