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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에서 혀까지 1편 표지. 사진 속 1 mm는 몇 픽셀인가라는 제목 옆에, 기울어진 종이 위의 같은 크기 원판들이 위쪽은 파랗게 작게, 아래쪽은 빨갛게 크게 찍혀 있고 가운데 500원 동전이 놓여 있다
연재버에서 혀까지 · 2회

사진 속 1 mm는 몇 픽셀인가

동전 하나로 배율을 잡으면 사진 전체가 같은 배율이라고 가정하게 된다. 휴대폰이 5° 기울면 같은 크기의 입자가 자리마다 9%p 가까이 다르게 잡히는데, 동전은 0.4%밖에 찌그러지지 않는다. 핀홀 카메라로 따져 본 사진 측정의 첫 단추.

· SYSOP · 조회 3

사진으로 커피 가루의 크기를 재려면 먼저 답해야 할 질문이 하나 있다. 사진 속 1 mm는 몇 픽셀인가.

입자를 찾아내는 알고리즘이 아무리 정교해도 결과는 픽셀 단위로 나온다. "이 입자는 지름 23픽셀"이라는 답은 그 자체로는 아무 쓸모가 없다. 픽셀을 밀리미터로 바꾸는 배율이 있어야 숫자가 커피 이야기가 된다. 그리고 그 배율이 틀리면 뒤에 쌓는 모든 것이 같이 틀린다. 입자 분포도, 평균 크기도, 그라인더끼리의 비교도 그렇다.

이 문제를 먼저 붙든 사람들이 있다. 천체물리학자 조너선 가녜(Jonathan Gagné)는 커피 가루 사진을 분석하는 공개 프로그램 coffeegrindsize를 만들었다. 이 프로그램은 사진 속에 동전을 하나 같이 찍어 배율을 잡는다. 국내에서는 커피 커뮤니티 언스페셜티의 칼럼 「분쇄도 가이드 개발기」(2023)가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종이 위에 그린 100 mm 정사각형의 네 모서리에 10 mm 크기의 ArUco 마커를 붙이고, 사진을 정면에서 본 모양으로 펴서 픽셀 하나를 0.0275 mm(27.5 µm)로 맞췄다. 칼럼은 동전 하나로는 사진의 왜곡을 보정할 수 없어서 점이 적어도 네 개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왜 동전 하나로는 부족할까. 얼마나 부족할까. 이번 글은 그 질문을 카메라 쪽에서 따져 본다.

바늘구멍 하나로 시작하는 카메라

카메라가 크기를 어떻게 바꾸는지는 가장 단순한 카메라에서 시작하면 잘 보인다. 깜깜한 방의 벽에 바늘구멍을 하나 뚫으면, 맞은편 벽에 바깥 풍경이 거꾸로 맺힌다. 이 원리는 아주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었다.

나무 판화. 왼쪽에 일식으로 이지러진 태양이 있고, 오른쪽에 벽에 작은 구멍이 난 방이 단면으로 그려져 있다. 태양에서 온 두 광선이 구멍에서 교차해 방 안쪽 벽에 뒤집힌 태양 상을 맺는다. 위에는 라틴어로 1544년 1월 24일 루뱅의 일식이라고 적혀 있다

1544년 1월 루뱅에서 일식을 관측한 카메라 옵스큐라. 인쇄물에 실린 카메라 옵스큐라 그림으로는 가장 이른 것으로 꼽힌다. 그림: Gemma Frisius, De Radio Astronomica et Geometrica(1545) / Wikimedia Commons (퍼블릭 도메인)

바늘구멍을 지나는 빛은 곧게 나아간다. 그래서 물체의 위쪽 끝에서 온 빛은 구멍을 지나 아래쪽에, 아래쪽 끝에서 온 빛은 위쪽에 닿는다. 물체에서 구멍까지의 거리를 D, 구멍에서 벽(센서)까지의 거리를 f라고 하면, 두 삼각형은 닮은꼴이다. 크기 L인 물체의 상은 L × f ÷ D가 된다.

휴대폰 카메라에는 바늘구멍 대신 여러 장의 렌즈가 들어 있다. 그래도 사진 속 물체의 크기를 계산할 때는 이 바늘구멍 모델이 대부분을 설명한다. 컴퓨터 비전에서 카메라를 다루는 출발점도 이 모델이다(Hartley & Zisserman 2004). 렌즈가 이 모델에서 벗어나는 부분은 뒤에서 따로 본다.

이 기하를 먼저 쓴 사람들은 화가였다. 알브레히트 뒤러는 1525년에 낸 원근법 교본에 류트를 종이에 옮겨 그리는 장치를 실었다.

목판화. 탁자 위에 류트가 놓여 있고, 벽에 고정된 고리에서 나온 실이 류트의 한 점까지 팽팽하게 당겨져 있다. 실은 탁자 가운데 세운 나무 틀을 지난다. 한 사람이 실 끝을 류트 위에 대고 있고, 다른 사람은 실이 틀을 지나는 위치를 틀에 달린 종이에 점으로 찍고 있다. 종이에는 류트 모양의 점들이 찍혀 있다

뒤러의 류트 그리기 장치(1525). 벽의 고리가 눈(바늘구멍) 역할을 하고, 실은 빛줄기, 나무 틀은 센서다. 실이 틀을 지나는 점을 하나씩 찍으면 원근법에 맞는 그림이 된다. 그림: Albrecht Dürer, Underweysung der Messung / Wikimedia Commons (퍼블릭 도메인)

이 장치에서 류트의 가까운 쪽은 크게, 먼 쪽은 작게 찍힌다. 같은 크기의 물체라도 거리가 다르면 다른 크기로 맺힌다. 이번 글의 문제는 모두 여기서 나온다.

15 cm 위에서 찍으면 1 mm는 20픽셀

바늘구멍 공식을 픽셀로 바꾸면 더 간단해진다. 초점거리 f를 픽셀 단위로 적으면, 거리 D(mm)에서 1 mm는 f ÷ D 픽셀이다.

요즘 휴대폰 메인 카메라를 예로 들어 보자. 사진 크기가 4032×3024픽셀이고 렌즈가 35 mm 필름 환산 26 mm라면, 픽셀 단위 초점거리는 약 3,030픽셀이 된다. 이 카메라를 종이에서 15 cm 위에 들고 찍으면 1 mm는 약 20픽셀이다. 픽셀 하나가 종이 위에서 약 50 µm를 덮는다. 10 cm로 내리면 30픽셀, 30 cm로 올리면 10픽셀이다.

핀홀 카메라 도식. 왼쪽에 크기 L인 물체, 가운데에 바늘구멍, 오른쪽에 센서가 있다. 물체의 위아래 끝에서 나온 두 광선이 바늘구멍에서 교차해 센서에 뒤집힌 상(크기 ℓ)을 만든다. 물체에서 구멍까지 거리는 D, 구멍에서 센서까지는 초점거리 f다. 위쪽에 공식 ℓ = L × f ÷ D와 1 mm = f(px) ÷ D(mm)가 적혀 있다. 아래에 휴대폰 메인 카메라 예시로 10 cm에서 30 px, 15 cm에서 20 px, 20 cm에서 15 px, 30 cm에서 10 px가 나열돼 있다

숫자 하나만 짚고 넘어가자. 커피 미분의 봉우리는 30~40 µm 근처에 있다(Mo 2023). 15 cm 높이에서 찍은 사진에서는 픽셀 하나보다 작다. 사진으로 커피를 잴 때 무엇을 셀 수 있고 무엇을 셀 수 없는지는 이 배율에서 이미 정해진다.

배율을 정하는 데 필요한 것은 결국 거리 D다. 그런데 휴대폰을 손에 들고 찍으면 D를 정확히 알 길이 없다. 그래서 크기를 아는 물체를 같이 찍는다.

동전 하나로 배율을 잡는 법

가녜의 프로그램은 사진 속 동전의 한쪽 끝과 반대쪽 끝을 마우스로 찍게 한다. 그 사이가 몇 픽셀인지 재고, 동전의 실제 지름으로 나누면 배율(px/mm)이 나온다. 프로그램 안에는 캐나다·미국 동전과 유로 동전의 지름이 목록으로 들어 있다. 500원 동전이라면 지름 26.5 mm를 넣으면 된다.

흰 종이 위에 커피 가루가 드문드문 흩어져 있고, 왼쪽 위에 동전 하나와 손글씨 메모가 놓여 있다

coffeegrindsize 매뉴얼에 실린 촬영 예시. 가루를 서로 닿지 않게 흩고, 크기를 아는 동전을 함께 찍는다. 사진: Jonathan Gagné, coffeegrindsize (MIT 라이선스)

매뉴얼은 촬영 요령도 꼼꼼하게 적어 두었다. 사진은 종이에 수직으로, 위에서 찍는다. 그림자가 없어야 하고 초점이 맞아야 한다. 동전을 잴 때는 두 가지를 조심하라고 한다. 첫째, 카메라가 비스듬하면 동전이 타원으로 보이는데, 이때는 반드시 짧은 쪽 축을 따라 재라고 한다. 그러지 않으면 결과가 크게 치우친다는 것이다. 둘째, 동전의 두께가 길이에 섞여 들어가지 않게 하라고 한다.

이 방법은 가정 하나에 기대고 있다. 사진 전체에서 배율이 똑같다는 가정이다. 동전 자리에서 1 mm가 20픽셀이면, 사진 반대편 구석에서도 1 mm는 20픽셀이어야 한다. 이 가정은 카메라 센서가 종이와 정확히 평행할 때만 성립한다.

카메라가 기울면

휴대폰이 종이와 평행하지 않고 조금 기울었다고 해 보자. 그러면 종이의 한쪽은 카메라에 가깝고 반대쪽은 멀어진다. 뒤러의 류트처럼, 가까운 쪽 입자는 크게 찍히고 먼 쪽 입자는 작게 찍힌다.

얼마나 차이가 날까. 아래 시뮬레이션은 앞에서 가정한 휴대폰 카메라를 종이 위에 띄운 것이다. 100 mm 정사각형 안에 지름 4 mm로 크기가 똑같은 원판을 늘어놓고, 동전으로 잡은 배율 하나로 모든 원판을 쟀다. 색은 원판마다 실제보다 얼마나 크게(빨강), 또는 작게(파랑) 잰 것인지를 나타낸다. 높이와 기울기를 바꿔 보고, 동전 위치와 동전을 재는 축도 바꿔 보자.

가상의 휴대폰 카메라로 종이를 내려다본 화면을 그리는 시뮬레이션. 카메라 높이, 기울기, 렌즈 왜곡을 슬라이더로 바꿀 수 있다. 종이 위 100 mm 정사각형 안에 크기가 같은 원판들이 놓여 있고, 원판마다 동전 하나로 잡은 배율로 쟀을 때의 크기 오차가 색으로 칠해진다. 실제보다 크게 잰 원판은 빨강, 작게 잰 원판은 파랑이다. 동전 위치(한가운데, 위쪽 끝, 구석), 동전을 재는 축(면적 기준, 긴 축, 짧은 축), 동전 윗면으로 재는지도 고를 수 있다. 오른쪽 아래에 가운데의 1 mm가 몇 픽셀인지, 동전이 얼마나 타원으로 보이는지, 원판 크기 오차의 범위가 숫자로 나온다.

15 cm 높이에서 카메라가 5° 기울면, 동전을 한가운데 두었을 때 원판 크기가 위치에 따라 −4.2%에서 +4.5%까지 달라진다(모델 추정). 가장 크게 잰 원판과 가장 작게 잰 원판이 9%p 가까이 벌어진다. 10°면 범위가 17%p로 거의 두 배가 된다. 동전을 사진 구석에 두면 사정이 더 나쁘다. 10° 기운 사진에서 동전이 먼 쪽 구석에 있으면, 동전 반대편 원판은 실제보다 19% 크게 잡힌다.

이 오차는 성격이 고약하다. 모든 입자를 같은 비율로 키우거나 줄이는 오차라면 차라리 낫다. 평균은 틀려도 그라인더끼리 비교하는 데는 지장이 적다. 기울기가 만드는 오차는 위치마다 다르다. 똑같은 크기의 입자들이 자리에 따라 다른 크기로 잡히니, 측정된 분포가 실제보다 넓게 퍼진다. 분쇄가 얼마나 고른지를 보려고 사진을 찍었는데, 정작 카메라가 그 고름을 흐려 놓는 셈이다.

동전은 기울기를 알려 주지 않는다

그렇다면 동전이 타원으로 보이는지 확인해서 기울기를 알아채면 되지 않을까. 매뉴얼도 타원으로 보이면 짧은 축으로 재라고 했다. 계산해 보니 이 방법은 거의 통하지 않았다.

두 곡선 그래프. 가로축은 카메라 기울기 0~15°다. 빨간 곡선은 100 mm 정사각형 안 원판들의 크기 오차 범위로, 5°에서 8.7%p, 10°에서 17.4%p로 거의 직선으로 올라간다. 파란 곡선은 한가운데 동전의 긴 축이 짧은 축보다 긴 비율로, 5°에서 0.4%, 10°에서 1.5%로 바닥에 붙어 천천히 오른다

15 cm 높이, 동전은 한가운데. 기울기가 커지면 종이 위 크기 오차(빨강)는 곧바로 커지지만, 동전의 찌그러짐(파랑)은 한참 뒤에야 눈에 띈다. 이 연재의 핀홀 모델 계산이다

5° 기울었을 때 한가운데 동전은 긴 축이 짧은 축보다 0.4% 길다. 지름 26.5 mm짜리 동전이 20 px/mm로 찍혔다면 530픽셀 가운데 2픽셀 차이다. 동전 테두리를 손으로 클릭하는 정밀도로는 보이지 않는 차이다. 그 사진 안의 원판들은 이미 9%p 가까이 엇갈려 있는데도 그렇다.

두 효과가 자라는 속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기울어진 원은 기운 방향으로 cos θ만큼 짧아진다. 5°면 cos 5° = 0.996으로 거의 1이다. 반면 종이 양 끝까지의 거리 차이는 기울기에 바로 비례한다. 5° 기울면 100 mm 종이의 양 끝은 카메라와의 거리가 약 9 mm 다르다. 15 cm에 비하면 6%다. 앞의 것은 기울기의 제곱에 가깝게, 뒤의 것은 기울기에 정비례해서 자란다. 작은 기울기에서는 뒤의 것이 압도한다.

실제 사진은 어떨까. 가녜의 매뉴얼에서 '더 나은 예'로 실린 사진의 동전을 잘라 테두리에 타원을 맞춰 봤다.

동전을 확대한 사진에 빨간 타원이 테두리를 따라 그려져 있고, 세로로 빨간 선(600 px), 가로로 파란 선(570 px)이 두 축을 표시한다

매뉴얼 예시 사진의 동전. 세로 축이 약 600픽셀, 가로 축이 약 570픽셀로 5% 차이가 난다. 원본: Jonathan Gagné, coffeegrindsize (MIT 라이선스). 타원 맞춤(OpenCV)과 표시는 직접 했다

두 축이 약 5% 다르다. 이 차이에는 기울기만 있는 것이 아니다. 테두리 한쪽으로 동전 옆면이 비쳐 보이고, 동전이 사진 가장자리에 있어서 옆면이 보이는 각도도 생긴다. 어느 쪽이든 결과는 같다. 어느 축을 고르느냐에 따라 이 사진 속 모든 입자의 크기가 5%씩 함께 움직인다.

짧은 축을 고르라는 조언에도 한계가 있다. 기울어진 사진에서 짧은 축은 기운 방향으로 줄어든 길이다. 그런데 입자들은 아무 방향으로나 누워 있다. 입자의 면적은 두 방향의 배율을 곱한 만큼 바뀌므로, 어느 한 축의 배율로는 맞출 수 없다. 면적 기준으로 맞추려면 두 축의 기하평균을 써야 한다. 그래도 위치마다 달라지는 오차는 남는다. 배율 숫자 하나로는 기울어진 평면을 설명할 수 없다.

동전의 두께

동전에는 두께도 있다. 500원 동전은 두께가 2.0 mm다. 사진에서 우리가 클릭하는 것은 동전 윗면의 테두리이고, 커피 가루는 종이 바닥에 누워 있다.

윗면은 카메라에 2 mm 더 가깝다. 15 cm 높이에서 찍으면 동전 윗면은 바닥보다 1.35% 크게 찍힌다(모델 추정). 그만큼 배율을 크게 잡게 되고, 모든 입자는 1.35% 작게 잰다. 10 cm로 다가가면 2.0%, 30 cm로 물러나면 0.7%다. 가까이 찍을수록 커진다.

이 오차는 기울기와 달리 모든 입자에 똑같이 걸린다. 분포의 모양은 그대로 두고 통째로 옮긴다. 다른 사람이 다른 동전, 다른 높이에서 잰 결과와 비교할 때 문제가 된다.

렌즈는 바늘구멍이 아니다

여기까지는 카메라가 완벽한 바늘구멍이라고 가정했다. 실제 렌즈는 곧은 선을 조금씩 휘게 찍는다. 사진 가운데에서 멀어질수록 상이 안쪽으로 오그라들거나(술통형) 바깥으로 늘어난다(실패형). 이 휘어짐은 사진 가운데로부터의 거리에 따라 커져서 방사 왜곡이라고 부른다.

사진 측량 분야에서는 이 왜곡을 오래전부터 다항식으로 다뤘다. 상의 위치가 가운데로부터의 거리 r에 대해 r³, r⁵ 같은 항만큼 밀린다는 모델이다(Brown 1966). 지금 컴퓨터 비전에서 카메라를 보정할 때 쓰는 방법도 이 모델을 그대로 쓴다. 체커보드를 여러 각도에서 찍어 계수를 구한다(Zhang 2000).

정사각형 그래프. 가로축 u, 세로축 v는 센서 위 좌표(mm)다. 가운데를 중심으로 동심원 등고선이 그려져 있고, 안쪽부터 1, 2, 4, 8, 16, 32라는 숫자가 붙어 있다. 곳곳의 작은 화살표는 바깥에서 안쪽을 향하고, 가장자리로 갈수록 길어진다

20 mm 니코르 렌즈(초점 1 m)의 왜곡을 사진 측량으로 잰 지도. 등고선 숫자는 보정해야 할 길이이고, 화살표는 보정 방향이다(길이 15배 과장). 그림: Georg Wiora / Wikimedia Commons (CC BY-SA 3.0)

이 지도에서 등고선 숫자는 1, 2, 4, 8, 16, 32로 두 배씩 커진다. 그런데 등고선 사이 간격은 갈수록 좁아진다. 반지름이 약 1.26배 늘 때마다 보정량이 두 배가 된다. 1.26의 세제곱이 2이므로, 보정량이 반지름의 세제곱에 비례한다는 뜻이다. 브라운 모델의 첫 항이 그대로 드러난다. 가운데 근처는 거의 멀쩡하고, 가장자리에서 급격히 나빠진다.

휴대폰은 이 왜곡을 상당 부분 소프트웨어로 지운다. 애플은 아이폰 설정의 '렌즈 보정'이 전면 카메라와 초광각 카메라 사진을 더 자연스럽게 보이도록 조정하며, 기본으로 켜져 있다고 안내한다(Apple). 다만 보정한 뒤 얼마나 남는지는 공개된 수치가 없다. 사진 한 장의 가장자리까지 측정에 쓰려면 직접 확인해야 한다.

하나 더 조심할 것이 있다. 아이폰 13 Pro부터 들어간 매크로 촬영은 초광각 카메라로 2 cm까지 다가가 찍는 기능이다(Apple 2021). 작은 입자를 크게 찍고 싶어서 매크로 모드를 켜면, 왜곡이 가장 큰 렌즈로 가장 가까이서 찍게 된다. 가까이 찍을수록 앞에서 본 두께와 기울기 오차도 커진다. 크게 찍힌다고 정확하게 재는 것은 아니다.

오차를 한자리에 모으면

지금까지 본 오차를 15 cm 높이의 휴대폰 메인 카메라 기준으로 정리하면 이렇다. 모두 이 연재의 핀홀 모델로 계산한 값이고, 렌즈 왜곡은 보정된 카메라를 가정했다.

오차의 원인크기성격
카메라 기울기 2°위치에 따라 ±2% 안팎분포를 넓힌다
카메라 기울기 5°−4.2%~+4.5%분포를 넓힌다
카메라 기울기 10°−8.1%~+9.4%분포를 넓힌다
기울어진 사진에서 동전을 구석에 둠(10°)0~+19%분포를 넓히고 한쪽으로 민다
동전의 어느 축을 재느냐매뉴얼 예시 사진에서 약 5%전체를 옮긴다
동전 윗면으로 잼(두께 2 mm)−1.35%전체를 옮긴다
렌즈 방사 왜곡가운데는 작고 가장자리에서 반지름의 세제곱으로 커짐분포를 넓힌다

표의 오른쪽 칸이 중요하다. '전체를 옮기는' 오차는 평균을 틀리게 하지만, 같은 방식으로 찍은 사진끼리는 비교할 수 있다. '분포를 넓히는' 오차는 그라인더가 얼마나 고르게 가는지를 실제보다 나쁘게 보이게 한다. 사진으로 분쇄를 재는 이유가 대개 균일도를 보려는 것이니, 뒤쪽이 더 곤란하다.

점이 더 필요한 이유

동전 하나가 주는 정보는 사실상 숫자 하나, 배율뿐이다. 그런데 기울어진 평면을 사진에 옮기는 관계를 설명하려면 숫자가 훨씬 더 필요하다. 어느 방향으로 얼마나 기울었는지, 어디가 가깝고 어디가 먼지까지 알아야 한다. 평면 위의 점을 사진 위의 점으로 옮기는 원근 변환에는 미지수가 여덟 개 있고, 위치를 아는 점 하나가 식 두 개를 준다. 그래서 점이 적어도 네 개 있어야 한다. 언스페셜티 칼럼이 네 모서리에 마커를 붙인 이유가 여기 있다.

마커 네 개로 원근을 펴면 기울기 오차는 원리적으로 사라진다. 마커가 종이에 인쇄돼 있으니 두께 문제도 없다. 대신 새로운 질문이 생긴다. 마커의 꼭짓점을 얼마나 정확히 찾을 수 있는가. 종이가 정말 평평한가. 인쇄할 때 프린터가 크기를 몰래 줄이지는 않았는가. 그리고 렌즈 왜곡은 평면 변환으로는 지워지지 않는다.

정리

사진으로 커피를 잴 때 배율에 관해 지금 말할 수 있는 것은 이 정도다.

  • 1 mm가 몇 픽셀인지는 카메라와 종이 사이 거리로 정해진다. 휴대폰 메인 카메라로 15 cm 위에서 찍으면 약 20픽셀, 픽셀 하나가 약 50 µm다. 미분 봉우리(30~40 µm)는 픽셀 하나보다 작다
  • 동전 하나로 잡은 배율은 사진 전체가 같은 배율이라는 가정에 기댄다. 그 가정은 카메라가 종이와 평행할 때만 맞다
  • 카메라가 5° 기울면 똑같은 입자가 자리에 따라 9%p 가까이 다르게 잡힌다. 이 오차는 분포를 넓혀서 분쇄를 실제보다 고르지 않게 보이게 한다
  • 그 정도 기울기로는 동전이 0.4%밖에 찌그러지지 않는다. 동전을 보고 기울기를 알아채기는 어렵다
  • 동전의 두께와 축 선택은 모든 입자를 몇 %씩 함께 옮긴다
  • 렌즈 왜곡은 가장자리에서 급격히 커진다. 휴대폰이 소프트웨어로 보정하지만 남는 양은 공개되지 않았다. 매크로 모드는 왜곡이 큰 렌즈로 가까이 찍는 방식이다

당장 동전으로 찍어야 한다면 할 수 있는 일도 있다. 휴대폰을 종이와 최대한 평행하게 들고, 동전과 가루를 화면 가운데 가까이 모으고, 너무 가까이 다가가지 않는다. 그래도 남는 오차를 없애려면 점이 하나로는 모자란다.

참고문헌

  • Gagné J. coffeegrindsize. GitHub 저장소와 사용 설명서(Coffee Grind Size User Manual). 링크 — MIT 라이선스, 코드(동전 지름 목록·배율 계산)와 매뉴얼 원문 확인
  • 언스페셜티 (2023). 「분쇄도 가이드 개발기」. 링크 — 원문 확인
  • Hartley R, Zisserman A (2004). Multiple View Geometry in Computer Vision, 2nd ed. Cambridge University Press. doi:10.1017/CBO9780511811685 — 핀홀 카메라 모델과 평면 원근 변환의 표준 교과서
  • Brown DC (1966). Decentering distortion of lenses. Photogrammetric Engineering 32(3), 444–462 — 서지 확인
  • Zhang Z (2000). A flexible new technique for camera calibration. IEEE Transactions on Pattern Analysis and Machine Intelligence 22(11), 1330–1334. doi:10.1109/34.888718 — 서지 확인
  • Mo C et al. (2023). Exploring the link between coffee matrix microstructure and flow properties using combined X-ray microtomography and smoothed particle hydrodynamics simulations. Scientific Reports 13, 16374. doi:10.1038/s41598-023-42380-y — 원문 확인
  • Apple. iPhone의 고급 카메라 설정 변경(렌즈 보정). 링크 — 공식 문서 확인
  • Apple (2021). Apple unveils iPhone 13 Pro and iPhone 13 Pro Max. 링크 — 매크로 최소 초점거리 2 cm 확인
  • 한국은행. 주화의 변천(500원화 지름 26.50 mm). 링크; 두께 2.00 mm는 위키백과 「500원 동전」

이미지 출처

  • 카메라 옵스큐라: Gemma Frisius(1545), Wikimedia Commons, 퍼블릭 도메인
  • 류트 그리기 장치: Albrecht Dürer(1525), Wikimedia Commons, 퍼블릭 도메인
  • coffeegrindsize 촬영 예시와 동전 확대: Jonathan Gagné, coffeegrindsize, MIT 라이선스 (동전 확대는 잘라 내고 타원을 그려 넣음)
  • 렌즈 왜곡 지도: Georg Wiora, Wikimedia Commons, CC BY-SA 3.0 (투명 배경을 흰색으로 바꿈)
  • 그 밖의 그림과 시뮬레이션: 직접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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