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osioo
어두운 배경 왼쪽에 "버에서 혀까지"와 "플랫 버 안의 원두 궤적"이라는 제목, "원심력은 원두를 밖으로 던지기만 한다. 깨는 건 엇갈리는 이빨, 붙잡는 건 좁아지는 틈이다"라는 문구가 있고, 오른쪽에는 위에서 내려다본 둥근 플랫 버 위에 파란 이빨과 회색 이빨이 서로 반대로 휘어 엇갈리고, 갈색 원두와 주황 파편들이 가운데에서 가장자리로 흩어져 있다
연재버에서 혀까지 · 18회

플랫 버 안의 원두 궤적

원두는 플랫 버 두 장 사이를 어떤 길로, 얼마나 머물다 나올까. 버 안을 잰 연구가 없어 2D DEM으로 가상의 64 mm 플랫 버를 만들어 갈아 봤다. 원심력은 깨는 힘의 수천분의 일이라 원두를 밖으로 내보내기만 하고, 깨짐의 82%는 틈이 다 좁아지는 자리에서 엇갈리는 이빨 사이에 몰렸다. 원두 한 알은 300~2,000 rpm 어디서나 버가 반 바퀴 도는 동안 지나갔고, 간극은 머무는 시간 대신 깨지는 횟수를 바꿨다. 직접 갈아 보는 시뮬레이션을 붙였다.

· SYSOP · 조회 3

원두 20 g을 상업용 플랫 버 그라인더에 부으면 1초 남짓이면 다 갈려 나온다. 우만 등(2016)은 EK43(1,480 rpm)의 정격 분쇄량을 분당 1.2~1.5 kg으로 적고, 20 g 한 번이 공기에 닿는 시간을 1초 이하로 봤다. 그 1초 동안 원두는 지름 98 mm짜리 버 두 장 사이를 지나간다. 가운데로 떨어져 바깥 가장자리로 나오기까지 어떤 길을 가고, 얼마나 머물고, 어디서 깨질까.

이 질문에 답한 연구는 찾지 못했다. 버 안에서 입자가 움직이는 모습을 찍은 실험도, 계산한 동료심사 논문도 없었다. 그래서 「부서짐을 시뮬레이션하는 법」 편에서 만든 2D DEM을 롤 대신 플랫 버 안에 넣어 봤다. 결론부터 말하면 원심력은 원두를 밖으로 내보내기만 한다. 원두를 깨는 것은 틈이 다 좁아지는 자리에서 엇갈리는 이빨이다. 그리고 원두 한 알이 버를 지나는 시간은 회전수와 상관없이 버가 반 바퀴 도는 시간이었다.

맷돌을 닮은 두 장의 원판

플랫 버는 맷돌의 후손이다. 아래 사진의 맷돌처럼 가운데에 구멍이 있고, 면에 비스듬한 홈이 나 있다. 위짝(돌짝)이 돌고 아래짝이 서 있는 것도 같다. 곡식은 가운데 구멍으로 들어가 두 돌 사이를 지나며 갈리고 가장자리로 나온다.

나무 바닥 위에 놓인 둥근 맷돌. 지름이 사람 팔 길이쯤 되는 회색 돌판이고, 가운데에 둥근 구멍이 뚫려 있다. 면 전체에 가운데에서 가장자리로 비스듬히 휘어 나가는 가는 홈이 빽빽하게 나 있다. 돌 위에 쇠 날이 달린 망치 하나가 놓여 있다
네덜란드 발더페인 풍차의 맷돌과 홈을 쪼는 망치 · 사진: Rasbak, 위키미디어 공용, CC BY-SA 3.0

19세기 백과사전의 그림을 보면 원리가 더 잘 보인다. 위쪽 그림은 두 돌을 옆에서 자른 단면이다. 도는 위짝(Läufer)과 서 있는 아래짝(Bodenstein)의 홈이 엇갈리며, 그 사이에 낀 낟알이 날 사이에서 잘린다. 아래쪽 그림은 위에서 본 홈의 배치다.

흑백 판화 두 장. 위쪽은 맷돌 두 짝을 옆에서 자른 단면으로, 위짝에 'Läufer', 아래짝에 'Bodenstein ruht(아래짝은 서 있다)'라고 적혀 있고 두 짝의 톱니 모양 홈 사이에 낟알 하나가 끼어 있다. 아래쪽은 맷돌 면의 4분의 1을 위에서 본 그림으로, 가운데 원에서 바깥으로 비스듬한 곧은 선들(홈)이 뻗어 있다
맷돌 날 세우기(Schärfung der Mühlsteine) · 마이어 백과사전(1885년경) 삽화, 위키미디어 공용, 퍼블릭 도메인

커피용 플랫 버도 구조는 같다. 다만 돌 대신 강철이고, 한 장의 지름이 50~100 mm쯤으로 작고, 훨씬 빨리 돈다. 가정용으로 흔한 것은 64 mm, EK43은 98 mm다. 판매처 사양에 따르면 EK43은 무부하에서 분당 1,450번(50 Hz 전원) 돈다.

이 글의 모델은 지름 64 mm 플랫 버를 본떠 만든 가상의 버다. 치수는 실제 제품을 잰 것이 아니라 내가 정했다.

  • 가운데 구멍(반지름 11 mm): 원두가 떨어지는 곳. 도는 버의 큰 날개 여덟 개가 여기서 원두를 친다
  • 틈이 좁아지는 구간(11~24 mm): 두 버 사이 틈이 8 mm에서 곧게 좁아진다
  • 마감 띠(24~32 mm): 틈이 간극 g로 일정하다. 그라인더 다이얼로 바꾸는 값이 이것이다. 잔 이빨이 촘촘하다

두 그림. 왼쪽은 버를 옆에서 자른 단면이다. 가로축은 중심에서 거리(5~33 mm)다. 위에 회색 '서 있는 버', 아래에 파란 '도는 버'가 있고, 둘 사이 흰 틈이 11 mm에서 높이 8 mm로 시작해 24 mm까지 좁아진 뒤 32 mm까지 간극 g로 일정하다. 좁아지는 구간 한가운데(17 mm)에 갈색 원두 하나가 위아래 버에 닿은 채 끼어 있고 '여기서 낀다'고 적혀 있다. 마감 띠에는 작은 주황 조각 두 개가 바깥으로 나간다. 오른쪽은 위에서 본 버다. 베이지색 고리 위에 파란 선(도는 버의 이빨)과 회색 선(서 있는 버의 이빨)이 서로 반대쪽으로 휘어 엇갈려 있고, 가운데 흰 구멍 안으로 파란 큰 날개 여덟 개가 뻗어 있다

두 그림은 같은 버를 다른 방향으로 자른 것이다. 오른쪽처럼 두 버 사이 틈의 가운데를 수평으로 자르면 2D 평면이 된다. 이 글의 시뮬레이션은 그 평면 위에서 돈다. 원두는 원판으로 두고, 지름의 0.6배를 높이로 따로 기억한다(볶은 원두 조각이 납작하다는 가정. 이 값을 이 글에서는 '납작함'이라 부른다). 평면 그림이라 생기는 빈자리는 높이로 메웠다. 규칙은 이렇다.

  • 입자 높이가 그 자리의 틈보다 크면 '낀' 입자다. 위아래 버가 누르고(이 힘도 깨짐 판정에 들어간다), 도는 면은 끌고 서 있는 면은 붙잡는다. 틈이 바깥으로 좁아지니 쐐기처럼 안쪽으로도 민다
  • 도는 버의 이빨 사이 홈에는 크기와 상관없이 모든 입자가 들어 있다고 봤다. 입자는 그 홈을 따라 밖으로 미끄러진다. 서 있는 버의 이빨에는 입자 높이가 틈의 60%보다 클 때만 걸린다. 더 낮은 입자는 그 이빨 위로 지나간다
  • 두 입자의 높이 합이 틈보다 작으면 위아래로 포개 지나갈 수 있으니 부딪히지 않게 했다
  • 깨짐은 「부서짐을 시뮬레이션하는 법」 편과 같다. 받은 힘이 그 알의 파괴력을 넘으면 파편 2~4개로 바꾸고, 형제 파편끼리는 떨어질 때까지 밀지 않는다. 이번에는 넓이 대신 부피를 보존했다

원심력은 얼마나 센가

버가 1,000 rpm으로 돌면 64 mm 버의 가장자리는 초속 3.4 m로 움직이고, 그 자리에 놓인 물체는 중력의 36배로 바깥으로 쏠린다. EK43 가장자리는 초속 7.4 m, 중력의 115배다.

회전하는 원판 위에서 알갱이가 밖으로 미끄러지는 문제는 농업 공학이 먼저 풀었다. 비료를 뿌리는 원판 살포기가 이런 장치다. 날개 달린 원판이 돌면 알갱이가 날개를 따라 미끄러져 나가 흩뿌려진다. 빌레트 등(2005)과 체로비치 등(2018)이 날개 위 입자 운동의 해석해를 다뤘다.

녹색 풀밭 위의 트랙터. 뒤에 달린 회색 통 아래에서 하얀 비료 알갱이가 좌우로 넓게 부채꼴을 그리며 뿌려진다
회전 원판 살포기로 비료를 뿌리는 모습 · 사진: Michael Trolove, 위키미디어 공용(geograph.org.uk), CC BY-SA 2.0

반지름 방향 날개 하나를 따라 미끄러지는 입자는 회전 좌표에서 r̈ = ω²r − 2μωṙ를 따른다. 원심력이 밖으로 끌고, 날개에 눌리는 코리올리 힘에 비례해 마찰이 잡아당긴다. 마찰이 없으면 해가 r₀·cosh(ωt)이고, 마찰계수 μ가 있으면 지수 ω(√(1+μ²) − μ)로 불어난다. 시뮬레이션이 이 식을 따라가는지부터 확인했다.

두 그림. 왼쪽은 가로축 시간(0~28 ms), 세로축 중심에서 거리(8~32 mm)다. 마찰계수 0, 0.3, 0.6 세 가지에서 점(시뮬레이션)이 선(식)을 따라 위로 휘어 오른다. 범례에 가장자리 도착 시각이 계산 19.7 ms·식 19.7 ms, 계산 23.2 ms·식 23.4 ms, 계산 27.6 ms·식 28.1 ms로 적혀 있다. 오른쪽은 가로 막대 세 개로 가장자리 원심 가속을 비교한다. 64 mm 버 1,000 rpm은 중력의 36배·가장자리 3.4 m/s, 64 mm 버 1,400 rpm은 70배·4.7 m/s, 98 mm 버(EK43) 1,450 rpm은 115배·7.4 m/s다

1,000 rpm에서 8 mm 자리에 놓인 입자는 마찰이 없으면 19.7 ms 만에 가장자리에 닿는다. 마찰계수 0.6에서도 28 ms다. 시뮬레이션은 식과 2% 안에서 맞았다. 마찰이 클수록 조금 어긋나는데, 원판의 중심이 날개에서 반지름만큼 떨어져 있어서다.

여기서 첫 번째 숫자가 나온다. 깨지지 않고 지나가기만 하면 입자는 수십 ms 만에 버를 빠져나간다. 실제 버처럼 이빨이 엇갈린 시뮬레이션에서 간극을 입구만큼 벌리고 어디에도 끼지 않는 1 mm 조각을 흘려 보내도, 1,000 rpm에서 평균 25 ms가 걸렸다. 날개 하나의 식과 같은 자릿수다.

원두는 어디서 깨지나

원심력이 원두를 깰 수 있을까. 1,000 rpm, 반지름 18 mm에서 원두 한 알(이 모델에서 약 80 mg)이 받는 원심력은 0.016 N이다. EK43 가장자리로 옮겨도 0.09 N이다. 원두 한 알을 깨려면 30~60 N이 든다(네도모바 등 2013). 원심력은 깨는 힘의 수천분의 일이다.

그러면 무엇이 깨는가. 원두는 도는 버의 이빨에 밀려 밖으로 미끄러지다, 틈의 높이가 자기 높이와 같아지는 자리에서 위아래 버에 닿는다. 높이 3.9 mm인 원두라면 반지름 18.4 mm쯤이다. 그보다 조금 안쪽에서부터 원두는 서 있는 버의 이빨에도 걸린다. 뒤에서 도는 버의 이빨이 밀고 앞에서 서 있는 버의 이빨이 막으면, 원두는 두 이빨 사이에 끼인다. 이빨은 모터에 물려 있어서 원두가 버티는 만큼 힘이 계속 오른다. 깨질 때까지 오른다.

두 그림. 왼쪽은 가로축 중심에서 거리(0~32 mm)에 대한 깨진 횟수의 비율(빨간 막대)과 틈 높이(파란 선)다. 빨간 막대는 18 mm 언저리에서 조금씩 나타나다가, 틈이 다 좁아지는 24 mm 바로 앞뒤(음영 22~26 mm)에서 30%까지 치솟고, 마감 띠 바깥쪽으로 갈수록 낮아진다. 파란 선은 11 mm에서 8 mm로 시작해 24 mm까지 곧게 내려간 뒤 0.8 mm로 평평하다. 점선으로 '원두 높이 3.9 mm'가 표시돼 있다. 제목은 '깨짐의 82%가 틈이 다 좁아지는 자리 ±2 mm에서'다. 오른쪽은 로그 눈금 가로 막대 세 개다. 원두에 걸리는 원심력(1,000 rpm, 18 mm) 0.016 N과 같은 원두가 EK43 가장자리(1,450 rpm, 49 mm)에서 받는 원심력 0.091 N은 파란 막대이고, 원두 한 알이 깨지는 힘(실측 30~60 N)은 빨간 막대로 45 N이다

깨진 횟수를 반지름별로 세면 틈이 다 좁아지는 자리에 몰린다. 원두 24알을 세 번 갈았을 때 깨짐의 82%가 그 자리 앞뒤 2 mm(22~26 mm)에서 일어났다. 원두가 처음 끼는 18 mm 언저리는 5%뿐이었다. 거기서는 원두가 굵게 몇 번 쪼개지고, 깨짐 대부분은 그 조각들이 쐐기 끝까지 밀려와 잘게 부서지며 생긴다. 한 알이 빠져나갈 때까지 원두와 그 파편들은 모두 260번 넘게 깨졌다.

이것은 내가 만든 버의 모양에서 나온 결과다. 실제 버는 이빨의 크기와 배치가 구간마다 다르고, 가운데에 원두를 미리 쪼개는 큰 이빨(프리브레이커)을 따로 두기도 한다. 그런 버라면 깨지는 자리가 더 안쪽으로 퍼질 것이다.

궤적

원두 두 알과 그 파편들의 자리를 0.25 ms마다 찍어 이어 보면 이렇다.

두 그림. 같은 가상 버(연한 이빨 선) 위에 원두 두 알의 궤적이 점으로 찍혀 있다. 한 알은 주황, 한 알은 파랑이고 시간이 지날수록 색이 진하다. 왼쪽 '그라인더 밖에서 본 궤적'에서는 두 원두가 가운데 구멍 가장자리에서 출발해 시계 반대 방향으로 휘어 나가다, 마감 띠에 닿을 즈음 수많은 작은 점으로 흩어져 부채꼴로 가장자리를 빠져나간다. 오른쪽 '도는 버에 올라타서 본 궤적'에서는 같은 점들이 이빨 하나를 따라 거의 곧게 밖으로 나가다가, 마감 띠에서 조금 뒤로 처지며 흩어진다

그라인더 밖에서 보면 원두는 버와 같은 방향으로 휘어 나간다. 버에 올라타서 보면 거의 곧게 나간다. 원두는 도는 버의 이빨 하나에 기대어 그 이빨을 따라 미끄러져 나가기 때문이다. 앞에서 본 날개 하나 위의 입자와 같은 운동이다. 마감 띠에 들어서면 서 있는 버의 이빨에 걸리고 면에 눌려 조금씩 뒤로 처지고, 깨진 조각들이 흩어진다.

조각은 간극 ÷ 납작함(0.8 ÷ 0.6 = 1.33 mm)보다 작아지면 더는 끼지 않고 빠져나간다. 빠져나가는 속도는 평균 4.0 m/s로 가장자리 속도(3.4 m/s)보다 빠르다. 접선 방향으로 버의 속도를 받고, 이빨을 따라 미끄러진 바깥 방향 속도가 거기에 더해지기 때문이다.

반 바퀴

두 그림. 왼쪽은 원두 한 알의 체류시간(들어와서 무게 절반이 빠져나갈 때까지) 분포다. 회색 막대(어디에도 안 끼는 1 mm 조각이 지나가기만 할 때)는 20~30 ms에 모여 있고 평균 25 ms다. 주황 막대(원두를 갈면서 지나갈 때)는 조금 오른쪽에 모여 평균 29 ms, 중앙값 28 ms이고 오른쪽으로 50 ms까지 꼬리가 있다. 오른쪽은 가로축 시간, 세로축 버 안에 있는 입자 수다. 세 번 갈아 본 선이 원두를 넣는 동안(0~96 ms, 음영) 수백~1,100개 사이를 오르내리다가 넣기를 멈춘 뒤 줄어든다

원두 72알의 체류시간은 평균 29 ms, 중앙값 28 ms였다. 1,000 rpm에서 버가 반 바퀴 도는 시간(30 ms)과 거의 같다. 아무 데도 끼지 않는 조각이 지나가는 시간(25 ms)보다 14% 길 뿐이다.

처음에는 원두가 버 안에서 낀 채 깨지기를 오래 기다릴 것이라고 생각했다. 계산은 그렇지 않았다. 원두는 이빨을 따라 밖으로 나가는 동안 깨진다. 1,000 rpm에서 서 있는 버의 한 자리를 도는 버의 이빨이 초당 400번 지나간다(잔 이빨 24개 × 초당 16.7바퀴). 낀 원두가 다음 이빨을 기다리는 시간은 2.5 ms를 넘지 않는다. 깨지느라 늦어지는 시간이 짧으니, 체류시간은 거의 '미끄러져 나가는 시간'으로 정해진다.

원두는 몇 알만 들어 있어도 버 안의 입자는 수백 개로 늘어난다. 오른쪽 그림처럼 4 ms마다 한 알씩 넣으면 입자 수가 1,000개 안팎까지 올랐다. 체류시간을 알면 버 안에 원두가 얼마나 들어 있는지도 셈할 수 있다(리틀의 법칙: 들어 있는 양 = 들어오는 속도 × 머무는 시간). EK43이 초당 20 g을 갈고 원두 한 알이 0.13 g이라면 초당 150알이 들어간다. 체류시간이 이 모델처럼 버가 반 바퀴 도는 시간(1,450 rpm에서 21 ms)이라면 버 안에는 원두 서너 알, 0.5 g쯤이 들어 있는 셈이다. 우만 등이 '20 g에 1초 이하'라고 한 것과 어긋나지 않는다. 다만 이 모델은 2D이고 버 치수도 다르니 자릿수만 본다.

다이얼과 회전수를 돌리면

두 그림. 왼쪽은 가로축 간극(0.3~1.4 mm)에 대한 무게 기준 지름 D50(주황)과 D90(파랑)이다. 두 선 모두 간극을 따라 오르고, D90은 회색 파선(간극 자체)과 거의 겹친다. 점선은 간극 ÷ 납작함 0.6이다. 400 µm 아래는 '계산 해상도 아래'로 음영이 져 있고, 간극 0.3과 0.5 mm의 D50은 그 바닥에 붙어 있다. 오른쪽은 같은 가로축에 대한 체류시간 평균(주황, 왼쪽 축)과 원두 한 알이 깨진 횟수(보라, 로그 오른쪽 축)다. 체류시간은 30, 29, 29, 28, 28 ms로 거의 평평하고, 깨진 횟수는 간극이 좁을수록 가파르게 늘어난다

간극을 넓히면 가루는 굵어진다. 당연한 결과지만 두 가지가 눈에 띈다. 첫째, D90이 간극과 거의 같았다(간극 0.8 mm에서 D90 0.78 mm, 1.4 mm에서 1.35 mm). 마감 띠를 그냥 지나갈 수 있는 크기(간극 ÷ 납작함)보다 한참 작다. 끼어 있던 조각이 깨질 때 2~4조각으로 넉넉히 작게 갈라지니, 지나갈 수 있는 크기에 딱 맞춰 나오는 일이 드물다. 둘째, 간극을 바꿔도 체류시간은 28~30 ms로 그대로였다. 바뀐 것은 깨지는 횟수다. 원두 한 알과 그 파편이 깨진 횟수는 간극 1.4 mm에서 61번, 0.8 mm에서 270번, 0.3 mm에서 1,700번이었다. 같은 시간 동안 더 많이 깨진다.

간극 0.3 mm와 0.5 mm에서는 D50이 이 계산의 해상도(400 µm) 아래로 내려갔다. 에스프레소 굵기의 분포를 보려면 입자를 더 잘게 풀어야 한다. 「부서짐을 시뮬레이션하는 법」 편에서 본 대로 그만큼 계산이 느려진다.

두 그림. 왼쪽은 회전수(300~2,000 rpm, 로그 축)에 대한 체류시간 평균(로그 축)이다. 주황 선이 점선(회전수에 반비례)과 거의 겹치며 내려가고, 점마다 '0.5바퀴'라고 적혀 있다. 오른쪽은 같은 가로축에 대한 D50(주황)과 D90(파랑)이다. D50은 510에서 480 µm로 거의 평평하고, D90은 300 rpm에서 910 µm이다가 600 rpm부터 790~770 µm로 평평하다

회전수를 바꾸면 체류시간이 회전수에 정확히 반비례했다. 300 rpm에서 105 ms, 600 rpm에서 49 ms, 2,000 rpm에서 14 ms였다. 바퀴 수로 바꾸면 모두 0.47~0.52바퀴다. 원두는 회전수와 상관없이 버가 반 바퀴 도는 동안 지나간다. 날개 위 입자의 식에서도 시간은 1/ω로만 줄어든다. 원심력도 이빨이 미는 힘도 회전수의 제곱으로 커지니 바퀴 수로 재면 같은 운동이 된다.

가루 크기는 회전수에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D50은 300 rpm에서 510 µm, 2,000 rpm에서 480 µm였고, D90만 300 rpm에서 910 µm로 굵어졌다. 이 모델에서 깨짐은 힘이 문턱을 넘느냐로만 정하고, 이빨 사이에 끼인 원두는 회전수와 상관없이 문턱까지 눌린다. 그러니 회전수가 크기를 바꾸지 못하는 것은 모델에 이미 들어 있는 답에 가깝다. 회전수가 미분을 늘리거나 줄인다는 업계의 주장들은 서로 방향이 반대이고 동료심사 근거도 없다. 이 모델로는 그 논쟁을 가를 수 없다. 충돌 속도에 따라 다르게 깨지는 규칙, 열과 손상 누적이 빠져 있어서다.

두 그림. 왼쪽은 입자 납작함(0.6~1.0)에 대한 D90(파랑, 왼쪽 축)과 400 µm 아래로 간 무게(보라, 오른쪽 축)다. 납작함이 커질수록(공에 가까울수록) D90은 790에서 510 µm로 내려가고 400 µm 아래 무게는 47%에서 69%로 오른다. 점선은 간극 ÷ 납작함이다. 오른쪽은 이빨 기울기(−15°~+30°)에 대한 체류시간 평균(주황, 왼쪽 축)과 D50(파랑, 오른쪽 축)이다. 체류시간은 −15°에서 120 ms, 0°에서 40 ms, +15°에서 29 ms, +30°에서 25 ms로 줄고, D50은 +15°까지 430~490 µm이다가 +30°에서 950 µm로 뛴다

같은 간극 0.8 mm에서도 입자의 모양에 따라 나오는 가루가 다르다. 납작함을 0.6에서 1.0(공 같은 입자)으로 바꾸면 D90은 790에서 510 µm로 작아졌다. 공 같은 입자는 높이가 지름과 같으니 간극보다 큰 것은 모두 끼어서 깨진다. 거꾸로 사진으로 잰 가루는 투영된 넓이를 보니 납작한 입자일수록 간극보다 크게 찍힌다. 체·레이저·카메라가 다른 답을 내는 이유와 같은 이야기가 여기서도 나온다. 납작함을 직접 잰 자료는 찾지 못했다. 이 글의 0.6은 가정이다. 납작함 0.4도 돌려 봤지만 원두가 끼지도 빠지지도 않는 반지름에 머물러 버려서 결과에서 뺐다. 이빨에 걸리는 높이를 '틈의 60%'로 딱 자른 내 규칙 탓이다.

이빨의 기울기는 머무는 시간을 크게 바꿨다. 바깥 끝이 회전 방향 뒤로 처지게(+) 기울일수록 원두가 빨리 밀려 나간다. +15°에서 29 ms이던 체류시간이 반지름 방향(0°)에서 40 ms, 반대로 기울인 −15°에서 120 ms로 늘었다. 거꾸로 +30°까지 눕히면 25 ms로 빨라졌지만 원두가 덜 깨진 채 나가 D50이 950 µm로 두 배가 됐다. 같은 간극에서도 이빨 모양이 굵기를 바꾼다. 「버 크기보다 형상이 중요할 수 있다」는 가녜(2023)의 추측과 같은 방향이다. 물론 이것은 가상 버의 이야기다.

직접 갈아 보기

아래 시뮬레이션은 위의 가상 버를 그대로 브라우저에서 돌린다. 회전수, 간극, 입자 납작함, 이빨 기울기, 원두 수, 가장 작은 파편 크기를 바꿀 수 있고, 손잡이를 놓으면 처음부터 다시 간다. 빨간 입자가 첫 원두이고, 그 궤적이 점으로 남는다. '회전 버에 올라타서'를 누르면 도는 버의 이빨이 멈춰 보이는 좌표로 바뀌고, 원두가 이빨을 따라 밖으로 나가는 모습이 보인다. 오른쪽 아래에는 빠져나간 가루의 무게 분포와 깨진 자리가 쌓인다.

계산은 실제보다 훨씬 느리다. 시간 간격이 1 µs 안팎이라 화면에서 1초가 계산 속에서는 수십 ms다.

플랫 버를 위에서 내려다본 2D 단면 이산요소법(DEM) 시뮬레이션. 왼쪽 그림은 베이지색 고리 모양의 버로, 파란 선은 도는 버의 이빨, 회색 선은 서 있는 버의 이빨이다. 가운데 흰 구멍으로 갈색 원두가 들어와 바깥으로 밀려 나가며 깨지고, 주황 파편이 가장자리로 빠져나간다. 첫 원두와 그 파편은 빨강이고 지나간 자리가 점으로 남는다. 위 단추는 멈춤, 다시 갈기, 보는 좌표(그라인더 밖에서, 회전 버에 올라타서). 오른쪽에서 회전수(200~2,000 rpm), 간극(0.2~1.6 mm), 입자 납작함(0.3~1.0), 이빨 기울기(−30°~+30°), 원두 수(1~20알), 가장 작은 파편(300~1,000 µm)을 바꾼다. 계산 현황 표에는 흐른 시간, 시간 간격, 입자 수, 깨진 횟수, 빠져나간 원두 몫, 원두별 체류시간, 무게 중앙 지름, 계산에 쓴 시간이 나오고, 아래 두 그래프는 나간 가루의 무게 분포와 반지름별 깨진 횟수(틈 높이 선과 함께)다.

간극을 0.3 mm로 좁히면 같은 시간 동안 훨씬 많이 깨지는 것을, 회전수를 낮추면 같은 일이 느리게 일어나는 것을, 이빨 기울기를 −로 돌리면 원두가 오래 맴도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결론이 빠뜨린 것

  • 2D 단면이다. 두 버 사이를 수평으로 자른 평면에서 원판을 굴렸고, 높이는 숫자로만 기억했다. 위아래로 포개지는 규칙, 이빨 위로 지나가는 규칙(틈의 60%)은 평면의 빈자리를 메우려고 내가 정한 것이다
  • 버의 모양은 가상이다. 실제 버의 이빨 수·모양·높이, 틈이 좁아지는 기울기를 잰 자료를 찾지 못했다. 이빨은 로그 나선을 꺾은선으로 근사한 선이고, 날 끝의 반경(시즈닝으로 무뎌지는 정도)도 없다
  • 깨짐은 힘 기준이고 손상이 쌓이지 않는다. 「부서짐을 시뮬레이션하는 법」 편과 같은 한계다. 파편은 2~4개로 무작위로 나눴고, 깨질 때마다 8%를 해상도 아래 미분으로 따로 셌다. 400 µm보다 작은 몫은 계산 밖에 있다
  • 공기가 없다. 실제 그라인더 안에는 버가 일으키는 바람이 있고, 미분은 바람에 실려 나가기도 한다
  • 정전기, 열, 원두의 수분이 없다
  • 체류시간을 실측과 맞춰 보지 못했다. 비교할 실측이 없다. 우만 등의 '20 g에 1초 이하'와 자릿수가 어긋나지 않는다는 것만 확인했다
  • 이빨에 걸리는 높이를 틈의 60%로 딱 잘랐다. 이 문턱 때문에 납작함 0.4에서는 원두가 한 반지름에 갇혀 결과에서 뺐다. 실제 이빨 높이와 홈 깊이를 알면 고칠 수 있다
  • 원두 크기·질량이 단순하다. 6.5 mm 안팎의 원판 하나에 높이 0.6배를 줬다. 실제 원두는 길쭉하고 한쪽이 평평하다

정리

  • 플랫 버 안의 입자는 회전 원판 위 알갱이처럼 이빨을 따라 밖으로 미끄러져 나간다. 시뮬레이션은 날개 하나 위의 해석해와 2% 안에서 맞았다
  • 원심력은 원두를 깨지 못한다. 원두 한 알에 걸리는 원심력은 깨는 힘(30~60 N)의 수천분의 일이다. 원두는 틈이 자기 높이만큼 좁아진 자리부터 끼고, 엇갈리는 두 이빨 사이에서 깨진다. 깨짐의 82%가 틈이 다 좁아지는 자리 앞뒤 2 mm에 몰렸다
  • 원두 한 알의 체류시간은 1,000 rpm에서 평균 29 ms로, 아무 데도 끼지 않는 조각이 지나가는 시간(25 ms)보다 14% 길 뿐이었다. 300~2,000 rpm에서 체류시간은 회전수에 반비례했고, 바퀴 수로는 늘 0.47~0.52바퀴였다
  • 간극은 깨지는 횟수를 바꿨고 머무는 시간은 그대로 뒀다. 0.3~1.4 mm에서 체류시간은 28~30 ms로 같았고, 깨진 횟수는 1,700번에서 61번으로 줄었다. D90은 간극과 거의 같았다
  • 회전수는 가루 크기를 거의 바꾸지 않았고(D50 480~510 µm), 이빨 기울기는 체류시간(25~120 ms)과 굵기(D50 430~950 µm)를 모두 바꿨다
  • 버 안의 원두 움직임을 직접 잰 연구도, 계산한 동료심사 논문도 아직 없다. 위의 숫자는 가상의 버에서 나온 모델 추정이다

참고문헌

  • Uman E, Colonna-Dashwood M, Colonna-Dashwood L, Perger M, Klatt C, Leighton S, Miller B, Butler KT, Melot BC, Speirs RW, Hendon CH (2016). The effect of bean origin and temperature on grinding roasted coffee. Scientific Reports 6, 24483. doi:10.1038/srep24483 — EK43 1,480 rpm, 정격 1,200~1,500 g/분, 20 g 노출 1초 이하
  • Villette S, Cointault F, Piron E, Chopinet B (2005). Centrifugal spreading: an analytical model for the motion of fertiliser particles on a spinning disc. Biosystems Engineering 92(2), 157–164. doi:10.1016/j.biosystemseng.2005.06.013 — 초록만 확인
  • Cerović V, Petrović D, Radojević R, Barać S, Vuković A (2018). On the fertilizer particle motion along the vane of a centrifugal spreader disc assuming pure sliding of the particle. Journal of Agricultural Sciences (Belgrade) 63(1), 83–97. doi:10.2298/JAS1801083C — 초록만 확인
  • Nedomová Š, Trnka J, Stoklasová P, Buchar J (2013). Strength of coffee beans under static and dynamic loading. Acta Universitatis Agriculturae et Silviculturae Mendelianae Brunensis 61(3), 743–749. doi:10.11118/actaun201361030743
  • Cundall PA, Strack ODL (1979). A discrete numerical model for granular assemblies. Géotechnique 29(1), 47–65. doi:10.1680/geot.1979.29.1.47
  • Gagné J (2023). What I learned from analyzing 300 particle size distributions for 24 espresso grinders. Coffee ad Astra. 링크
  • Mahlkönig EK43 판매처 사양(Pro Coffee Gear 등) — 버 98 mm, 1,450 rpm(50 Hz)·1,760 rpm(60 Hz), 19~21 g/s. 제조사 원문은 확인하지 못했다

이미지 출처

  • 발더페인 풍차의 맷돌: Rasbak, 위키미디어 공용, CC BY-SA 3.0
  • 맷돌 날 세우기 삽화: 마이어 백과사전(1885년경), 위키미디어 공용, 퍼블릭 도메인
  • 회전 원판 살포기: Michael Trolove, 위키미디어 공용(geograph.org.uk), CC BY-SA 2.0
  • 그 밖의 그림, 표지, 시뮬레이션: 직접 제작

이 연재를 처음부터 보시려면 버에서 혀까지 로 가시오.

한마디 0

아직 한마디도 없소. 먼저 보태시오.

한마디 보태려면 들어오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