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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독점이 권력이 아니라 병목이자 감옥이 된다는 것을 담은 표지
연재회사 이야기 · 23회

함께 아는 힘 (2) — 정보는 권력이 아니라 병목이다

정보를 움켜쥐면 권력이 생긴다고 믿기 쉽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생기는 건 병목입니다. 내가 없으면 멈추는 조직은 권력이 아니라 감옥입니다.

· SYSOP · 조회 1

많은 조직에서 정보는 권력입니다. 내가 아는 것을 남이 모르면 그것이 내 존재 이유가 됩니다. "이건 나만 아니까 나를 무시할 수 없지." 의식하든 아니든 이렇게 정보를 움켜쥐는 분이 참 많습니다.

병목이라는 감옥

하지만 이 방식에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내가 정보를 독점하면 주변은 시키는 것만 하게 됩니다. 왜 하는지 모르니 스스로 판단하지 못하고, 매번 나에게 물어야 합니다. 결국 모든 일이 나를 거쳐야 도는 병목이 생깁니다. 이 병목은 처음엔 권력처럼 느껴집니다. "나 없으면 안 돌아가지?" 하지만 그 대가는 큽니다. 모든 결정을 내가 하고, 모든 문제를 내가 풀고, 내가 아프거나 빠지면 전체가 멈춰 버립니다. 이것은 권력이 아니라 감옥입니다.

한번은 이틀 출장을 갔다가 연락이 어려운 적이 있었습니다. 돌아와 보니 팀이 거의 진행을 못 하고 있더군요. "팀장님 확인을 받아야 하는데 연락이 안 돼서요." 그 순간 깨달았습니다. 내가 병목이구나.

소프트웨어 업계에는 '버스 지수'라는 말이 있습니다. 몇 사람이 갑자기 버스에 치이면 프로젝트가 멈추는가, 하는 것입니다. 그 수가 1이면 최악입니다. 한 사람 머릿속에만 있는 정보는 그 사람이 사라지는 순간 함께 사라지니까요. 독점은 그 조직의 버스 지수를 1로 만드는 일입니다.

정보가 한 사람 머릿속에만 있으면 그가 사라질 때 정보도 사라진다는 버스 지수 1의 위험

전임자가 남긴 것

지금 회사에서도 비슷한 상황을 만났습니다. 전임자가 인수인계 문서와 핵심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자기 권력으로 쥐고 있었습니다. 어디에 무슨 문서가 있는지, 고객사와 어떤 약속이 있는지, 프로젝트의 내력이 어떤지가 한 사람 머릿속에만 있었습니다. 팀원들은 전체 그림을 못 본 채 시키는 것만 하고 있었습니다. 퍼즐 한 조각씩만 쥔 채 완성된 그림이 어떤 모양인지 모르는 상태였습니다.

반대로 하면 어떻게 될까요. 내가 아는 것을 나누면, 팀원이 회사의 상황을 알고, 고객이 뭘 원하는지 알고, 왜 이 일을 하는지 알게 됩니다. 그러면 시키지 않아도 움직이고,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문제가 생기면 알아서 판단합니다. 정보를 공유하는 것은 권력을 잃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내 역할을 높이는 일입니다. 단순한 정보 전달자에서 방향을 정하는 사람으로 말입니다.

극단적으로 이 원칙을 밀어붙인 회사도 있습니다. 완전히 원격으로 일하는 어느 소프트웨어 회사는 회사의 운영 방식 거의 전부를 이천 쪽이 넘는 안내서로 정리해 누구나 볼 수 있게 인터넷에 통째로 공개합니다. 사무실도 없이 전 세계에 흩어져 일하는데, 전략도 급여 체계도 일하는 규칙도 특별히 감출 것이 아니면 기본값이 '공개'입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한 번 적어 모두에게 열어 두면 같은 질문에 백 번 답할 필요가 없거든요. 감출 이유가 없는 정보를 굳이 쥐고 있으면, 그 사람은 조직의 통로가 아니라 정체 구간이 되고 맙니다. 반대로 아는 것을 글로 남겨 여는 사람은 자리를 비워도 팀이 멈추지 않게 만듭니다. 정보를 쥔 사람이 아니라 정보를 흐르게 하는 사람이 조직에서 더 중요해집니다. 그것이 병목을 없애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넷플릭스는 이것을 한 문장으로 정리합니다. 통제하려면 정보를 쥐고, 맡기려면 정보를 나눠라.

정보 독점은 모두가 한 사람을 거치는 병목이 되고 공유는 각자 자율로 움직인다는 대비

다음 글에서는 정보를 쥐고 서로 경쟁할 때 조직에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사일로를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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