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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딸깍하는 AI 28회 표지. 왼쪽에 「AI 코치에게 식단을 올리던 사이, 주사 한 대가 판을 바꿨다」, 오른쪽에 점심 식단을 올린 말풍선과 공복혈당을 짚는 AI 코치의 답, 아래에 지방산 꼬리가 달린 펩타이드 사슬 그림
연재진짜 딸깍하는 AI · 28회

AI 코치에게 식단을 올리던 사이, 주사 한 대가 판을 바꿨다 — AI 다이어트 코칭 사례와 GLP-1 비만약, 그 약을 만드는 AI까지

건강검진 결과를 넣고 매일 먹은 것과 운동을 올리면 AI가 PT 선생님처럼 조언해 주는 방식은 이미 국내외에 서비스가 많다. 실제로 살이 빠졌는지, 어디서 틀리는지를 논문과 회사 발표로 갈라 봤다. 그사이 위고비·마운자로가 나오면서 헬스장과 다이어트 업계가 흔들린다는 말이 돈다. 숫자로 확인되는 것과 소문을 나누고, 그 약을 개발하는 데 AI가 실제로 어디에 쓰이는지 국내외 사례로 정리했다.

· SYSOP · 조회 4

진짜 딸깍하는 AI 28회 표지. 왼쪽에 「AI 코치에게 식단을 올리던 사이, 주사 한 대가 판을 바꿨다」, 오른쪽에 점심 식단을 올린 말풍선과 공복혈당을 짚는 AI 코치의 답, 아래에 지방산 꼬리가 달린 펩타이드 사슬 그림

예전에 개인 프로젝트로 AI를 PT 선생님처럼 써 본 적이 있다. 건강검진 결과를 먼저 넣어 두고, 주기적으로 먹은 것과 한 운동을 올려 조언을 받았다. 단백질이 모자란지, 검진에서 경계로 나온 수치를 생각하면 무엇을 줄여야 하는지, 오늘은 어느 부위를 운동할지 같은 것을 묻는 식이었다. 돈을 내고 받는 PT만큼 정교하지는 않았지만, 누군가 내 식단을 꾸준히 봐 준다는 느낌은 분명히 있었다.

그 사이 세상이 바뀌었다. 위고비와 마운자로가 나왔고, 주변에서 「운동 대신 주사」라는 말이 들린다. 헬스장과 PT 업계가 위기라는 기사도 나온다. 이번 회는 그 두 이야기를 같이 놓아 본다. AI 코치로 정말 살을 뺀 사례가 있는지, 비만약이 정말 헬스장을 무너뜨리고 있는지, 그리고 그 약을 만드는 데 AI가 어디에 쓰이는지.

무엇을 하려 했나

이 연재는 보통 AI에게 한두 줄을 시켜 쓸 물건을 만들고 틀린 자리를 적는다. 이번엔 그게 어렵다. AI 코칭의 알맹이는 언어모델과 주고받는 대화라서, 글 안에 띄워 놓고 누르면 돌아가는 무언가로 보여 주기 어렵다. 그래서 사례를 모으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세 갈래를 조사했다. 첫째, AI를 코치나 영양사처럼 써서 체중이나 건강 지표가 실제로 좋아진 사례. 회사 홍보 수치와 논문 결과를 나눠 적었다. 둘째, GLP-1 비만약이 PT·헬스장·다이어트 산업에 준 충격. 셋째, 그 약을 연구개발하는 데 쓰이는 AI 기술과 국내외 사례. 조사는 AI 에이전트 셋에 나눠 맡겼고, 수치마다 1차 출처를 붙이게 한 뒤 출처가 안 나오는 것은 뺐다.

AI 코치로 정말 살이 빠졌나

기록하고 코칭받는 앱

가장 오래된 갈래는 먹은 것과 체중을 기록하고, 그 기록을 보고 코칭해 주는 앱이다.

  • 눔(Noom): 2016년 국내 연구진이 눔 코치 이용자 35,921명의 기록을 분석했다(Scientific Reports). 77.9%가 체중이 줄었다고 기록했고, 22.7%는 10% 넘게 뺐다. 감량을 가장 잘 예측한 행동은 저녁 식사를 빠짐없이 입력하는 것이었다. 다만 대조군이 없는 후향 분석이고, 체중은 이용자가 직접 적은 값이다
  • 라크(Lark): 사람 코치 없이 문자 대화로만 돌아가는 AI 코치다. 당뇨 예방 프로그램 참여자 70명이 평균 15주 동안 2.38%를 뺐다(JMIR Diabetes, 2017). 꾸준히 쓴 사람만 골라 분석했다

이런 연구는 앱이 효과가 있는지보다 열심히 쓴 사람이 빠졌다는 걸 보여 주는 데 가깝다. 그 틀을 깬 연구가 2025년 10월 JAMA에 실렸다. 존스홉킨스 등이 전당뇨이면서 과체중인 368명을 무작위로 나눠, 한쪽은 사람 코치가 이끄는 원격 당뇨예방프로그램을, 다른 쪽은 사람 없이 돌아가는 AI 앱과 디지털 체중계를 쓰게 했다. 12개월 뒤 체중·활동량·혈당 목표를 달성한 비율은 AI 31.7%, 사람 31.9%였다. 미리 정한 기준으로 AI가 사람보다 못하지 않았다. 프로그램을 시작한 비율(93.4% 대 82.7%)과 끝까지 마친 비율(63.9% 대 50.3%)은 AI 쪽이 높았다. 사람 코치와 시간을 맞출 필요가 없으니 덜 빠진 것이다.

두 가지는 짚어 둔다. 이 AI는 챗GPT 같은 언어모델이 아니라 강화학습으로 알림과 과제를 고르는 앱이다. 그리고 결과는 「사람만큼」이지 「사람보다 낫다」가 아니다.

국내 연구도 비슷한 결을 보인다. 2020년 국내 RCT 두 편이 있다. 하나는 여성 70명에게 디지털 인지행동치료를 해 8주에 3.1%를 빼서 대조군(0.7%)과 차이를 냈다. 심리사가 매일 피드백을 줬다. 다른 하나는 식단 기록 앱과 종이 일기를 6주 비교했는데 체중 차이가 없었다. 기록만으로는 안 되고, 누군가 그 기록을 보고 말을 걸어 줘야 한다는 쪽으로 읽힌다.

내 몸 데이터를 넣는 개인화

두 번째 갈래는 혈당이나 검사 수치처럼 내 몸에서 나온 데이터를 넣어 조언을 개인에 맞추는 방식이다.

  • 조이(ZOE): 영국 연구진이 1,002명에게 같은 식사를 먹여 보니 식후 혈당 반응이 사람마다 크게 달랐다(변동계수 68%, Nature Medicine 2020). 이 데이터로 개인 맞춤 식단을 주는 서비스를 만들었고, 347명 대상 18주 RCT에서 일반 식이 조언 집단보다 체중이 2.46 kg 더 빠졌다(Nature Medicine 2024). 1차 지표인 중성지방 차이는 작았고, 대조군 개입이 더 약했다는 비판도 받았다
  • 버타 헬스(Virta Health): 제2형 당뇨 환자를 의사와 코치가 원격으로 관리하면서 저탄수 식단을 쓰게 했다. 2년을 마친 사람의 54%가 약 없이 당화혈색소 6.5% 미만이 됐다(Frontiers in Endocrinology 2019). 무작위 연구가 아니고, 저자 다수가 회사 소속이다. AI 코치라기보다 원격 진료에 가깝다
  • 카카오헬스케어 파스타: 연속혈당측정기와 AI 생활습관 코칭을 묶었다. 회사는 1년 만에 이용자 약 20만 명을 모았고 상위 10% 이용자의 96%가 혈당 변동 목표를 지켰다고 발표했다. 열심히 쓴 사람만 본 회사 발표다
  • 필라이즈: 음식 사진을 찍으면 AI가 영양소를 계산하고 코칭한다. 회사는 2025년 유료 이용자가 모두 509톤을 뺐고, 상위 25%는 평균 7.48 kg을 뺐다고 밝혔다. 측정 방법과 대조군은 밝히지 않았다

범용 AI가 건강 코치가 됐다

세 번째 갈래가 내가 했던 방식이다. 챗GPT, 클로드, 제미나이 같은 범용 언어모델에 건강 데이터를 넣고 묻는다. 2025~2026년에 큰 회사들이 이걸 제품으로 내놓기 시작했다.

서비스나온 때무엇을 하나
WHOOP Coach2023년 9월GPT-4로 착용 기기의 심박·수면 데이터를 읽고 답한다
Oura Advisor2025년 3월반지형 기기의 수면·활동 데이터를 바탕으로 대화
Fitbit 개인 건강 코치2025년 10월 미리보기, 2026년 2월 확대제미나이 기반. 운동 계획을 짜고 수면을 코칭
ChatGPT Health2026년 1월애플 건강·마이피트니스팔 등과 연동, 미국은 의료기록 연결
삼성 헬스 어시스턴트2026년 7월 미국 베타수면·활동·영양·바이탈 통합. 체중 관리는 추가 예정

이 서비스들이 실제로 체중이나 건강을 개선했다는 공개 데이터는 아직 찾지 못했다. 애플은 AI 건강 코치 서비스를 준비하다 계획을 줄였다고 블룸버그가 2026년 2월 보도했다. 구글은 웨어러블 데이터로 다듬은 제미나이 모델(PH-LLM)이 수면·피트니스 객관식 시험에서 전문가보다 높은 점수를 냈다는 논문을 냈다(Nature Medicine 2025). 시험 점수이지 이용자의 몸이 바뀐 결과는 아니다.

범용 언어모델로 코칭받아 살을 뺐다는 개인 사례는 많다. 미국의 한 개발자가 챗GPT가 짜 준 달리기 습관 계획으로 3개월에 약 12 kg을 뺐다는 이야기가 2023년에 화제가 됐다. 첫날 과제는 「운동화를 현관에 꺼내 두기」였다. 본인 주장을 옮긴 보도다. 범용 언어모델 코칭으로 체중을 비교한 무작위 연구는 아직 찾지 못했다.

내가 해 본 것 가운데 가장 쓸모 있던 건 건강검진 결과를 읽게 한 일이다. 이건 연구가 있다. 2026년 국내 연구진이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 데이터로 클로드, 제미나이, GPT-4o, 라마를 시험했다(npj Digital Medicine). 그냥 물으면 정답률이 평균 0.69였는데, 단계를 밟아 추론하게 하면 0.95로 올랐고 상위 세 모델은 0.98을 넘었다. 혈당·콜레스테롤 같은 혈액 수치 판정은 거의 완벽했다. 그런데 혈압 판정은 0.61~0.91로 크게 떨어졌고, 성별에 따라 판정이 달라지는 편향도 나왔다.

AI 코치는 어디서 틀리나

이 연재의 축은 틀린 자리다. 사례를 모으다 보니 AI 코치가 틀리는 자리도 꽤 분명하게 모였다.

  • 사진으로 칼로리를 잘 못 센다. 2025년 연구에서 음식 사진 52장을 챗GPT-4o, 클로드 3.5 소네트, 제미나이 1.5 프로에 보여 줬다. 에너지 추정 오차가 챗GPT·클로드 약 36%, 제미나이 64~110%였다(Current Developments in Nutrition). 셋 다 양이 많을수록 적게 셌다. 저자들은 사람이 직접 적는 식사 일기 정도의 정확도라고 평가했다. 2026년 다른 연구에서는 「일본 영양사」라는 역할을 주자 모든 모델이 칼로리를 낮게 잡았다. 가장 큰 오차는 음식 종류가 아니라 양을 가늠하는 데서 나왔다
  • 식단표 숫자가 맞지 않는다. 1,400~1,800 kcal 감량 식단을 짜게 하자 제미나이는 식단 절반 이상이 목표에서 20% 넘게 벗어났다(Nutrients 2025). 챗GPT-4o가 짠 감량 식단 54개는 칼슘·칼륨·비타민 B1이 자주 모자랐고, 같은 질문을 다시 하면 다른 식단이 나왔다. 청소년 식단을 맡기자 AI 다섯 종이 영양사보다 평균 약 695 kcal 적게 잡았다(Frontiers in Nutrition 2026). 투석 환자 식단에서는 네 모델 모두 인과 칼륨을 적게 셌다. 신장이 나쁜 사람에게 이건 위험하다
  • 위험한 조언을 한다. 2023년 미국 섭식장애협회(NEDA)가 상담 챗봇 「테사」를 내렸다. 섭식장애로 상담하러 온 사람에게 하루 500~1,000 kcal씩 줄이고 주에 0.5~1 kg씩 빼라고 권했기 때문이다. 같은 해 한 시민단체가 생성형 AI 여섯 종을 시험했더니 섭식장애를 부추기는 답을 낸 비율이 41%였다
  • 같은 데이터를 다르게 읽는다. 앞의 건강검진 연구에서 혈압 판정만 유독 흔들렸다. 혈압은 수축기와 이완기 두 값을 같이 봐야 하고 기준도 여러 단계라서 그렇다. 숫자 하나로 판정하는 혈당과 달리 조합을 봐야 하는 자리에서 틀린다

2026년 한 리뷰 논문(Frontiers in Endocrinology)이 이 판을 잘 요약한다. 체중이나 대사 지표에 효과가 있다는 근거는 대부분 「디지털로 자동화된 관리 프로그램 전체」의 효과이고, 그걸 AI만의 효과로 읽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 사이 주사 한 대가 나왔다

위고비·마운자로 처방 점검 건수 막대그래프. 2024년 10~12월 약 5만 건, 2025년 한 해 약 122만 건, 2026년 1~6월 반년 만에 약 186만 건. 옆에 2026년 2분기 마운자로 매출 4,212억 원으로 국내 의약품 1위, 처방의 52.9%가 20~30대라는 설명

위고비는 2024년 10월, 마운자로는 2025년 8월 국내에 나왔다. 둘 다 GLP-1이라는 장 호르몬을 흉내 내는 주사약이다. GLP-1은 원래 식사 뒤에 나와 인슐린 분비를 돕고 위가 비는 속도를 늦추고 뇌에 배부르다는 신호를 보낸다. 이 호르몬은 몸 안에서 몇 분 만에 분해되는데, 약은 그걸 버티게 고쳐서 주 1회 주사로 효과가 이어지게 만들었다. 마운자로는 GIP라는 호르몬 하나를 더 흉내 낸다.

숫자가 가파르다. 심평원 의약품 안전 점검(DUR)에 잡힌 두 약의 처방은 2024년 마지막 석 달 약 5만 건에서 2025년 한 해 약 122만 건, 2026년 상반기 반년 만에 약 186만 건이 됐다. 마운자로는 2026년 2분기 매출 4,212억 원으로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약이 됐다. 마운자로 처방의 52.9%가 20~30대였다. 체질량지수가 정상인 기자가 5분 만에 처방을 받았다는 보도가 나왔고, 식약처는 2026년 6월 이 약들을 오남용 우려 의약품으로 지정하겠다고 예고했다(10월 현재 심사 중).

헬스장이 정말 무너지고 있나

「비만약 때문에 헬스장이 줄폐업한다」는 기사가 많다. 숫자를 보면 단정하기 어렵다.

국내 체력단련장 폐업은 2024년 553곳으로 1990년 집계 이래 가장 많았다(행정안전부 인허가 데이터, 2025년 2월 조회 기준. 나중 보도에는 567곳으로 나온다. 데이터가 소급 갱신된다). 그런데 정점은 2024년이고 위고비 출시는 그해 10월이다. 이 폐업을 처음 보도한 코리아헤럴드 기사는 원인으로 비만약을 꼽지 않았다. 불황, 과당경쟁, 선결제 피해가 섞여 있다. 국내 헬스장 회원이 줄었다는 공식 통계는 찾지 못했다.

확실히 무너진 곳은 따로 있다. 다이어트 프로그램의 원조 격인 미국 웨이트워처스가 2025년 5월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부채 약 11억 5천만 달러를 털어 내고 한 달여 만에 나왔는데, 지금은 비만약 처방 사업이 가장 빨리 크는 회사가 됐다. 2026년 2분기 처방 구독자가 19만 7천 명으로 1년 새 56% 늘었다. 그래도 전체 매출은 계속 줄고 있다. 미국 원격진료 회사 힘스앤허스는 노보 노디스크와 제휴했다가 결렬하고 소송까지 간 끝에 2026년 3월 다시 손을 잡았다. 눔도 소량 GLP-1 처방 프로그램을 판다.

미국 헬스장 쪽 이야기는 반대다. 고급 체인 라이프타임은 클럽 안에 GLP-1 처방 클리닉을 열었고, 최고경영자는 GLP-1이 헬스장 사업에 「홈런」이라고 말했다. 플래닛 피트니스도 GLP-1 사용자를 큰 고객층으로 꼽는다. 근거로 드는 건 증권사 설문이다. 윌리엄 블레어가 GLP-1 사용자 300명에게 물었더니 헬스장 회원 비율이 1년 새 24%에서 35%로 올랐다고 했다. 다만 플래닛 피트니스의 2026년 2분기 기존 점포 매출은 1.7% 늘었고, 그것도 가격 인상 효과였다. 호재라는 말은 아직 경영진의 기대다.

장바구니는 분명히 바뀌었다. 코넬대 연구진이 미국 약 15만 가구의 구매 기록을 분석했더니, GLP-1을 시작한 가구는 6개월 안에 장보기 지출이 5.3%, 짭짤한 과자 지출이 10.1% 줄었다(Journal of Marketing Research, 2025). 약을 끊으면 원래대로 돌아갔다.

그래서 코치가 여전히 필요하다

비만약이 운동과 식단을 대신하지 못한다는 근거는 약 자체의 임상시험에서 나온다.

  • 빠진 무게에 근육도 섞여 있다. 세마글루타이드(위고비) 임상에서 줄어든 체중의 약 40%가 제지방이었다(NEJM 2021, 하위 연구 140명). 마운자로는 약 25%였다(NEJM 2022). 제지방에는 근육 말고 수분과 장기도 들어 있으니 「근육이 녹는다」는 과장이다. 그래도 근력운동과 단백질이 처방의 일부가 된 이유다
  • 끊으면 돌아온다. 위고비 임상 참가자가 68주 동안 17.3%를 뺀 뒤 약과 생활습관 지원을 함께 끊자 1년 뒤 뺀 무게의 3분의 2가 돌아왔다. 2026년 1월 옥스퍼드 연구진이 37개 연구 9,341명을 묶어 보니 약을 끊은 뒤 평균 월 0.4 kg씩 다시 쪘다. 세마글루타이드와 터제파타이드(마운자로)는 월 0.8 kg으로, 약 1.5년이면 원래 체중이었다. 행동요법 프로그램을 끝낸 경우보다 빨랐다(BMJ)

국내 헬스장 업계에서 「약을 끊은 뒤 요요를 관리하는 시장이 더 커질 것」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그래서다. 약이 식욕을 줄여 주는 동안 근육을 지키고, 끊은 뒤에도 버틸 습관을 만들어야 한다. 이건 AI 코치가 앞에서 사람 코치만큼 해낸 바로 그 일이다.

그 약을 만드는 데 AI는 어디에 쓰이나

비만약 개발 여섯 단계(표적 찾기·구조 보기·분자 설계·최적화·임상·문서와 허가)에 사례를 얹은 그림. AI가 직접 쓰인 사례는 노보-Valo 표적 발굴, 인실리코 ISM0676, 구브라 머신러닝 펩타이드와 한미 HM17321, 노보 NovoScribe, 일라이 릴리 TuneLab. AI가 주역이 아닌 사례는 세마글루타이드, 오포글리프론, 다누글리프론, 에페글레나타이드와 cryo-EM 구조, 2상 성공률 약 40%

결론부터 적는다. 지금 팔리는 GLP-1 비만약 가운데 AI가 설계한 약은 없다. 위고비, 마운자로, 2026년 미국에서 승인된 먹는 약들, 이번 달 국내에서 허가된 국산 약까지 전부 사람이 실험을 거듭해 만든 약이다. AI는 그다음 세대 후보와 개발 과정의 주변 일에 들어가 있다. 기사에서 「AI로 비만약 개발」이라는 말을 보면 이 구분부터 해야 한다.

기준점: AI 없이 만든 약들

  • 세마글루타이드의 지방산 꼬리. 몸 안의 GLP-1은 몇 분 만에 분해된다. 노보 노디스크 연구진은 분해 효소가 자르는 자리의 아미노산을 바꾸고, 사슬 한쪽에 지방산 꼬리를 달았다. 이 꼬리가 혈액 속 알부민 단백질에 붙어 있다가 천천히 떨어지면서 반감기가 약 165시간이 됐다. 주 1회 주사가 여기서 나왔다. 2015년 논문을 보면 꼬리 길이와 연결 부위를 하나씩 바꿔 가며 합성하고 실험한 결과다
  • 오포글리프론. 주사 대신 먹는 약이다. 펩타이드가 아니라 작은 분자라 위에서 분해되지 않는다. 일본 추가이제약이 찾아 일라이 릴리에 넘겼고, 2026년 4월 미국 FDA 비만 치료 승인을 받았다. 이 약이 수용체 어디에 붙는지는 극저온 전자현미경(cryo-EM) 실험으로 확인했다. AI로 설계했다는 근거는 찾지 못했다
  • 다누글리프론. 화이자가 비슷한 방식으로 만든 먹는 약이다. 1,400명 넘는 임상 참가자 가운데 한 명에게서 약 때문으로 의심되는 간 손상이 나오자 2025년 4월 개발을 접었다. 설계를 아무리 잘해도 안전성은 사람 몸에 넣어 봐야 안다는 사례다
  • 에페글레나타이드. 한미약품이 자체 반감기 연장 기술로 만든 약으로, 2026년 10월 7일 식약처 허가를 받아 국산 첫 GLP-1 비만약이 됐다. 국내 3상에서 40주 동안 평균 9.75%를 뺐다(위약 0.95%)

AI가 들어간 자리

구조 예측. 알파폴드는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는 AI다. 약이 붙을 수용체 모양을 미리 볼 수 있으니 신약 개발의 출발점처럼 소개된다. 그런데 GLP-1 수용체 같은 막단백질(GPCR)에서는 한계가 뚜렷하다. 수용체만 넣으면 주로 꺼진 상태의 모양이 나오고, 약이 붙어 켜진 상태나 결합 주머니의 정확한 모양은 실험과 어긋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실험 구조를 보조하는 가설 도구로 쓴다.

펩타이드 최적화. 실제 성과가 가장 분명한 자리다. 덴마크의 구브라는 펩타이드 수천 개를 직접 합성하고 측정한 데이터로 머신러닝 모델을 학습시켜 효능·안정성·녹는 정도·반감기를 한꺼번에 다듬는다. 이 방식으로 만든 아밀린 유사체를 2025년 3월 애브비에 넘겼다. 선급금이 3억 5천만 달러였고 지금 1상 중이다. 국내에서는 한미약품이 자체 AI 플랫폼으로 서열을 설계한 HM17321이 미국 1상 승인을 받았다. 지방은 줄이고 근육은 늘리는 쪽을 노린 후보로, GLP-1 계열은 아니다. 회사가 AI 설계를 명시한 국내 비만 후보 가운데 가장 분명한 사례다.

생성형 분자 설계. 인실리코 메디슨은 생성형 AI로 먹는 GIP 수용체 차단제 ISM0676을 냈다. 착수 14개월 만에 200개가 안 되는 분자를 합성해 후보를 골랐고, 비만 쥐에서 세마글루타이드와 같이 쓰자 27일 동안 체중이 31.3% 줄었다. 아직 사람 데이터는 없다. 미국 스트럭처 테라퓨틱스의 먹는 GLP-1 후보 알레니글리프론은 구조 기반 계산화학으로 설계했고, 2상에서 44주 동안 위약보다 16.3% 더 뺐다. 생성형 AI라고 밝히지는 않았다.

큰 회사들의 판돈. 노보 노디스크는 미국 밸로 헬스와 AI로 비만·당뇨 표적을 찾는 계약을 최대 약 46억 달러 규모로 넓혔다(2025년 1월). 덴마크 AI 슈퍼컴퓨터 게피온으로 엔비디아와 분자 설계 협력도 한다. 일라이 릴리는 10억 달러 넘게 들여 쌓은 약물 데이터로 만든 예측 모델 TuneLab을 2025년 9월 바이오텍들에 열었고, 엔비디아 GPU 1,016개짜리 슈퍼컴퓨터를 들였다. 비만 관련 수용체를 겨냥한 AI 신약 회사 슈퍼루미널과도 계약했다. 이 계약들에서 공개된 비만 임상 후보는 아직 없다. 「최대 몇 조 원」은 대부분 성공하면 주는 조건부 금액이다.

국내. 디앤디파마텍은 2026년 6월 LG AI연구원과 본계약을 맺었다. LG의 엑사원 디스커버리가 펩타이드 서열을 설계하고 디앤디가 합성과 먹는 제형을 맡는다. 대웅제약은 화합물 8억 종 데이터베이스와 예측 시스템 데이지(DAISY)로 비만·당뇨용 이중 작용 물질을 두 달 만에 찾았다고 2024년에 밝혔지만 표적과 물질은 공개하지 않았다. 일동제약의 먹는 GLP-1 후보는 1상에서 4주 동안 최대 평균 9.9%를 뺐는데, AI를 썼는지는 회사가 밝히지 않았다.

분자보다 문서. 의외로 효과가 큰 건 개발 과정의 글쓰기다. 노보 노디스크는 클로드로 임상 문서 작성 도구를 만들어 임상시험 결과 보고서 작성 시간을 90% 줄였다고 밝혔다. 신약 하나에 들어가는 허가 문서가 수천 쪽이다. 분자를 찾는 일은 아니지만 약이 나오는 속도를 바꾼다.

AI가 설계한 약은 임상에서 더 잘 되나

2024년 한 분석(Drug Discovery Today)이 AI로 발굴한 후보들의 임상 성적을 셌다. 2023년 말까지 1상을 마친 24개 가운데 21개가 통과했다. 업계 평균보다 높다. 그런데 효과를 보는 2상 성공률은 약 40%로 업계 평균과 비슷했다. 독성이 적고 몸에서 잘 버티는 분자를 고르는 데는 AI가 도움이 되지만, 그 약이 사람 몸에서 실제로 효과를 낼지는 아직 잘 맞히지 못한다는 뜻이다. AI가 발견한 약이 FDA 정식 승인을 받은 사례는 2026년 여름 기준으로 아직 없다는 보도가 있다.

내가 써 본 방식

다시 내 개인 프로젝트로 돌아온다. 위 사례들과 나란히 놓으니 그때 한 일 가운데 무엇이 효과의 몫이었는지 조금 보인다.

하나는 주기적으로 올린 것이다. 눔 연구에서 저녁 기록이 가장 강한 예측 인자였고, 국내 연구에서 기록만 한 앱은 효과가 없었지만 누군가 매일 피드백을 준 쪽은 효과가 있었다. 효과는 AI가 얼마나 똑똑한지보다 기록하고, 그 기록에 누군가 반응해 주는 구조에서 나온다.

다른 하나는 건강검진 결과를 먼저 넣어 둔 것이다. 내 약점을 AI가 알고 있으니 조언이 일반론에서 벗어난다. 조이나 파스타가 혈당 데이터로 하는 일을 검진표로 거칠게 흉내 낸 셈이다. 다만 앞의 연구를 보면 검진표를 읽힐 때는 단계를 밟게 해야 하고, 혈압 같은 항목은 내가 다시 봐야 한다.

따라 하려면

  • 검진 결과를 단계별로 읽게 하라. 앞의 연구처럼 수치 하나하나를 기준치와 비교하며 순서대로 판정하게 하면 정확도가 크게 오른다. 혈압처럼 두 값을 같이 봐야 하는 항목은 결과를 직접 다시 확인하라
  • 칼로리 숫자보다 방향을 받아라. 사진 추정은 30% 넘게 틀린다. 「어제보다 단백질이 적다」, 「채소가 없다」 같은 비교와 방향이 더 믿을 만하다. 숫자가 꼭 필요하면 저울로 재서 적어라
  • 기록을 쉬지 마라. 앱이 좋아서가 아니라 기록하는 사람이 빠진다. 저녁을 빼먹지 않는 것부터
  • 약을 쓰고 있다면 AI 코치에게도 알려라. GLP-1을 쓰는 동안에는 덜 먹는 게 아니라 단백질과 근력운동을 챙기는 게 과제다. 끊은 뒤 1년이 진짜 시험이다
  • 아프면 AI에게 묻지 마라. 신장병, 당뇨약 복용, 섭식장애 경험이 있다면 AI 식단은 위험할 수 있다. 의사와 영양사가 먼저다

못 하는 것

  • 이 글에는 동작하는 물건이 없다. AI 코칭은 대화라서 글 안에서 돌려 볼 수 없다. 사례와 숫자를 모은 회차다
  • 범용 AI 코칭의 효과는 증명되지 않았다. 챗GPT나 클로드로 코칭받은 사람과 안 받은 사람을 무작위로 비교한 체중 연구를 찾지 못했다. 사람 코치만큼 해냈다는 JAMA 연구의 AI는 언어모델이 아니었다
  • 회사 발표 수치는 검증하지 못했다. 필라이즈의 509톤, 파스타의 96%는 회사가 밝힌 숫자 그대로다
  • 비만약이 헬스장을 무너뜨렸는지는 판정하지 못했다. 폐업 통계와 출시 시점이 어긋나고 회원 수 통계가 없다
  • 약 소식은 계속 바뀐다. 노보 노디스크의 차세대 약 카그리세마는 FDA 결정을 앞두고 있고, 국내 오남용 지정도 심사 중이다. 이 글을 쓴 2026년 10월 17일 기준이다

주사 한 대가 식욕을 줄여 주는 시대에도 남는 일은 같다. 매일 무엇을 먹고 얼마나 움직였는지 적고, 누군가 그걸 보고 말을 걸어 주는 것. 그 누군가가 사람 코치든 AI든, 효과는 거기서 나온다는 게 지금까지 쌓인 연구의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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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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