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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일을 남다르게 해내 더 나은 값을 만든 사람들을 나타낸 표지
연재회사 이야기 · 8회

부가가치를 만드는 사람 (2) — 같은 일을 남다르게 하는 사람

가장 가까운 부가가치는 지금 맡은 일을 남보다 잘하는 것입니다. 반장에서 부사장이 된 사람부터 현장의 명장들까지, 같은 일에서 다른 값을 만든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 SYSOP · 조회 1

가장 가까운 부가가치는 멀리 있지 않습니다. 지금 제가 맡은 그 일을, 남보다 잘하는 것입니다.

주어진 몫을 '완수'하는 것과 '남다르게' 해내는 것은 다릅니다. 같은 자리에서 같은 도구로 일해도, 어떤 사람은 시킨 만큼만 하고 어떤 사람은 그 일 자체를 더 낫게 만듭니다. 그 차이가 부가가치입니다. 그리고 이 부가가치는 대개 가장 확실하게 보상으로 돌아옵니다. 회사 입장에서 '같은 값에 더 나은 결과'만큼 반가운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반장에서 부사장으로

일본 도요타에 오노 다이이치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1943년 그가 처음 맡은 자리는 엔진 공장의 작업 반장이었습니다. 생산을 감독하는 것이 주어진 몫입니다. 그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어떻게 하면 이 공장이 낭비 없이 돌아갈까'를 파고들었습니다. 필요한 만큼만 만드는 방식, 작업자가 문제를 발견하면 직접 라인을 멈출 권한, 눈으로 보는 관리. 그가 20여 년에 걸쳐 다듬은 이 방식은 훗날 '도요타 생산방식'이라 불리며 전 세계 제조업의 교과서가 됩니다. 반장으로 들어온 그는 이사를 거쳐 부사장까지 올라갔습니다. 감독이라는 주어진 몫 위에, 그는 '일하는 방식 자체'를 얹은 것입니다.

작업 반장에서 이사, 부사장으로 올라가는 상승 계단 도식

같은 현장, 다른 30년

멀리 갈 것도 없습니다. 우리 산업 현장에도 같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현장주어진 몫그 위에 얹은 것
조선소 용접도면대로 용접공정 개선·용접장치 개발, 특허
자동차 정비고장 수리고장 데이터를 설계에 되먹임, 품질 제안 1천여 건
호텔 조리정해진 요리자기 조리법을 특허로 정립

조선소에서 30년 용접을 한 어느 기술자는 용접봉만 든 것이 아니라 '이 작업을 더 나은 장치로 바꿀 수 없나'를 끝없이 되물어, 공정 개선 여러 건과 특허를 남기고 사내 명장이 되었습니다. 자동차 서비스센터의 한 정비사는 반복되는 고장을 불평거리가 아니라 설계에 되먹일 데이터로 보고, 품질 제안 천여 건과 특허 여러 건을 냈습니다. 호텔 주방의 한 조리사는 매일 같은 요리를 내면서도 자기 조리법을 특허로 남길 만큼 파고들어 명장이 되었습니다. 이들의 주어진 몫은 용접, 정비, 조리였습니다. 그 위에 얹은 것은 '더 낫게 만드는 방법'이었습니다.

이 셋에게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아무도 '개선안을 내라'고 시키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용접은 도면대로 하면 되고, 정비는 고장을 고치면 되고, 조리는 정해진 요리를 내면 됩니다. 그들은 그 선에서 멈추지 않았을 뿐입니다. '왜 이걸 이렇게 하지?'라는 질문 하나를 매일 되풀이했고, 그 질문이 30년 쌓이자 남이 흉내 낼 수 없는 값이 됐습니다. 성과의 부가가치는 대단한 재주가 아니라, 같은 일을 더 낫게 만들려는 그 지겨운 질문에서 나옵니다.

파는 물건이 아니라 경험을

같은 원리가 장사에도 통합니다. 미국의 신발 쇼핑몰 자포스는 '신발을 판다'는 주어진 몫을 '고객 경험을 판다'로 바꿨습니다. 365일 무료 반품, 무제한 상담. 한 상담원이 고객과 열 시간 넘게 통화한 기록이 회자되는데, 그 내용은 클레임이 아니라 이사 상담이었다고 합니다. 신발이라는 상품 위에 '이 회사와 이야기하는 경험'을 얹은 것입니다. 이 회사는 뒷날 아마존에 십억 달러대에 인수됐습니다.

우리 전통시장에도 같은 일이 있었습니다. 서울의 한 반찬시장은 주차난에 점포들이 줄줄이 문을 닫던 곳이었습니다. 이곳은 파는 반찬은 그대로 두고, 옛 엽전 모양 토큰과 빈 도시락통을 손에 쥐여 '골라 담으며 시장을 도는 재미'를 얹었습니다. 반찬을 사러 오던 곳이 놀러 오는 곳이 되자, 방문객이 몇 해 만에 5만 명에서 20만 명으로 늘었습니다. 파는 물건이 아니라 도는 경험을 판 것입니다.

자포스와 통인시장이 상품 위에 경험을 얹은 사례를 담은 카드

강원도 양양의 한 해변도 그랬습니다. 원래는 철조망만 있던 황량한 백사장이었습니다. 팔 것이라곤 없었습니다. 한 청년이 그곳에 '서핑'이라는 경험을 얹었습니다. 파도를 타고, 해질녘 음악이 흐르는 라운지에서 쉬는 문화를 통째로 만든 것입니다. 사람들이 파도를 타러 몰려들면서 방문객이 몇 해 만에 몇 배로 늘었고, 한 해 그 지역 경제에 미친 효과가 수백억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빈 모래밭 위에 얹은 경험이, 없던 시장을 만든 셈입니다.

핵심은 태도입니다. 주어진 일을 '끝내야 할 것'으로만 보면 딱 그만큼에서 멈추게 됩니다. '더 낫게 만들 수 있는 것'으로 보면, 같은 일에서 남이 못 만든 값이 나옵니다. 그리고 그 값은 대개 나에 대한 대우로 돌아옵니다.

다음 글에서는 주어진 몫 바깥으로 한 걸음 나가는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시키지 않은 일에서 태어나는 부가가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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