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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의와 능력을 먼저 내미는 것이 가장 저렴한 투자임을 담은 표지
연재회사 이야기 · 18회

먼저 주는 사람 (2) — 가장 저렴한 투자는 먼저 내미는 것이다

내가 먼저 줄 수 있는 가장 저렴하고 값진 것은 호의와 능력입니다. 공을 나누고 아는 것을 먼저 여는 사람에게 신뢰가 돌아옵니다.

· SYSOP · 조회 1

내가 먼저 준다고 마음먹으면 곧바로 질문이 따라옵니다. "내가 줄 수 있는 게 뭔데?" 돈이 많은 것도, 특별한 권력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가장 저렴하면서 값진 두 가지가 있습니다. 나의 호의와 나의 능력입니다.

호의와 능력은 내 지갑을 열지 않지만 받는 사람에게 큰 값이 된다는 도식

공을 먼저 넘긴다

기술은 좋은데 자기를 드러내는 데 서툰 팀원이 있었습니다. 업무 중에 프로세스를 개선할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혼자 특허를 낼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에게 말했습니다. "이걸 발전시켜서 네 이름으로 특허 내자." 그가 놀라며 "이건 팀장님 아이디어인데요" 하더군요. 저는 답했습니다. "떠올린 건 나지만, 구현하고 증명한 건 네 실력이야. 그게 더 중요해." 몇 달 뒤 그 특허의 발명자란에 그의 이름이 올랐고, 연말 평가에 실적으로 반영됐습니다. 저에게 돌아온 것은 그의 신뢰였습니다. 이후 어떤 어려운 일을 맡겨도 "해보겠습니다"가 돌아왔습니다.

내 아이디어를 팀원 이름으로 넘기면 팀원의 실적을 거쳐 나에게 신뢰로 돌아오는 순환

이것이 가장 저렴한 혜택입니다. 저에게는 아이디어 하나지만, 받는 사람에게는 커리어의 전환점이 됩니다. 돈이 들지 않는데도 받는 쪽에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값이 되는 것입니다.

공을 넘기는 것을 아예 규칙으로 만든 사람도 있습니다. 열 차례 대학 농구 정상에 오른 어느 전설적인 감독은, 선수가 골을 넣으면 반드시 패스해준 동료를 손가락으로 가리키게 했습니다. 공로를 반사적으로 동료에게 먼저 돌리게 한 것입니다. 한 제지회사의 경영자는 성공은 창밖을 보며 남과 운의 덕으로 돌리고, 실패는 거울을 보며 자기 탓으로 떠안았다고 합니다. 그가 이끄는 동안 회사의 주가 수익률은 시장 평균의 네 배였다고 합니다.

아는 것을 먼저 연다

능력을 먼저 여는 방법도 있습니다. 국문과를 나온 어느 개발자는 자기가 배운 코딩을 강의로 만들어, 광고도 없이 오랫동안 무료로 열었습니다. 그 자료는 대표적인 코딩 교육 브랜드가 됐고, 그를 이 분야의 얼굴로 만들었습니다. 실리콘밸리의 한 창업가는 "5분이면 되는 부탁은 누구에게든 들어준다"는 원칙으로 소개와 조언을 먼저 뿌렸습니다. 한 잡지는 그를 '최고의 네트워커'로 꼽았습니다. 그가 이어준 인연이 결혼과 수백 개의 일자리, 수십 건의 투자로 이어졌다고 합니다.

호의를 아예 제도로 먼저 내놓은 회사도 있습니다. 미국의 한 소프트웨어 기업은 창업 첫날, 아직 가진 것이 거의 없던 때에 회사 지분과 제품, 그리고 직원 근무시간의 1%씩을 지역사회에 내놓기로 미리 약속했습니다. 가진 게 작을 때 떼어둔 그 1%는 회사가 커질수록 함께 커져, 수억 달러의 기부와 수백만 시간의 봉사로 이어졌습니다. 또 어떤 회사는 위아래로 지시가 오가는 대신 누구든 누구에게나 직접 도움을 청하고 건네도록 조직을 짰다고 합니다. 먼저 주는 것이 개인의 성품이 아니라 회사의 규칙이 되면, 그 문화는 훨씬 멀리 갑니다.

먼저 주는 것에도 요령이 있습니다. 링크드인을 만든 한 창업가는 '작은 선물 이론'을 말합니다. 나에게는 가볍지만 상대에게는 요긴한 것, 이를테면 정보 한 줄이나 사람 한 명의 소개, 짧은 조언을 즉각적인 보답을 기대하지 않고 건네라는 것입니다. 오히려 지나치게 큰 선물은 부담이나 뇌물처럼 느껴져 역효과가 난다고 그는 경고합니다. 값진 것은 큰 선물이 아니라, 상대에게 꼭 맞는 작은 선물을 먼저 건네는 감각입니다.

호의와 능력. 둘 다 내 지갑을 열지 않습니다. 그런데 받는 사람에게는 가장 크게 남고, 가장 오래 기억됩니다.

다음 글에서는 이 '먼저 주기'가 가장 효율적으로 작동하는 순간을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나에게는 사소하지만 상대에게는 큰, 그 비대칭의 지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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