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먼저 주는 사람 (2) — 가장 저렴한 투자는 먼저 내미는 것이다
내가 먼저 줄 수 있는 가장 저렴하고 값진 것은 호의와 능력입니다. 공을 나누고 아는 것을 먼저 여는 사람에게 신뢰가 돌아옵니다.
내가 먼저 준다고 마음먹으면 곧바로 질문이 따라옵니다. "내가 줄 수 있는 게 뭔데?" 돈이 많은 것도, 특별한 권력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가장 저렴하면서 값진 두 가지가 있습니다. 나의 호의와 나의 능력입니다.

공을 먼저 넘긴다
기술은 좋은데 자기를 드러내는 데 서툰 팀원이 있었습니다. 업무 중에 프로세스를 개선할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혼자 특허를 낼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에게 말했습니다. "이걸 발전시켜서 네 이름으로 특허 내자." 그가 놀라며 "이건 팀장님 아이디어인데요" 하더군요. 저는 답했습니다. "떠올린 건 나지만, 구현하고 증명한 건 네 실력이야. 그게 더 중요해." 몇 달 뒤 그 특허의 발명자란에 그의 이름이 올랐고, 연말 평가에 실적으로 반영됐습니다. 저에게 돌아온 것은 그의 신뢰였습니다. 이후 어떤 어려운 일을 맡겨도 "해보겠습니다"가 돌아왔습니다.

이것이 가장 저렴한 혜택입니다. 저에게는 아이디어 하나지만, 받는 사람에게는 커리어의 전환점이 됩니다. 돈이 들지 않는데도 받는 쪽에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값이 되는 것입니다.
공을 넘기는 것을 아예 규칙으로 만든 사람도 있습니다. 열 차례 대학 농구 정상에 오른 어느 전설적인 감독은, 선수가 골을 넣으면 반드시 패스해준 동료를 손가락으로 가리키게 했습니다. 공로를 반사적으로 동료에게 먼저 돌리게 한 것입니다. 한 제지회사의 경영자는 성공은 창밖을 보며 남과 운의 덕으로 돌리고, 실패는 거울을 보며 자기 탓으로 떠안았다고 합니다. 그가 이끄는 동안 회사의 주가 수익률은 시장 평균의 네 배였다고 합니다.
아는 것을 먼저 연다
능력을 먼저 여는 방법도 있습니다. 국문과를 나온 어느 개발자는 자기가 배운 코딩을 강의로 만들어, 광고도 없이 오랫동안 무료로 열었습니다. 그 자료는 대표적인 코딩 교육 브랜드가 됐고, 그를 이 분야의 얼굴로 만들었습니다. 실리콘밸리의 한 창업가는 "5분이면 되는 부탁은 누구에게든 들어준다"는 원칙으로 소개와 조언을 먼저 뿌렸습니다. 한 잡지는 그를 '최고의 네트워커'로 꼽았습니다. 그가 이어준 인연이 결혼과 수백 개의 일자리, 수십 건의 투자로 이어졌다고 합니다.
호의를 아예 제도로 먼저 내놓은 회사도 있습니다. 미국의 한 소프트웨어 기업은 창업 첫날, 아직 가진 것이 거의 없던 때에 회사 지분과 제품, 그리고 직원 근무시간의 1%씩을 지역사회에 내놓기로 미리 약속했습니다. 가진 게 작을 때 떼어둔 그 1%는 회사가 커질수록 함께 커져, 수억 달러의 기부와 수백만 시간의 봉사로 이어졌습니다. 또 어떤 회사는 위아래로 지시가 오가는 대신 누구든 누구에게나 직접 도움을 청하고 건네도록 조직을 짰다고 합니다. 먼저 주는 것이 개인의 성품이 아니라 회사의 규칙이 되면, 그 문화는 훨씬 멀리 갑니다.
먼저 주는 것에도 요령이 있습니다. 링크드인을 만든 한 창업가는 '작은 선물 이론'을 말합니다. 나에게는 가볍지만 상대에게는 요긴한 것, 이를테면 정보 한 줄이나 사람 한 명의 소개, 짧은 조언을 즉각적인 보답을 기대하지 않고 건네라는 것입니다. 오히려 지나치게 큰 선물은 부담이나 뇌물처럼 느껴져 역효과가 난다고 그는 경고합니다. 값진 것은 큰 선물이 아니라, 상대에게 꼭 맞는 작은 선물을 먼저 건네는 감각입니다.
호의와 능력. 둘 다 내 지갑을 열지 않습니다. 그런데 받는 사람에게는 가장 크게 남고, 가장 오래 기억됩니다.
다음 글에서는 이 '먼저 주기'가 가장 효율적으로 작동하는 순간을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나에게는 사소하지만 상대에게는 큰, 그 비대칭의 지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