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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함이 아니라 마음으로, 옆에서 함께 걷는 리더를 담은 표지
연재회사 이야기 · 31회

함께 걷는 리더 (5) — 직함이 아니라 마음으로

직함으로 사람을 움직일 수는 있어도 마음을 움직일 수는 없습니다. 앞에서 끌어당기는 사람이 아니라 옆에서 함께 걷는 사람. 리더십의 마지막 이야기입니다.

· SYSOP · 조회 1

창업 초기에 저는 "대표"라는 직함이 팀을 이끌어줄 거라 생각했습니다. 결정은 내가 하고 방향은 내가 잡고 팀원은 따라오면 된다고 여겼습니다. 기술적으로 제가 가장 잘 알았기에 더 그랬습니다.

마음은 따라오지 않았다

하지만 팀원들은 따라오지 않았습니다. 정확히는, 시키는 것은 했지만 마음이 따라오지 않았습니다. 회의에서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았고, 문제가 생기면 스스로 풀기보다 "어떻게 할까요?"를 물어왔습니다. 내 결정을 기다리는 수동적인 팀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직함으로 사람을 움직일 수는 있어도, 마음을 움직일 수는 없다는 것을 말입니다.

앞에서 끌어당기는 리더십과 옆에서 함께 걷는 리더십의 대비

먼저 섬기는 사람

리더십을 오래 연구한 어느 학자는 좋은 리더를 이렇게 정의했습니다. "먼저 섬기는 사람." 이끌고 싶어서가 아니라 돕고 싶은 마음에서 출발하는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그 리더 밑에서 사람들이 인격적으로 성장하는가, 그것이 진짜 리더십의 시험이라고 했습니다. 한 작가는 미 해병대의 오랜 관습 하나를 소개했습니다. 밥을 먹을 때 계급이 낮은 병사부터 먹고 장교가 맨 마지막에 먹는다는 것입니다. 규정에 적힌 것도 아니고 누가 강제하지도 않습니다. 진짜 리더십은 특권을 뒤로 미루는 데서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병사가 먼저 먹고 리더가 맨 마지막에 먹는, 특권을 뒤로 미루는 리더십

우리 역사에도 그런 리더가 있습니다. 이순신은 지시하기 전에 먼저 몸으로 보였고, 부하 장수들과 밤새 토론하며 그들의 목소리를 작전에 담았습니다. 추운 밤이면 바다 위 병사들이 얼지 않을까 걱정을 일기에 적었습니다. 그렇게 쌓인 신뢰로, 명량에서 열세 척의 배로 열 배가 넘는 적을 막아냈습니다. 한 해운회사의 창업자는 회사를 자식에게 물려주는 대신 지분을 직원들의 복지 기금에 넘기고 전문경영인에게 맡겼습니다. 회사를 물려주지 않고 함께 일한 사람들에게 나눠준 것입니다. 우리 역사엔 경청으로 이끈 임금도 있었습니다. 세종은 신하들과 학문을 토론하는 자리에 재위 내내 천 번이 넘게 직접 나갔습니다. 자기 뜻에 반대하는 신하조차 내치지 않고 편전으로 불러, 사관이 지켜보는 가운데 정면으로 토론했습니다. 힘으로 찍어누를 수 있는 자리에서 그는 듣는 쪽을 택한 것입니다. 포항에 제철소를 세운 한 경영자는 '조상의 피 같은 돈으로 짓는 공장이 실패하면 우향우해 바다에 빠지자'며 물러설 곳을 스스로 없앴습니다. 그러면서도 자신은 그 회사에서 사익을 거의 챙기지 않았습니다. 배수진으로 방향을 세우고 사익을 버려 그 방향의 정당성을 지킨 것입니다. 섬김은 앞장서 짐을 지되 몫은 뒤로 미루는 데서 드러났습니다.

옆에서 함께 걷는 사람

좋은 리더가 되는 법은 사실 간단합니다. 앞의 다섯 장에서 말한 것을 꾸준히 하는 것입니다. 작은 목표를 세우고, 자기 가치를 만들고, 듣는 사람의 언어로 말하고, 먼저 주고, 함께 나누는 것입니다. 타고난 카리스마 같은 것은 없습니다. 기본을 꾸준히 하는 사람이 좋은 리더입니다.

리더는 앞에서 끌어당기는 사람이 아니라 옆에서 함께 걷는 사람입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됩니다. 방향만 맞으면 됩니다. 그리고 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 됩니다. 기계가 많은 일을 대신하는 시대에도,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 함께 걷게 하는 일은 사람의 몫으로 남을 것입니다. 저도 아직 그 길 위에 있습니다. 매일 조금씩 나아지려 하고 있습니다. 그것이면 충분하다고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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