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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리더십이 성과가 아니라 동기를 먼저 부순다는 것을 담은 표지
연재회사 이야기 · 27회

함께 걷는 리더 (1) — 나쁜 리더가 가장 먼저 부수는 것

나쁜 리더십이 가장 먼저 망가뜨리는 것은 성과가 아니라 동기입니다. 방향 없이 열심히만 강요하는 리더 아래에서 사람이 어떻게 식어가는지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 SYSOP · 조회 3

지금까지 다섯 가지를 이야기했습니다. 작은 성공을 쌓고, 부가가치를 만들고, 듣는 사람의 언어로 말하고, 먼저 주고, 함께 아는 것이었습니다. 이번 글부터는 이 다섯이 모이는 자리, 리더십을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거창한 이론은 아닙니다. 좋은 리더와 나쁜 리더를 두루 겪으며 배운 것들입니다.

2주가 사라지던 회의

첫 직장에서 나쁜 리더십을 겪었습니다. 한 회의에서 대표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번 분기에 이 프로젝트를 완성합니다." 팀원들은 밤을 새웠습니다. 2주 뒤 같은 대표가 다른 회의에서 말했습니다. "방향을 바꿉니다." 2주의 노력이 사라졌습니다. 설명은 없었습니다. "왜 바뀌었나요?" 물으면 "그냥 바뀐 겁니다"가 돌아왔습니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사람들은 더 이상 전력을 다하지 않습니다. "어차피 또 바뀔 텐데 뭐." 이것이 가장 위험한 상태입니다. 나쁜 리더십이 가장 먼저 부수는 것은 성과가 아니라 동기입니다.

동기는 어디서 무너지나

한 심리학자는 오래전에 이런 것을 밝혔습니다. 급여나 근무 조건 같은 것은 나쁘면 불만을 낳지만, 좋다고 해서 사람을 움직이지는 못한다는 것입니다. 진짜 동기는 성취와 인정, 성장에서 나온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무리 급여를 올려줘도, 성취를 가로채고 인정을 아끼는 리더 밑에서는 사람이 시들해집니다. 불만은 막을 수 있어도 열정은 살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뒷날 어느 저술가는 이것을 세 단어로 정리했습니다. 자율성, 숙련, 목적. 스스로 정하고, 점점 나아지고, 왜 하는지 아는 것입니다. 나쁜 리더는 바로 이 셋을 앗아갑니다. 방향을 흔들어 자율을 뺏고, 공을 가로채 성취를 지우고, 이유를 감춰 목적을 없앱니다. 급여가 그대로여도 동기는 무너지고 맙니다.

방향을 흔들고 공을 가로채고 이유를 감추면 동기가 먼저 붕괴한다는 도식

네 가지 실패

이후 여러 리더를 만나면서, 실패에도 종류가 있다는 것을 봤습니다.

유형증상무너지는 것
열심히만 강요방향 없이 "더 열심히"신뢰
기술만 뛰어남"그걸 왜 못해?"솔직함, 문제가 숨는다
방임"알아서 잘해봐"방향, 자유가 아니라 방치
성과만 챙김사람을 소모품처럼사람, 1년 뒤 아무도 안 남음

극단적으로는 아랫사람에게 폭력과 모욕을 휘두른 한 IT 기업 대표가 징역형을 받은 일도 있었습니다. 성과가 좋다는 이유로 가해를 눈감는 순간, 조직 전체의 자발성이 사라집니다. 문화의 책임은 언제나 맨 위에 있습니다.

반대로, 같은 위기 앞에서 동기를 지킨 리더도 있었습니다. 외환위기로 너도나도 사람을 자르던 때, 한 제조업체는 정리해고 대신 근무를 나누는 쪽을 택했습니다. 하루를 여러 조로 쪼개 일자리를 지키고, 쉬는 날에는 배움의 기회를 줬습니다. 당장은 비효율처럼 보였지만, 잘리지 않은 사람들은 회사를 믿었고 숙련은 오히려 깊어졌습니다. 위기의 비용을 사람 자르기로 치르느냐, 일 나누기로 치르느냐. 그 선택이 남는 사람들의 동기를 갈랐습니다. 나쁜 리더가 동기를 부수는 자리에서, 좋은 리더는 동기를 지켰습니다.

나쁜 리더를 겪는 데에도 한 가지 쓸모가 있습니다. "이렇게는 하지 말아야겠다"는 출발점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좋은 리더십은 아이러니하게도 나쁜 리더십을 겪는 데서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그 반대편, 좋은 리더의 기본기를 이야기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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